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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의 날’(Land Day), 과거의 기억과 점령의 현실을 잇는 날

 1976년 3월30일 갈릴리(Galilee)에서는 이스라엘 정부가  ‘갈릴리  지역 아랍인 소유의 토지 60,000 dunam(1dunam당 900m2, 전체 54km2)을  사용하겠다’는 일방적 계획을 발표한 것에 항의하는 시위가 있었습니다다. 이 시위에 참가한 이들은이스라엘에서 살고 있는, 즉 이스라엘 시민권(실질적인 권한은  거주권 수준)을 가지고 있는 수 천 명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었고,  이 날 이스라엘군과 경찰의 잔인한 시위진압에 의해  팔레스타인인  6명이 사망,   100여 명이 부상당했고, 그리고 수 백명이 체포되었습니다.   

올 해로 34번째인  ‘땅의 날’을 앞두고  그 날 자신의 땅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이스라엘의 토지몰수와 기본권에 대한 침해에 항의하기 위해 거리로 나선 이스라엘 내 소수자로 전락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기억해봅니다.  왜냐하면 이 날은 이스라엘 내에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이 계속된 토지몰수와 인종차별에 항거한 첫 번 째 대중저항으로도 기억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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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인(Bili'n)의 금요집회_2009.9.18>


이스라엘 안에서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 사람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과 식민화정책은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에게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에 의해  1948년 점령당한 현재 이스라엘 관활 하에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인들의 인구 비율를 살펴보면,  이스라엘 전체 인구 중 5분의 1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주로’ 팔레스타인계 아랍인들’로 불리는 이들은 크게 세 지역,  북부 갈릴리, 중부 트라이앵글과 남부 나캅에 거주하고 있는데요, 이 지역들에는 사는 이들의 종교를 보면  무슬림(76%), 기독교도, 드루즈(Druz) 나눌 수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에서는 이들을 ‘이스라엘계 아랍인’이나 ‘아랍계 이스라엘인들’ 이라고 부르는데요,  이것은 이스라엘 내의 팔레스타인인들을 차별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습니다.  ‘아랍은 그 땅에 대한 권리를 언급할 수 있는 팔레스타인 의 위치보다 종족적 혹은 문화적 의미를 갖기’ 때문에 권리문제에 대한 모호한 해석을 가져올 수 있으며, 보다 본질적인 문제는 이스라엘에 사는 ‘팔레스타인인들’의 민족적 정체성을 부정한다는 점이지요. 무엇보다도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스라엘에 사는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침해받고 있기 때문에 이스라엘에서 규정하는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정체성은 그 자체로 모순되고 진실을 왜곡하는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인들은  토지몰수와 공공연한 차별대우를 받아왔습니다. 이것은  팔레스타인인들의 마을을 ‘게토화(Ghetto)’하고고립된 ‘소수자’로 만들어 차별하는 ‘인종차별’ 형태의 식민화 정책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똑같은 세금을 내고도 ‘아랍계지방자치단체들은 유대인지방자치단체들이 받는 정부 보조금의 절반도 못미치는’ 액수를 받았고, ‘교육, 의료, 문화 등 다른 영역에서의  예산배정’은 물론 고용에서도 차별을 받고 있습니다. 
 
 그 중 가장 두드러지는 식민화 정책은 바로 토지몰수입니다.   1948년 이스라엘의 점령 이전에는 현재 이스라엘의 영토로 불리는 곳의  94%가 팔레스타인인 소유였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3% 미만이 팔레스타인인의 소유입니다. 이것은 그동안 이스라엘 정부에 의해 계획적인 팔레스타인인의 토지 몰수가 지속되었다는 것을 입증하는것이지요. 1993년까지 팔레스타인계 아랍인들이 소유한 토지의 80%이상이 이스라엘 정부에 의해 몰수되었고, 몰수된 토지는 이스라엘 유대인들에게 소유권이 넘겨졌다고 합니다.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의 시오니스트들은 이러한 토지 몰수를 두고 ‘미국이나 다른 나라들에서처럼 공공건물을 짓기 위한 토지사용’이라고 엉뚱한 주장을 하기도 하지만, 정당한 보상없는 몰수와 그 소유권을 일방적으로 유대인들에게 넘기는 행위는  시오니스트들이 근거로 하는 ‘미국 및 다른 나라들’의 사례와 분명히 구별됩니다.

게다가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인들은 시오니스트 유대인들에 의한 인종공격을 받아왔습니다. 2차 인티파다 당시에는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사람들이 공존하면 살고 있다’는 나자렛에서조차 팔레스타인인들을 공격하는 사건들이 발생했었고,  이슬람 사원과 팔레스타인계 의원들의 집, 개인들의 집들이 공격받았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경찰에 의해 체포되어 재판으로 회부된 사람들의 다수는 팔레스타인인들이었고,  이들은 늘 “내란을 일으킬 수 있는 시한폭탄처”처럼 취급받으며 여론재판과 사법제도의 차별을 받아오고 있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땅의 날’,  빌라인(Bilin)의 팔레스타인 사람들


지난 2월 19일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의  ‘빌라인(Bili’n)’마을에서는 ‘이스라엘의 고립장벽건설을 반대’하는 금요집회 5주년을 기념하는 행진이 있었습니다. 이 날 집회에는 1천 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했는데, 매주 금요일마다 있는 집회를 조직하고 참여하는 마을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국제연대활동가들, 그리고 꾸준히 참여하는 이스라엘에서 온 유대인들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빌라인은 서안지구의 수많은 팔레스타인 마을들과 마찬가지로 이스라엘의 점령촌확대와 고립장벽건설에 의해 토지가 몰수당한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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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라인(Bili'n)금요집회_2009.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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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인(Bili'n) 금요집회에서 이스라엘군이 쏜 최루탄과 고무탄 씌운 실탄에 의한 부상자>
 

이미 2년 전, 이스라엘법원에서도 ‘빌라인에서의 고립장벽건설이 예정된 길을 변경하라’는 판결이 나왔고, 소위 국제사회는 물론 국제사법재판소에서도 이미 오래전부터 ‘고립장벽건설은 불법이고 철회되어야한다.’고 했지만 이스라엘정부와 이스라엘군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스라엘군은 비폭력 시위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최루탄, 악취물대포를 사용하는가 하면 고무를 씌운 금속탄을 사용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죽였고, 매번 많은 부상자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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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라인(Bili'n)마을을 밤마다 급습해 마을 주민들을 잡아가는 이스라엘군_2009.9.24 새벽3시>

빌라인 사람들은 밤도 빼앗겨 버렸습니다. 이스라엘군은 금요집회에서 돌을 던졌다는 이유로 어린 소년들을 체포하거나 마을 ‘지역인민위원회’ 활동가들을 체포하기 위해  밤마다 마을을 급습합니다.  그동안 이런식으로 팔레스타인 활동가들과 어린 소년들을 체포해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군인들은 마을 사람들의 집의 창문과 문, 집안의 집기들을부수기도 하고 가족들을 구타해 부상을 입히거나 한 밤중에 공포탄을 쏘기도 합니다. 
그래서 빌라인 마을 사람들은 이스라엘군의 급습으로부터 자신들의 마을을 지키기 위해 밤마다 야간보초를 서고 있습니다. 빌라인 마을은 매일 밤, 매주  금요일마다 힘겨운 투쟁을, 그러나 결코 지치지 않는 저항을 계속하고 있는 것입니다.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에서는 지금도 수없이 많은 마을들에서 이스라엘의 불법점령촌 건설과 고립장벽건설, 그리고 마을의 통행금지와 도로봉쇄에 맞서 싸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2008년 12월 27일부터 23일동안 계속된 이스라엘의 무력침공으로 15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죽었고, 이후에도 계속된 폭격과 국경봉쇄로 철저하게 고립되어  생존의 갈림길에 서있는 가자(Gaza)의 사람들 역시 그곳에서 저항의 목소리를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서안지구와 가자(Gaza)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땅의 날’은 과거의 기억이 아닌 ‘현실’인 것입니다.

2000년 9월, 2차 인티파다가 일어났을 때, 갈릴리에서 태어난 부모를 둔 18세의 아실 아실리(Asil Assili)는 국경 너머의 팔레스타인인의 봉기를 지지하는 집회에 참여했습니다. 아실은 집회를 진압했던 이스라엘군에 의해 총상을 당한 친구를 도우려했지만, 바로 이스라엘군인에게 잡혀 그 자리에서 M-16으로 살해당했습니다. 아실은  가자지구에서 살해된 12살 무함마드 두라의 죽음을 TV로 목격한 후 집회에 참여했다고 하는데, 아실은 수많은 제 2의 ‘무함마드 두라’ 중 한 명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그동안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정치기구나 아랍국가들에게 ‘잊혀졌던’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인들의 분노, ‘땅의 날’의 기억은 이들의 현실 역시 팔레스타인인들이 겪고 있는 고통의 일부라는 것을 생각을 합니다. 

2010년 3월 30일이면 34번째를 맞는 ‘땅의 날’(Land Day)은 갈릴리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투쟁과 희생을 기억하는 날이면서 동시에 ,현재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매일 경험하는 이스라엘 점령정책과 식민지배에 맞서는 날입니다. 그리고 그 저항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이곳 어딘가에도 있다는 것을 다시한번 보여주는 날이 되기를 바랍니다.


* ‘땅의 날’ , 한국에서 할 수 있는 작은 연대행동은?
1. 이스라엘 대사관에 항의메일 보내기
    ambas-sec@seoul.mfa.gov.il
2. 이스라엘 대사관에 항의전화 하기
   대사관 대표전화 02)3210-8500 대사과(503) 공보과(505)
3. 이스라엘 대사관 앞 릴레이 1인시위에 참여하기
   월 30일 (화) 낮 12시부터 저녁 6시까지 (원하는 시간에 누구든 참여 가능합니다)

 

글과 사진 _ 알리아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활동회원)

참고자료 :  마르완 비샤라, ‘이스라엘, 팔레스타인’(2003), 한울
               The electronic intifada _ http://electronicintifada.net/v2/article2554.shtml
               ISM(International Solidarity Movement) http://palsolidarity.org/2010/02/11458
               http://www.palestinefacts.org/index.php(팔레스타인 역사에 대한 악의적 해석과
                                                        근거없는 주장들을 유포하고 있는 사이트들 중 한 곳입니다)

  • ?
    현미씨 2010.03.19 16:41 (*.192.219.175)
    글 잘 읽었습니다! 알리아의 현장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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