오늘 팔레스타인평화연대는 6.19 세계전시성폭력추방의날을 앞두고 열린 제1548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 참여해 발언으로 연대했습니다.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셨고 경청해주셨습니다.


안녕하세요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활동가 자아입니다.
오는 6월 19일 일요일은 세계 전시성폭력 추방의날입니다.

앞서 여러분들이 말씀해주셧듯이 2015년은 UN이 세계 전시성폭력 추방의 날을 지정한 해로, 올해로 7주년이 됐습니다.

공교롭게도, 저는 2015년에 국제사회가 흔히 이스라엘이라고 부르는 48년 팔레스타인 즉, 팔레스타인이 1948년에 빼앗긴 땅을 처음 방문했습니다. 제가 그곳에서 마주한 군사점령과 차별은 보고도 믿을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저는 2015년 방문을 계기로 팔레스타인 연대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로부터 7년이 지난 2022년, 48년 팔레스타인을 비롯해 ‘점령당한 팔레스타인’에 속하는 서안지구, 가자지구, 동예루살렘의 팔레스타인 여성들은 이스라엘의 군사점령이 야기한 직접적이고 간접적인 젠더 기반 폭력에 노출되어 있으며, 이에 저항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오늘, 1948년 이스라엘이 건국된 지 약 1년 후인 1949년 8월 12일, 이스라엘 군에 의해 납치되고 집단 강간되어 살해당한 팔레스타인 10대 베두인 소녀를 기억하자 말하고 싶습니다.

여전히 이스라엘 점령군들의 마을 습격과 건국 자축 파티가 이어지던 어느 날, 가자지구와 인접한 네게브 사막의 니림 군 기지 주변에서 이름모를 10대 베두인 소녀가 납치됐습니다. 그리고 하루만에, 군인들의 자축 파티가 열린 밤 끔찍한 집단강간을 당하고 다음 날 아침 처형 당했습니다.

이 사건은 2003년 이스라엘 언론을 통해 히브리어 기사로 나가기 까지 54년 간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군사법정에서 나온 몇몇 증언과 이스라엘 초대 총리 데이비드 벤 구리온의 일기에서 ‘끔찍했던 밤’으로 한 줄 언급된 것이 전부였습니다.

이후 사령관은 살인죄로 15년 징역형을 받았고, 나머지 가담자 열아홉명의 군인들은 방조죄로 1~3년 징역형을 받았으며, 단 한 명 만이 강간죄 명목으로 2년 5개월의 가벼운 형을 선고 받는데 그쳤습니다. 당시 이스라엘 군사 법원은 가벼운 형에 대해이렇게정당화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모든 아랍인과 특히 군에 잠입한 아랍인의 생명을 무시하는 태도는 매우 흔한 일이었다” 라고 말입니다.

네, 이스라엘은 전시 성폭력을 “그 때는 다들 그랬고, 흔한 상황이었다” 라 당당히 정당화합니다. 오늘날에도 그들의 만행은 일부만이 알려졌을 뿐 많은 부분 조직적으로 은폐되고있습니다. 구체적인 통계는 추산조차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근거 문서와 증언이 있습니다. 고향을 떠나온 팔레스타인 난민 중 많은 여성들은 입을 모아 “‘강간’때문에 도망쳤다고, 강간은 최악의 테러이자 공포이고 두려움이었다고” 증언하곤 합니다.

그런가하면, 지난 2014년 여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 당시, 이스라엘의 한 라디오 방송에서 사회자는 하마스의 무장저항에 대한 맞서는 방법으로 “팔레스타인 어머니와 자매들을 강간하면 된다”고 발언했습니다. 그러면서 “매우 나쁜 소리인 줄은 알지만, 여기는 어차피 중동지역인걸요.” 라는 멘트 또한 아무렇지 않게 전파를 탔습니다.

이처럼 74년 째 이스라엘의 군사점령 및 식민화 아래 살아가는 팔레스타인 민중에게 광끼어린 전시성폭력은 과거의 일이 아닙니다. 비단 강간이 아니더라도 팔레스타인 여성들은 젠더 기반 폭력 및 성폭력을 일상적으로 마주하고 있습니다.

서안지구 곳곳에 있는 이스라엘 검문소에서 점령군들은 팔레스타인 여성을 성적으로 희롱하고 불필요한 수위의 몸 수색을 단행합니다.

불법 유대 정착민은 비일비재하게 팔레스타인 여성을 표적삼아 공격합니다.

이스라엘이 봉쇄한 가자지구는 물론 서안지구의 검문소에서도 출산이 임박한 임산부의 병원 접근을 고의로 통제하며 조롱하기도 합니다.

팔레스타인 여성수감자에 대한 이스라엘 수사관의 성적 언어 폭력 및 알몸 수색은 수감자에게 막대한 무력감을 안깁니다.

팔레스타인 여성과 아동들이 구금된 남성 가족 구성원을 방문할 때도 그들은 교도소 직원에 의한 성폭력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여성의 몸에 대해 이스라엘이 권력 우위를 끊임없이 확인하려는 행위는, 명백한 전시성폭력의 연장선상에 있는 피점령자 팔레스타인 여성들의 일상입니다.

이 모든 위협을 지속시키는 이스라엘의 군사점령은 국제인도주의 및 국제인권법을 위반하는 모든 정책 위에서, 오늘도 굴러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피점령자 팔레스타인 여성은 이스라엘이라는 군사점령 세력과 팔레스타인 사회의 가부장적 질서라는 이중의 억압 구조와 싸우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점령과 성차별이라는 모든 종류의 억압에 저항하는 팔레스타인 여성들, 그리고 일본의 전시성폭력과 성노예제 문제에 대한 책임을 규탄하는 한국의 여성들은 시공간을 넘어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다시 한번, 분쟁 지역에서 전쟁 무기로서의, 특히 이스라엘의 경우 점령을 유지하는 수단으로서의 성폭력에 분노해야 합니다.

전시 강간은 전쟁의 부산물이 아니라 계획되고 표적화된 군사전략입니다. 팔레스타인 여성에 대한 만연하고 일상적인 이스라엘의 성폭력 또한 점령과 아파르트헤이트 체제를 유지시키는 악랄한 도구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팔레스타인 해방없는 여성 해방은 없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