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3일부터 14일까지 유대교의 욤 키푸르 휴일이다. 욤 키푸르는 구약 성서의 속죄일에 근거한 것이며, 속죄일에는 어떤 일도 하지 못하며, 해가 지기 전 일찍 식사를 끝내고 촛불을 키며 해가 지면 단식에 들어간다, 집에서는 전기도 쓰지 않으며, 심지어 어떤 곳은 엘레베이터도 운행하지 않는 등 그야 말로 유대인들은 거리에 보이지 않고 그들의 신성한 날을 기린다. 단, 검문소와 경찰서는 쉬지 않는다!
욤키푸르를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 어제 텔아비브 공항에서 서예루살렘 안으로 들어올 때 유독 스타라이멜(중절모), 키파, 검은 외투에 하얀 셔츠의 정통 유대인들이 유독 많이 보였다.13일 오후 3~4시경부터는 모든 이스라엘 내 교통수단이 끊긴다.(서안지역은 세르비스를 운행) 우리는 라말라에서 예루살렘으로 들어가기 위해 서둘렀다. 약속시간도 한참 지난데다 체크포인트(검문소)를 거쳐야하기 때문이다. 2010년 방문했을 때 체크포인트에서 노약자, 장애인, 외국인은 버스에서 내리지 않아도 되었지만, 어쩐지 지금은 버스에 탄 모든 사람들이 내려서 체크포인트를 거쳐야 했다. 어떤 날은 군인의 아무런 제지없이 지나가고 어떤 날은 총을 든 군인들이 버스 안으로 들어와서 신분증을 검사하는 등 그야말로 랜덤검문이다. 그래서 팔레스타인에 있을 때에는 항상 여권을 소지해야한다.
[칼란디아 검문소-감시카메라가 있는데 용감하게 찍었다; 절대 이런 행동을 하면 안된다!]
칼란디아검문소라면 작년에 뎡야핑 활동가가 이 곳에서 여권스캔을 당하지 않았던가!-_- 몇 겹의 두꺼운 갑옷을 두른듯 흉물스러운 검문소 안에서 소지품 엑스레이 검사대와 짧고 형식적인 인터뷰를 거쳐야 했다. 방탄유리 너머 어려보이는 군인의 위협적인 목소리가 검문소 안에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이런 상황은 늘 움츠러들고 불안하다. 5~10분동안 검문소를 거쳐 다시 세르비스로 오르려는 순간, 우리가 탔던 세르비스가 사라졌다. 보통은 다시 버스가 기다리고 있다가 검문이 끝난 사람들을 다시 태우고 목적지로 가는데 사라져버린 것이다. 두리번 거리던 찰나 다른 버스에서 우리와 함께 탔던 사람들을 발견하고 그리고 갔다. 다시 버스값을 내라고 한다. 빡쳤다. 나혼자 입이 댓발나와 툴툴거리고 있는데 다른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그저 익숙한듯 아무 말도 없다. 무슨 일이냐고 다른 외국인한테 물어봤는데 원래 평일에는 그렇지 않는데 금요일(팔레스타인 휴일)에는 자주 그런다는 것이다. 이러저러하여 우리는 약속시간을 한참 넘기고 도착했다. 팔레스타인에서는 항상 예외적이고 돌발적이고 납득이 가지 않는 일들에 대비를 해야한다.인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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