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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은 국제사법재판소(ICJ) 결정과 유엔총회의 결의에 따라 분리장벽을 즉각 철거하라


지난 20일, 유엔총회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 설치하고 있는 분리장벽이 불법이라는 국제사법재판소의 권고판결을 따를 것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150-6이라는 압도적인 지지로 채택했다.

국제사법재판소는 지난 7월 9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서 건설하고 있는 분리장벽이 팔레스타인 민중의 자결권과 자유롭게 이동할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한 것으로 국제법 위반이며, 반드시 철거해야 하며 피해를 입은 팔레스타인 토지소유자들에게 배상하라는 권고판결을 내렸다.

국제사법재판소는 또한, 유엔에 불법적 상태를 종식하기 위해 추가적인 노력을 할 것을 촉구했다. 그리고 모든 국가는 "장벽 건설로 인한 불법적인 상태를 인정하지 말고, 그러한 건설로 발생되는 상황을 지속하도록 지원하지 말아야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국제사법재판소의 15인의 재판관 중 미국 출신의 재판관을 제외한 전원이 찬성한 이번 판결은 구속력은 없지만, 도덕적·역사적 무게를 갖고 있다.

이스라엘이 설치하고 있는 분리장벽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행해진 것으로 팔레스타인인들의 자결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 그리고 UN이 향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국가의 국경선으로 제시한 녹색선(Green line)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

또한, 분리장벽은 팔레스타인 민중의 삶을 파괴하고 있다. 분리장벽 주변에 있던 팔레스타인 가옥들이 일방적으로 몰수 파괴되었으며, 하나의 생활권이던 지역과 사람들이 일방적으로 분리되었다. 이는 팔레스타인 민중의 이동의 자유와 생존권을 너무나 심각하게 침해한 것이다.

따라서 국제사법재판소의 불법판정과 뒤이은 유엔총회의 결의는 너무나 정당한 것이며, 정의에 입각한 세계평화에 기여할 노력으로 환영하는 바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아리엘 샤론 총리는 11일, 국제사법재판소의 판결을 무시한 채 분리장벽의 계속 설치를 지시했으며, '국제사법재판소의 결정에 대항하기 위해 모든 합법적이고 외교적인 수단을 동원해 싸울 것'을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도 국제기구의 요청에 따라 법적인 문제에 대한 권고의견을 제출할 국제사법재판소의 정당한 권한을 부정하면서, 유엔총회 결의에 반대했다.

게다가 미 하원은 13일, 국제사법재판소와 유엔총회가 편파적이라고 싸잡아 비판하며 오히려 국제사회에 미국과의 관계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협박하는 내용을 담은 결의 H RES 713호를 통과시켰다. 우리는 이 결의가 국제사회의 정의와 평화를 힘으로 짓밟으려는 미국의 오만함을 드러낸 것으로 보고 강력히 규탄한다.

바로 19일에도 가자지구 남부 라파흐에서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4살바기 팔레스타인 여자 어린이가 총탄에 맞아 숨지는 등 알-아크사 인티파다(민중봉기) 이후 이스라엘에 의해 목숨을 잃은 팔레스타인인이 3,187명에 이르렀고, 반면 이스라엘인은 926명이 사망했다.

그런데도 팔레스타인을 일방적으로 '테러집단'으로 매도하고, 팔레스타인 민중의 자결권을 철저히 무시하는 이스라엘과 미국의 태도는 팔레스타인의 지속가능하고 정당한 평화를 원하는 국제사회에 큰 우려거리가 아닐 수 없다.

이에, 전 세계 민중이 평화롭게 살 권리를 누려야 한다고 믿는 한국의 인권단체들은 촉구한다.

- 이스라엘은 ICJ의 판결과 UN총회의 결의를 준수하여, 분리장벽을 즉시 무조건 철거하고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배상해야 한다.

- 미국은 정당한 ICJ의 판결과 유엔총회의 결정을 무력화하려는 술책을 포기하고, 팔레스타인에 지속가능하고 정당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하라.

- 코피아난 사무총장은 ICJ권고와 그 이행을 촉구한 유엔총회의 결의가 이행되어 평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들이 실현되도록 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을 요청한다.


2004년 7월 23일

전국 34개 인권단체

광주인권운동센터/군경의문사진상규명과폭력근절을위한가족협의회/다산인권센터/대항지구화행동/동성애자인권연대/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주주의법학연구회/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부산인권센터/불교인권위원회/사회진보연대/새사회연대/아시아평화인권연대/안산노동인권센터/에이즈인권모임나누리+/외국인이주노동자대책협의회/울산인권운동연대/원불교인권위원회/이주노동자인권연대/인권과평화를위한국제민주연대/인권실천시민연대/인권운동사랑방/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장애인이동권쟁취를위한연대회의/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전북평화와인권연대/전쟁없는세상/진보네트워크센터/천주교인권위원회/팔레스타인평화연대/평화인권연대/한국DPI(한국장애인연맹)/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가나다순, 이상 34개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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