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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아랍
2009.01.17 13:58

"이스라엘은 하마스 아닌 이슬람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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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9.01.17 04:40 |

(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 가자지구의 하마스 행정부 경찰인 하산 알리 바시르(26)가 이집트의 카이로 도심에 있는 나세르 종합병원에 입원한지는 15일로 21일째가 됐지만, 그의 병세는 크게 호전되어 보이지 않았다.

왼쪽 다리의 정강이뼈를 철심으로 고정하고 오른쪽 다리와 왼쪽 팔에 깁스를 한 바시르는 지난달 27일 가자지구의 경찰학교 사무실에서 근무하다가 기습공격에 나선 이스라엘의 전투기가 떨어뜨린 폭탄에 이 같은 골절상을 당했다.


"점심시간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았던 것 같은데, 비행기 소음이 들렸어요. 그리고는 갑자기 `꽝' 소리와 함께 천장이 무너져내렸고 그 이후로는 기억이 없습니다."

바시르는 생사의 갈림길에 선 그 순간 목숨을 건진 7명 쪽에 포함이 됐고, 나머지 그의 동료 43명은 `순교자'가 됐다.

그는 부상한 다른 동료와 함께 구급차에 실려 이집트의 라파 국경통과소를 거쳐 카이로로 옮겨졌고, 나세르 병원에서 골절 접합수술을 받았다.

경찰생활 3년차라는 그에게 `완치가 되면 이스라엘에 복수하길 원하는가'하고 묻자 바시르는 힘이 없는 목소리로 "전쟁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가자지구에서 정육점을 운영한다는 그의 삼촌 무함마드(38)는 "조카 바시르가 이스라엘의 공습에 어린 딸을 잃었다"면서 "한국에도 이스라엘이 저지른 만행을 꼭 알려달라"며 기자의 손을 잡았다.

병실에는 삼삼오오 짝을 지은 문병객이 끊이지 않아 바시르가 이집트에 연고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으나 이들 문병객은 언론매체를 통해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이 병원에 입원해있다는 소식을 듣고 아픔을 나누려고 찾아온 이집트인들이었다.

10대 청소년부터 머리에 히잡을 두른 아주머니, 흰 수염을 길게 기른 노인 등 다종다양한 문병객들은 바시르의 볼에 자신의 볼을 대고 연방 `함두릴라(신께 감사한다)'라고 말하며 이슬람식 인사를 건네고 병세를 물었다.

일부 젊은 청년들은 "나도 가자지구에 가서 총을 들고 팔레스타인인들을 돕고 싶지만, 정부가 막고 있다"며 바시르를 위로했다.

바시르의 병실에서 만난 이스마일 사아드(20)는 `왜 병원에 찾아왔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슬람 사람들은 모두 형제"라며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공격한 것이 아니라 이슬람을 공격했다"고 분에 찬 목소리로 답했다.

이 병원의 4층에는 바시르 외에도 오른쪽 다리를 절단한 새미 소아라흐(39), 두 다리와 오른쪽 팔이 부러진 히센 아흐마드(25) 등 20여 명의 팔레스타인인이 더 입원해 있었고, 병실마다 이집트인 문병객들로 가득 차다시피 했다.

이슬람권의 휴일(금요일)인 이날 카이로 시내의 거리는 한산한 편이었으나 곳곳에서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대학생인 무스타파 압델(21)이 건넨 짙은 분홍색 전단을 펼쳐보니 낯익은 다국적 회사들의 상표 70여 개가 가득 인쇄돼 있었다. 유대 자본이 일부라도 들어간 이들 회사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는 게 압델의 설명이었다.

카이로에서는 이집트인들 사이에 헌혈운동도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었다. 5천명이 넘는 가자지구의 부상자들을 치료하는 데 쓸 혈액을 기증받고 위해 모스크 등에 구급차를 세워놓고 헌혈을 받는 광경은 쉽게 눈에 띄었다.

이집트의 중동전문가인 아흐메드 샤즐리(58)에게 `이집트 국민이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을 그토록 열심히 돕고 싶어하는 데, 이집트 정부는 왜 가자지구와의 라파 국경통과소를 완전히 개방하지 않는냐'고 물었다.

샤즐리는 "이집트 정부는 하마스를 두려워 한다. 가자지구와 국경을 맞댄 이집트에 하마스의 이념이 확산되는 걸 우려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하마스는 이집트 정부의 우려와 달리, 이슬람원리주의 국가를 추구한다기보다 민족국가를 원한다"며 "하마스 지도자들은 `셰이크(종교지도자)'가 아니라 의사나 엔지니어, 교수, 교사 출신들로 구성된 점만 살펴봐도 그걸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freem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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