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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landday_1st.jpg

★3월30일 ‛땅의 날’ ── 지금도 변함 없는 점령

   올해도 3월 30일이 다가왔다. 1976년 3월, 이스라엘 정부는 갈릴리(Galilee[1]) 지방에 살고 있던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땅을 몰수하려고 나섰다. 이에 대항해, 이스라엘의 지배 하에 살아온 팔레스타인인들이 전국적으로 일어나 총파업을 중심으로 투쟁을 벌였다. 3월 30일-31일 양일 간의 투쟁으로 6명이 목숨을 잃고 수백 명이 부상을 당하거나, 체포되었다. 이 투쟁은 국제 사회는 물론 심지어 팔레스타인인, 아랍인들에게도 '점령자의 땅'으로 보였던 '이스라엘' 안에도 그것과 맞서 싸우는 팔레스타인인이 있음을 알렸고, 후에 해방 투쟁의 빛나는 기념일로 지정되었다. 이 날이 바로 '땅의 날'이다.

   팔레스타인평화연대도 그동안 이 기념일에 주목하고, 특히 작년에는 일인 시위를 중심으로 이스라엘의 점령에 대한 반대 캠페인을 벌였다[2]. 올해는 활동회원들의 개인 상황이 안 좋아서, 아쉽지만 대외적인 켐페인은 못하게 됐다. 그래서 온라인에서라도 캠페인을 하고 싶어서, 간단하게 특집 기사를 올릴 예정이다.

   첫번째인 이 글에서는 최근 일 년 동안 있었던 팔레스타인의 땅을 둘러싼 문제들을 정리하고자 한다.

★네타냐후의 망언 ‛예루살렘은 점령촌이 아니다. 우리의 수도다.’

   최근 일년 동안 팔레스타인의 땅을 둘러싼 정치의 중심에는 2009년 우파연립정권을 실현시킨 주인공인 이스라엘 리쿠드 당 (Likud) 당수이자 총리인 베냐민 네타냐후(Benjamin Netanyahu)가 있다. 지금부터 약 일 년 전 세계는 이 정권의 두려움을 모르는 언행에 다시금 아연실색하였다.

   이스라엘 정부는 그 최대의 이해자이자 수호자인 미국의 부대통령인 조셉 바이덴(Joseph Biden)이 이스라엘을 방문중이던 작년 3월 8일, 요르단 강 서안 지구의 점령촌 '라마트 슐로모(Ramat Shlomo)'에 주택을 추가 건설할 것임을 발표했다. 바이덴 부대통령이 '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온 신뢰를 잃은 행위’라며 전례없을 정도 거세게 비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어서 9일에는 동 예루살렘에 1600채의 주택 건설을 발표하였다. 전세계가 이를 비판하는 가운데 미국에서 열린 AIPAC[3] 총회에 출석한 네타냐후는 변명은 커녕 '예루살렘은 3,000년 전 유대인이 세웠다. 유대인들에 의한 예루살렘 건설은 계속될 것이다.', '예루살렘은 점령촌이 아니다. 우리의 수도다.’라고 발언했다.
 
   그 결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당시 네타냐후와 만나 악수도 안하고 사진 촬영도 거절했을 정도로 양국 관계는 악화된 듯 했다. 미정부는 이어진 몇 개월 동안 점령촌 건설을 중단하라는 태도를 풀지 않은 채 계속 이스라엘에 대응했다. 미국의 대응은 5월의 팔레스타인-이스라엘 간접 교섭, 9월의 직접 교섭으로 마무리되었지만, 이스라엘이 얼마나 반성했는가 하고 물으면 전혀 반성하지 않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그 오만한 태도에 변화가 없음을 보여준 상징적인 만행이 5월의 가자 구호선 습격/학살 사건이었다. 세계시민들의 강력한 항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의 사과를 끌어낼 정도의 정치적 흐름을 만들지는 못 했다. 일본이나 한국 등 이스라엘의 만행에 최소한의 비난조차 못 했던 나라들도 그렇지만, 관계가 냉각됐다고 보이던 미국마저 차기 대통령 선거에 이기기 위한 중동 평화의 성공을 급하게 원해서인지, 학살 약 한 달 뒤인 7월 6일에는 우호적인 분위기로 미-이 수뇌담을 열었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미제의 F-35전투기 계약에 성공했는데, 그것이 교섭 자리에 앉을 ‛댓가’였다는 지적도 있다.

★이번에도 이스라엘 수호자 역할을 버리지 않은 미국

   이스라엘의 극단적이고 무분별한 점령촌 확대에는 체면치레로 태도를 조금 바꿨지만, 결국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구체적인 약속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으며, 미국은 다시 원래의 후원자 자리로 돌아온 셈이다. 미국은 이스라엘이 당분간 점령촌 건설을 중단하도록 하겠다고 팔레스타인 측에 약속했지만, 그것은 미국만의 '그림의 떡'이었다. 팔레스타인 측 서안 지구의 파타(Fatah) 정부는 이스라엘 측이 점령을 계속 강화할 것이라 보고 점령촌 건설 중단이 교섭 참석의 조건임을 계속 주장하였다. 또 점령촌 경제와의 유착 관계를 끊기 위해 점령촌 상품 구입 금지 등의 정책을 세우면서도, 건설 중단에 대한 확실한 약속을 얻지 못한 채로 미국과 그 뜻을 대신한 아랍 동맹의 압력 속에서 교섭 테이블에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마련된 자리가 9월 2일 시작한 팔레스타인-이스라엘 간의 직접 교섭이다. 직접 교섭은 1년 후를 목표로 국경, 안전보장, 난민의 처우, 예루살렘의 지위 등의 쟁점을 해결하기 위한 기본 합의점을 만들기 위해[4] 시작되었다. 2주마다 개최될 예정이었던 직접 교섭은 9월 15일에 열린 제2차 교섭을 마지막으로 9월 26일 이스라엘이 점령촌 건설 중단을 취소하고 27일 건설을 재개함으로써 결렬되었다.

   교섭 결렬 후 팔레스타인 파타 정부는 한 편으론 팔레스타인의 독립을 국제 사회에 승인시키는 외교를, 다른 한 편으론 이스라엘이 점령촌 건설 중단을 취소한 것을 UN안전보장이사회에 알리는 활동을 시작해 2011년부터는 이스라엘 비난 결의안을 둘러싼 외교전이 벌어졌다. 전자는 중남미 각국을 중심으로 한 지지를 얻어 어느 정도 성공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한 후자의 결의안에 미국이 반대하지 않을 거라는 이례적인 관측까지 나왔다. 그러나 올 2월 18일에 벌어진 투표에서 의사국 15개국 중 14개국이 찬성한 가운데 미국만이 반대표를 던져 결의안은 채택되지 못 하였다.

   이스라엘 네타냐후 정권은 그 동안의 중동의 민중 항쟁을 바라보며 불안감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점령촌 확대라는 기본 노선을 유지한 채 점령 정책을 속행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안보리 결의안 등 국제 사회의 반응을 중동 정세과 함께 위기로 인식하면서도, 3월 초에는 새로운 평화 계획이랍시고 일부 점령촌 건설만 상징적으로 중단한 채 동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점령촌을 질적으로 확보하는 등 기만적인 행태를 벌이고 있다.

   이 기만적 행태를 드러내는 데엔 2주일도 걸리지 않았다. 며칠 전 발생한 이스라엘 불법 점령촌 주민 일가 살해 사건을 이유로 3월 13일 이스라엘 정부는 건설 중단 방침을 버리고, 서안 지구에 수백 채의 점령촌 주택 건설을 선언했다. 이 과정에서 이샤이(Yishay) 내무상의 '살해된 유대인 한 명당 1000채, 합계 5000채를 세워야겠다'는 발언만 봐도 이 정권의 본질을 알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이렇듯 일 년 동안 이스라엘은 이스라엘의, 이스라엘에 의한, 이스라엘을 위한 '평화’라는 춤을 추며 점령촌 건설과 가자를 제외한 팔레스타인 땅의 일방적 병합을 달성하기 위한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국제사회는 점령을 점점 반대하고 있다

   이렇게 마무리하면 너무 비관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며칠 전 들린 좋은 소식을 하나 전달할까 한다. 3월 15일 네덜란드의 대안적 은행 중의 하나인, 트리어더스 은행(Triodos Bank_이 자사가 운영하는 지속적 투자 유니버스 안에서 벨기에의 데크시아 은행(Dexia Bank)을 배제했다. 데크시아 은행이 이스라엘 점령촌에 대한 투자를 철회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안보리에서 이스라엘 비난 결의안을 채택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상임 의사국의 대다수가 찬성했 듯 기업 사회에서도 이스라엘의 점령촌 건설을 명백하게 반대하는 입장이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 BDS 운동(Boycott, Devestment, Sanction movement)이 세계적으로 전개되며, 이스라엘 정부도 이에 대한 법적 혹은 불법적인 대응을 고려하기 시작하는 요즘, BDS 운동이 무시할 수 없는 힘이 되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소식이었다.

   이번 특집의 다음 회 이후는 구체적인 점령촌 건설의 진행을 살펴보며, 2011년 '땅의 날’을 맞이한 지금의 팔레스타인 땅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싶다.


▶각주

[1] 갈릴리 (Galilee) 지방은 UN의 분할결의안에서도 팔레스타인 땅으로 정해졌을 정도로 팔레스타인 인구가 대다수인 지역이었으나, 1948년 제1차 중동전쟁 때 이스라엘군에 점령당한 뒤로 이스라엘의 영토로 병합되었다.

[2] 작년 발표된 글들을 통해 다시 확인할 수 있다.
       팔레스타인의‘땅의 날’(Land Day) 을 아십니까?
               http://pal.or.kr/xe/126354
       팔레스타인을 하나로, 팔레스타인 땅의 날
               http://pal.or.kr/xe/126954
       땅의 날을 맞이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이야기
               http://pal.or.kr/xe/128091

[3] AIPAC은 미국이스라엘공공문제위원회의 약칭. 이스라엘의 국가의 이익을 위한 로비 활동을 미국에서 전개하여 미국의 친이스라엘적인 태도와 정책을 만들어 옴.

[4]  직접 교섭에 참석한 미첼 (Michael) 미-중동특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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