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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아랍
2007.07.31 10:06

차라리 미국 대사관에 돌을 던집시다 1

(*.49.94.146) 조회 수 2748 추천 수 0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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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재구성

제국의 시대를 산다는 것은 한 사회뿐만 아니라 개인 삶의 가치와 태도, 감정까지 제국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일본이 조선을 점령함으로써 받았던 여성들의 고통과 악몽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많은 한국인들이 백인들 앞에서는‘나, 영어 못하는데...’ 하면서 기가 죽고 동남아시아 출신이나 흑인들 앞에서는 ‘못 사는 것들이...’ 하면서 으스대는 이유 가운데 하나도 한국 사회가 오랫동안 미국 제국주의 영향 아래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사례는 요즘 우리가 매일 같이 겪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들이 붙잡힌 사건입니다. 아프가니스탄이 어디에 있는지, 미국의 침공이 계속 되고 있는지 아닌지 조차 관심에 없던 아프가니스탄이 우리의 가슴에 큰 파문을 일으킨 거죠. 언론에 어떤 내용이 나오느냐에 따라 수많은 사람의 가슴이 펴졌다 오므라들었다 하고 있구요.

그리고 이 사건에 미국이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미국이 한국인들을 잡아간 것도 아닌데 미국이 무슨 상관이냐구요?

어떤 사건이 벌어졌을 때 중요한 것은 사건 현장에 누가 있었냐도 있지만 이 사건이 왜 벌어졌는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그리고 이 사건의 구조에 누가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사건이라는 것은 그 사건을 해석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구성하느냐 따라 많이 달라져 보이는 거니깐요. 9.11과 이라크가 아무런 관련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9.11과 이라크가 관련이 있다고 ‘느끼는’ 것처럼 말입니다.

소련 없는 시대의 적으로

아프가니스탄하면 사람들이 쉽게 떠올리는 것이 여성억압의 상징인 부르카입니다. 그리고  미국과 같은 제국주의 국가뿐만 아니라 심지어 스스로를 ‘진보’ 또는 ‘여성’임을 주장하던  집단까지 여성해방과 부르카를 벗기기 위한 제국주의 전쟁을 지지하고 나섰던 일이 있습니다. 제국주의 전쟁에는 반대하지만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거죠.


*영화 [칸다하르]의 한 장면

이들의 공통점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문제의 핵심은 부르카이고 이것은 아프가니스탄인들 스스로 해결 할 수 없으니 외부의 개입으로 사회의 ‘진화’ 또는 ‘발전’을 이루어야 된다는 것입니다. 어찌 들으면 맞는 것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제가 아프가니스탄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저는 오히려 그런 식의 제국주의 전쟁이 사회 진화나 발전은 물론 여성해방도 가로막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미군과 나토군이 아프가니스탄에 들어간 뒤에 여성 자살률이 오히려 높아졌구요.

‘서로 알아야 친해진다’라는 아랍속담이 있다고 하죠. 그래서 먼저 아프가니스탄을 이해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의 현대사 몇 장면을 살펴보겠습니다.

1978년에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소련이 지원하는 인민민주당정권이 등장합니다. 인민민주당은 토지소유 최고한도를 설정하고 농촌 부채 탕감에 나섭니다. 또 강제결혼과 부르카 착용을 금지시키고 여성투표권 보장, 결혼 적령기의 하한선 규정, 남녀 문맹퇴치교육 등 사회개혁 조치도 취하구요. 그러자 보수적인 사람들이 반발하고 나섭니다. 또 반발을 물리력으로 제압하는 과정에서 큰 문제들이 발생하기도 하구요.

그리고 당연히(?) 미국은 파키스탄을 통해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반정부 세력을 지원하여 인민민주당정권과의 싸움을 부추깁니다. 1979년이 되면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합니다. 또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에 들어가자 말자 소련을 엿 먹이기 위해 미국과 파키스탄은 더 적극적으로 아프가니스탄의 군벌들과 이슬람주의자들을 지원하고 나섭니다.

이 때 오사마 빈 라덴도 소련을 물리치기 위한 ‘성전’에서 큰 역할을 하구요. 그러면 미국이 오사마 빈 라덴도 지원 했냐구요? 오사마 빈 라덴의 얘기로 하자면 미국의 지원을 직접 받진 않았구요. 그보다는 파키스탄을 통해 우회적인 지원을 받았다고 할 수 있겠지요.

장기간 계속된 전투의 결과 소련은 패배하고 1989년에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 합니다. 그리고 소련은 철수를 했지만 각 지역 조직들은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프랑스, 이란, 소련 등의 지원을 받아 전투를 계속합니다.


*여성의 날을 맞아 행사를 열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인들. 2007년 3월7일. 사진 : 아프가니스탄 여성 혁명위원회 http://www.rawa.org

이 과정에서 파키스탄에 있던 아프가니스탄 난민촌을 중심으로 새롭게 성장한 탈리반이 전투에서 승리를 하여 1996년에 수도인 카불로 들어갑니다. 탈리반은 아프가니스탄 전역을 장악하지는 못했지만 대부분의 지역을 장악 했구요. 탈리반이 집권을 한 뒤 그 유명한 사회 및 여성 억압도 줄기차게 벌어집니다.

사실 여기까지야 미국도 그리 반대할 일은 아니었겠죠. 그런데 미국과 탈리반 사이가 크게 일그러진 것은 1998년에 케냐와 탄자니아에서 벌어진 미국 대사관을 향한 공격이 있고서부터입니다.

미국은 이 사건을 오사마 빈 라덴과 알 카이다가 저질렀다고 하면서 탈리반 정권이 오사마 빈 라덴을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했죠. 그리고 소위 ‘섹스 스캔들’로 정치적 위기에 몰려 있던 빌 클린턴과 미국 정부는 수단과 아프가니스탄에 미사일을 퍼붓습니다. 애꿎은 의약품공장(미국은 화학무기 공장이라고 주장했지만)과 사람들만 죽었구요. 그러면서 어제의 동지였던 탈리반과 오사마 빈 라덴은 이제부터 소련 없는 시대의 새로운 적으로 화려하게(?) 떠오릅니다.

중앙아시아의 석유와 가스

소련이 해제되자 그동안 소련 연방에 속해 있던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의 중앙아시아와 카스피해 지역이 미국과 국제 사회에 중요한 지역으로 떠오릅니다. 소련 이후에 ‘민주화’ 때문이냐구요? 물론 아니지요. 특히 미국이 '독재화‘에 관심이 있을지언정 ‘민주화’에 관심이 없다는 것은 시사상식 수준의 물음이구요. 그럼 뭐가 중요하냐구요?

‘또 석유야?’하시겠지만 또 석유와 천연가스입니다. 소련 해체 이후에 중요해 진 것은 러시아는 러시아대로 중앙아시아와 카스피해 지역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을 유지하려고 하고, 미국은 미국대로 이제 경쟁의 시장에 나온 새로운 물건을 어떻게 차지할까 하고 머리를 굴리게 되는 거죠.

여기서 석유/가스라는 물건의 특성이 나옵니다. 예를 들어 돈이 되기로 치자면 다이아몬드도 큰 돈이 되겠지만 다이아몬드는 비행기로 실어 나르면 됩니다. 그런데 석유/가스는 사람이 들고 다닐 수도 없고 게다가 대륙을 건너 이동하려면 차로 나르는데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수송관이나 배를 통해서 옮기는 거지요.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지만 러시아나 중앙아시아, 카스피해 지역에서 나는 석유/가스는 수송관을 통해 서쪽의 유럽이나 동쪽의 중국으로 가면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남쪽입니다. 예를 들어 인도나 아시아 지역으로 석유/가스를 팔아먹으려면 수송관을 파키스탄을 거쳐 인도까지 뽑든지 아니면 파키스탄을 거쳐 바다로 나와 배에다 실어야겠죠. 그런데 그 한가운데 아프가니스탄이 있는 것이 걸림돌이 되는 거죠.


- 글 : 미니
- 이어진 글 : 차라리 미국 대사관에 돌을 던집시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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