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나블루스 시내 풍경. 팔레스타인 하면 폐허와 황무지만을 떠올리시는 분이 있을 수도 있는데 폐허인 곳도 있고 아닌 곳도 많습니다.>
해외 여행을 하다보면 고민되는 것 가운데 하나가 돈을 왕창 들고 다녀야 하는지, 한국에서 딸라로 다 바꿔 가야하는지 등에 대해서 아리까리할 때가 있습니다. 팔레스타인에서 돈 문제는 의외로 간단하게 해결하면 됩니다. 은행이 많으니깐요. 당신 은행에 잔고가 없으시다구요? 그건 저로써도 어쩔 수가... ㅠㅠ
1. 은행 찾기
시내로 나가면 곳곳에 아랍은행(ARAB BANK), 팔레스타인은행(PALESTINE BANK) 등 여러 은행이 있고 거기에 가면 한국 은행에 있는 자동화기기(ATM)가 있습니다. 거기서 한국 은행에서 만든 현금카드를 넣고 돈을 뽑으면 됩니다. 은행을 찾고 싶으면 팔레스타인 사람들한테 ‘뱅크(BANK)'라고 말을 해서 물어 보면 됩니다.
먼저 확인할 것은 카드 뒷면에 보면 PLUS, CIRRUS, MAESTRO 등의 문양이 그려져 있습니다. ATM 앞에도 이런 문양 표시가 있습니다. 카드에 있는 것과 같은 문양이 그려져 있는 ATM에서 돈을 찾을 수 있습니다. 수수료가 그렇게 비싸지도 않으니 뭉칫돈을 들고 다닐 필요 없이 가끔 은행에서 찾아 쓰면 됩니다.
2. 돈 찾기
1) 아마 당신이 경험이 없다면 미니 말대로 ATM 앞에 서기는 섰는데 무엇부터 해야 할지 아리까리할 겁니다. 그러면 다른 거 생각하지 말고 과감하게 카드를 카드 구멍에 넣으세요. 한국에서 하는 것과 같습니다.
2) 영어로 할 거냐 아랍어로 할 거냐가 나오면 영어(ENGLISH)로 한다고 하세요. 물론 당신이 아랍어를 알면 아랍어로 하면 됩니다. ^^
3) 화면에 뭐라 뭐라 영어로 문장이 나오고 PIN이라는 글자와 ENTER라는 글자가 나오면 비밀번호 4자리를 누르고 나서 ENTER를 누르라는 말입니다. 한국에서처럼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화면을 누를 거라는 기대는 하지 마시고 화면 옆에 있는 단추를 누르세요.
4) 화면에 어떤 화폐로 찾을 거냐고 나올 겁니다. 셰켈은 NIS(NEW ISRAEL SHEKEL), 미국 달러는 USD로 표시되고 요르단(JORDAN) 디나르가 표시되는 경우가 있을 겁니다. 어차피 팔레스타인에서 쓸 거니깐 돈을 찾을 때 셰켈로 찾으면 됩니다. 과감하게 NIS를 누르세요. ILS라고 표시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러면 ILS를 누르세요.
5) 얼마를 찾을 거냐면서 100, 200, 300, 500 등의 숫자가 뜰 겁니다. 지금(2009년 9월) 환율로 하면 100셰켈은 한국돈 34,000원 정도 됩니다. 더 큰 액수를 찾고 싶으면 ANOTHER 머시기 저시기 하는 단추를 누르면 액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6) 다른 액수를 찾으려고 ANOTHER인지 머시긴지를 누르고 속으로 1,000을 눌러야지 하고 있는데 갑자기 화면에 50인지 뭔지 숫자가 뜨고 MUTIPLES인지 뭔지 질문이 함께 뜹니다. 뜻밖의 질문에 당황스러우시죠? 그럴 경우는 50단위로 나온다는 거니깐 아무 신경 쓰지 말고 1,000이든 뭐든 누르고 싶은 만큼 누르세요.
7) 돈을 꺼내고 나서 영수증이 나오면 받아 챙겨서 보관을 하시든 버리든 씹어 드시든 알아서 하시면 됩니다.^^ 이것저것 다 모르겠으면 카드를 들고 친한 팔레스타인 친구에게 ‘머니 머니’ ‘헬프 헬프’ 하시면 됩니다.
3. 카드 만들기
한국에서 사용하던 카드를 그대로 들고 가면 되냐구요? 그렇습니다. 현금카드 뒷면에 보면 INTERNATIONAL이라고 적혀 있거나 [해외 ATM 사용]이라고 적혀 있는 카드가 있을 겁니다. 아니면 카드를 만들 때 은행에다 해외에서 사용할 거라고 하거나 카드를 들고 은행에 가서 해외에서 사용할 수 있냐고 물어 보세요.
<사진 : 제가 지금 가지고 있는 현금카드 2장. 신용카드에 대해서는... 제 일생에 신용카드를 써 본 일이 잆기 때문에 어떻게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한국에서 저는 주로 국민은행을 이용하는데 이번에 오면서 씨티은행 카드도 만들어 왔습니다. 카드를 2개 들고 온 이유 첫 번째는 하나가 망가지면 다른 하나를 쓰려는 거고, 두 번째는 국민은행과 씨티은행에 그려져 있는 ATM 이용할 때 확인해야 하는 문양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국민은행에 CIRRUS가 그려져 있으면 씨티은행에는 PLUS가 그려져 있죠. 물론 한 장의 카드에 하나만 그려져 있지 않고 여러 개가 그려져 있습니다. 한 은행에만 넣어두기에는 돈이 너무 많아서가 아니라 이 은행에서 안 되면 저 은행에서 돈을 뽑으려고 카드를 2개 가져온 거지요. ^^
4. 딸라
한국에서 딸라를 조금 가져 오셔도 됩니다. 그러면 공항에 있는 환전소에서 셰켈로 환전을 해서 버스를 타면 되니깐요. 나머지는 시내에 있는 환전소(MONEY CHANGE라고 쓰여 있는 곳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에서 환전하면 됩니다. 환전소마다 환율이 다르기 때문에 몇 군데 물어보고 많이 쳐주는데서 바꾸면 됩니다. 2009년 9월 현재 100딸라를 가지고 가서 많이 받은 것은 380셰켈 정도입니다.
5. 물가
<사진:이스라엘 돈 셰켈. 아직까지 이스라엘 돈에서 여성이 그려져 있는 경우를 본 적은 없습니다>
물가가 어느 정도 되느냐가 궁금하실 건데요, 한국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한국과 비슷하다고 하면 놀랄 건데 정말입니다. 담배값은 한국보다 더 비싸구요. 생활비가 많이 듭니다. 특히 라말라나 예루살렘 같은 큰 도시는 장난 아닙니다. 물론 시골지역에 가면 먹는 거는 싸게 먹을 수 있을 겁니다. 팔레스타인이라고 우습게보지 마세요. ^^
* 해외여행에서 한국 사람들이 돈 자랑을 하고 다니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행할 때 돈은 필요하지만, 여행은 마음으로 하는 거지 돈으로 하는 거는 아니겠지요?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는데 조금 불편하고 조금 모자라 게 잠깐 사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
팔레스타인처럼 전쟁과 같이 힘든 상황이 늘 머무는 곳에서 취재를 하거나 활동을 한답시고 돈으로 그들의 경험과 이야기를 사지 맙시다. 돈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사려고 하는 것은 정말 그들을 두 번 죽이는 짓입니다. 함께 생각하고, 함께 아파하고, 함께 어려움을 헤쳐가려는 마음이 최고!!!! ^.^
유재하가 노래를 하네요.
"가슴으로 느껴 보세요. 난 얼마만큼 그대 안에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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