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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단체 소개

2003년 3월,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했을 때 한국 내에 전쟁과 한국군 파병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반전운동, 평화운동에 대한 많은 관심이 생겨났습니다. 팔레스타인평화연대(이하 팔연대)는 이러한 움직임 속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팔연대는 팔레스타인 민중이 자유를 되찾고 평화롭게 살기를 바라는 사람들과 중동지역의 문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단체입니다.

2003년 8월에 모임을 시작해 2004년 2월부터 웹진 올리브(ALL LIVE)나무(http://pal.or.kr)를 발행하였고, 2005년 2월에는 서울에 사무실을 열었습니다. 현재 상근 활동가 없이 생업이 있는 회원들이 역할을 나누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팔연대에는 현재 후원회원을 포함해 120여명의 회원이 있으나 실제로 활동하는 회원은 7~8명 정도로 비교적 적은 편입니다. 보통은 웹진을 통해 소통하고, 특정한 일의 진행이나 의사결정은 주로 격주 금요일에 하는 회원정기모임에서 이루어집니다. 정기모임에서 회원들 간의 만남, 소통,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중동문제의 연구, 활동에 대한 논의와 실질적인 준비과정 등이 이루어지나 활동 회원 모두 각자 생업이 따로 있어 많은 활동을 빠르게 하지는 못 합니다. 그것이 단점이기도 하지만 서두르지 않고 서로에 대한 강제 없이 각자 할 수 있는 일을 자발적으로 하는 자유로운 분위기 덕에 모임이 오래 유지되고 있기도 합니다.

팔연대는 팔레스타인에 한정하지 않고 억압당하고 점령을 받는 다른 지역(이라크, 아프가니스탄, 티베트 등)의 반전평화활동과 한국 내 사회적 약자에게 가해지는 폭력과 차별 문제에도 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활동을 구체적으로 소개해 보겠습니다. 먼저 팔레스타인의 현실과 소식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을 반대하는 여론을 형성하는 일이 있습니다. 이를 위해 여러 자료 공유와 소통 공간인 웹진 올리브나무를 운영하며, 강연과 기고, 거리 캠페인 등도 활발히 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언론은 특별한 대립상황이 있을 때 잠깐 팔레스타인의 존재를 언급할 뿐입니다. 그것도 서방열강에서 나온 외신 보도를 받기 때문에 편향된 관점이 많습니다. 위키피디아 등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여러 자료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왜곡된 보도나 잘못된 자료들을 찾아 문제제기하고 자료수정을 요구하고, 아랍권 매체 등의 자료를 번역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문제에 관한 교육․홍보 자료집을 만들었는데, 이것을 보완해 단행본 <라피끄(*아랍어로 동지라는 뜻) - 팔레스타인과 나, 메이데이, 2008>을 출판하였습니다. 한국에 팔레스타인 문제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입문서가 없다는 문제의식으로 <라피끄>에는 팔레스타인의 역사와 현실, 오해와 진실에 관한 내용을 쉽게 풀어 썼습니다. 또 부제인 ‘팔레스타인과 나’가 의미하듯 팔레스타인인들이 한국인들과 결코 무관하지 않음을,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공동체가 연결되어 있음을 호소하였습니다.

2009년 6월에는 한국에서 해마다 열리는 인권영화제에 팔레스타인을 주제로 한 영화 상영을 제안하여 <올리브의 색 The colour of olives>이라는 영화를 상영하기로 하고 번역과 인권해설 작업에 참여하였습니다. 영화제를 비롯, 여러 집회에 참여해 캠페인을 열어 피켓이나 사진을 전시하고 홍보물을 배부하고, 티셔츠와 카피예, 버튼 등을 판매합니다.

한국의 인권연대라는 단체가 2004년 5월 4일부터 2006년 4월 25일까지 매주 화요일 오전 12시에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이스라엘은 학살을 중단하라-팔레스타인에 평화와 인권을’이라는 주제로 총 100회의 캠페인을 진행하였습니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멈추지 않고 진행된 캠페인에 상근활동가가 꾸준히 참가하였고,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다른 회원들도 참가하였습니다. 2003년부터 시작된 고립장벽 건설 반대 국제 공동 행동 주간에 맞추어 매년 집회를 하고, 이스라엘의 공격이 있을 때는 더 집중적으로 집회와 일인시위를 조직합니다.

2008년 12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폭격했을 때, 세계 많은 민중들이 이스라엘의 공격을 규탄하며 거리로 나갔습니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평화의 외침이 있었습니다. 팔연대를 포함한 몇 개 단체와 활동가들이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인시위를 진행했으며, 토론회와 집회도 이어졌습니다. 3회에 걸친 촛불문화제를 통해 300여명의 시민들이 이스라엘의 공격을 규탄하고 공격과 점령 중단을 요구하였습니다. 이스라엘 대사의 추방운동을 준비하고, 이스라엘 대사관과 한국 정부에 항의전화나 이메일을 보내는 활동도 했으나, 휴전상태로 들어간 후로 활발히 전개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우리의 구매나 행동이 이스라엘, 미국 등의 제국과 자본의 세계적 착취에 기여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흔히 접하는 먹거리 중에 이스라엘산 원료가 들어가는 제품을 찾고 자료화하여 공개하고 있습니다. 불매운동은 아직 시작단계지만, 연대활동이 어려운 사람들도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고, 광범위하게 확산될 경우 이스라엘을 압박할 수 있어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또 이스라엘과 한국의 여러 가지 협력(군사-무기거래, 경제-투자와 무역, 종교-성지순례, 문화-스포츠 등)관계에 대해서도 조사하여 자료를 만들고, 한국 정부에 제재를 가하는 일도 시작하려 합니다. 이러한 활동들은 팔연대의 힘만으로 전개하기 힘들어, 먹거리 문제와 관련하여서는 생협 운동과, 성지순례 관련해서는 기독교운동과 연대하고자 모색 중입니다.

현지 활동은 회원들 여건 상 활발하진 않습니다. 2006년 1월 처음으로 회원 세 명이 팔레스타인에 다녀왔고 올해도 몇 명의 회원들이 갈 예정으로, 어떤 이는 팔레스타인 농민들과 함께 일하고 싶어하고, 어떤 이는 팔레스타인 내 여성단체들과 만나 여성문제에 대한 다큐를 만들고 싶어합니다. 장기적으로 기금을 조성해 이러한 현지 활동을 지원하고자 합니다.

한국 사회에 팔레스타인 문제를 비롯해 국제적인 이슈로 활동하는 반전평화단체는 매우 적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국제적인 문제로 연대를 이야기할 때, 강한 민족주의적 감정과 무관심에 묻혀 버리는 게 현실이었습니다. 그래서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 설명할 때 과거 조선의 식민지 경험을 끄집어내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관계를 조선과 일본에 빗대어 설명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식민지를 경험한 사람이나 그렇지 않은 세대들조차도 쉽게 공감을 표현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억압과 수탈이라는 식민지 구조 자체에 대한 문제의식이라기보다 한국민족이 오랫동안 가져온 반일 감정에서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팔레스타인 식민지 문제에 대해 공감과 분노를 표현하는 사람 중에 ‘점령’이 가지고 있는 힘의 논리(폭력, 억압, 수탈 등)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거나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이나 도우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들에게는 북한을 돕고 싶으면 당신이 직접 하면 되지 않냐고 되묻습니다. 북한한테 돈 받았냐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스라엘 규탄=반미=친북으로 규정하는 그들의 사고회로에 대한 적절한 답변을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웃음).

그러나 국제적인 문제에 반응하는 한국사회는 작은 변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매체를 통해 이라크 전쟁을 접하고, 한국군 파병에 대한 논란을 겪으면서 한국과 ‘다른 나라’가 단절되어 있지 않다는 의식이 점차 생기는 것 같습니다. 작년 말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공격했을 때 많은 시민들이 팔레스타인을 지켜보며 안타까워했고, 이스라엘의 무자비한 폭격을 비난했습니다. 집회의 참여자가 늘어난 것은 물론이고 자발적으로 성금을 내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한국인들이 무조건적인 친미주의나 민족주의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우리 단체가 언제까지 존속할지, 모르겠습니다.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회원들 간에 의견차가 있지만, 팔레스타인에 열강들의 이해에 따라 만들어진 ‘독립국가’가 세워진다고 해서 팔레스타인이 해방되는 것도 아니고, 우리의 활동이 멈출 수도 없다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우리의 일련의 연대활동은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인들의 인권이 보장될 때까지, 고립장벽이 무너질 때까지,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그들의 땅과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점령과 식민지화가 끝날 때까지 계속될 것입니다.



팔레스타인평화연대 정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