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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대대학원신문에 기고한 글입니다.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전후해 전 세계에서 미국을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한국을 포함한 많은 활동가들이 전쟁을 막고자 직접 이라크에 들어가기도 했다. 반전 여론에 아랑곳없이 미국은 결국 이라크를 침공했지만 이때의 반전 운동을 계기로 한국에서도 많은 반전·평화 운동 세력이 생겨났다. 팔레스타인평화연대도 그 중 하나였다.


한국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식민화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양국은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미국의 군사전략을 통해 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최근 미국은 새로운 군사전략방침을 세우며 중동지역에서는 이란을 압박하고 이스라엘의 ‘안보’를 유지하며 질서를 유지하고,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는 일본을 재무장시키고 한국을 주한미군의 해외 파견 기지로 만드는 등의 계획을 실행하고 있다. 전세계를 무대로 이뤄지는 미군 재편 전략에 반전·평화 운동이 더 적극적으로 연대해서 대항할 필요성이 대두되는 지점이다. 한국은 직접적으로 이스라엘의 점령과 식민화에 연루돼 있기도 하다. 한국 정부가 이스라엘의 가자 침공의 국제법 위반을 조사하기 위한 유엔 인권이사회 결의안에 기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스라엘의 불법 행위 규탄 결의안에 매번 기권함으로써 이스라엘의 침공과 학살 기타 국제법 위반 행위를 암묵적으로 승인해 온 것이다.


이스라엘의 주요 무기수입국인 한국


이보다 더 큰 문제는 한국과 이스라엘 사이에 엄청난 양의 무기 교류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은 이스라엘의 주요 무기 수입국이다. 이스라엘은 주기적으로 대대적인 팔레스타인 침공을 감행하며 신규 개발된 무기의 성능을 효과적으로 입증해왔다. 이 ‘실전 경험’은 언제나 이스라엘 무기의 세일즈 포인트였다. 이스라엘은 이번 침공을 통해 대대적으로 선전한 ‘아이언돔’이라는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한국에 팔기 위한 공작을 시작했다. 일상적으로 팔레스타인인들을 감시하고 폭격하는 이스라엘제 무인항공기들은 이미 몇년 전에 수입된 상태다. 심지어 한국은 이번 가자 침공 기간 중에 이스라엘과 무인항공기 분야 기술협력을 위한 의향서를 체결하기까지 했다.


민간 분야에서 식민화 등 불법 행위에 연루된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현대중공업의 중장비는 동예루살렘을 포함한 점령지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의 집을 부수고 불법 유대인 정착촌을 건설하는 데에 사용되고 있다. 이스라엘 건국 이전부터 그 땅에 살아온 이들의 집이 이스라엘로부터 허가받지 않은 건물이라며 부숴 팔레스타인인들을 몰아내고, 게토화된 좁은 땅덩어리로 밀어넣는 것과, 그렇게 쫓아낸 자리에 유대인 점령자들을 위한 정착촌을 건설하는 것은 이스라엘의 주요 식민 정책으로, 이스라엘도 가입한 4차 제네바협약 등 온갖 국제법에 위배된다. 작년 유엔 특별보고관은 현대중공업의 중장비가 유대인 전용 도로 건설에 사용되고 있음을 지적하며 현대중공업에 책임을 물은 바 있다. 이밖에도 학술, 문화 교류를 통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 현실을 도외시하고, 이스라엘을 점령국이나 학살자가 아닌 평범한 국제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임으로써 의도와 무관하게 점령과 식민화, 전쟁 범죄 등을 승인하는 일들도 발생하고 있다.


한국의 반전 평화 운동이 팔레스타인의 투쟁에 연대하는 것은 우리와 무관한 먼 나라의 불쌍한 이들을 돕는 게 아니다. 한국과 이스라엘이 맺은 직간접적 관계를 통해 오히려 한국의 운동은, 나아가 한국인들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점령과 식민화를 그만두게 할 책무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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