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다녀온거 제가 개인적으로 쓴 글입니다. 할머니 인터뷰?내용 포합되어 있습니다.
2014년 4월 21일 월요일
작년에 이은 2번째 방문, 답사까지 포함하면 3번째 밀양 방문이다. 이제 송전탑 건설을 막기 위한 농성장은 4군데(101번,115번,127번,129번) 남았다. 서울·경기지역 활동가들은 129번에 집중하기로 되어있어서 나도 129번으로 향했다. 야비하게도 전경과 한전이 야밤에 몰래 농성장을 침입하려는 바람에 농성장에서는 불침번까지 세워두고 있는 실정이다.
농성장에 도착해보니 수녀님들 외에는 활동가들이 눈에 띄지 않는다. 아무래도 평일에는 많은 인원들이 오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밀양에 와서 도우면 좋을텐데... 숙소에 도착해서 먼저 오신 활동가 한 분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람들이 평일이라 그런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네요 하는 말로 내가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 그리고 좀 더 많은 대학생들이 관심을 가졌으면 바람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그러자 그분이 말씀하시길 ‘지금 대학생들은 자기 코가 석자인데 어떻게 밀양까지 관심을 두겠어요.’ 안타까운 말이다. 취업, 학점, 토익, 스펙 이라는 4가지가 없이는 인생이 망할 것이라고 협박하는 세상에서 어떻게 다른 것들을 눈여겨 볼 수 있겠나? 아프니까 청춘이 아니다. 아픈데 청춘인거다. 그리고 청춘이 지난다고 안 아프지 않을 것이다. 병은 시간이 지난다고 낫지 않는다.
밀양까지 왔는데 다른 생각이 자꾸 드는 것 같다.
2014년 4월 22일 화요일
이제 막 월요일에서 화요일로 넘어갔다. 2시간 정도 눈을 감고 새벽 3시에 일어나 신부님 한 분과 불침번을 서기위해 농성장에서 조금 떨어진 캠프로 갔다. 4월말이지만 새벽공기는 많이 차다. 솔직히 많이 피곤했다. 군대에 있을 때도 불침번이니 근무니해서 새벽에 자주 일어났지만 절대 익숙해질 수 없는 피곤함이다. 한 30분 정도가 지나자 바람이 불어서 그런 것인지, 피곤이 가셔서 귀가 어둠에 긴장한 탓인지 여기저기서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사람들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나 혼자 들은 것이 아니라 같이 계시는 신부님도 들으셨다고 하셔서 주위를 계속 살펴봤지만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어차피 한전이나 경찰들도 올라오려면 불을 키고 올 것이고 여럿이서 몰려올게 뻔하지만 혹시나 우리가 불침번 서는 곳을 돌아서 농성장으로 갈까봐 불안한 마음에 앉아있지도 못하고 계속 서성거렸다.
4시30분 쯤 꽤에엑~! 하는 소리와 함께 개들이 짖어댔다. 산속이다 보니 여러짐승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멧돼지도 있었나보다. 5시쯤 되어서 다음번 불침번 차례자들과 교대를 했다. 바람이 갑자기 많이 불어서 더 추울 것이라 생각하니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다시 내려가는 길에 보니 농성장 쪽은 밝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할머니들이 추운 산속에서, 움막에서 주무시고 계시는 소리가 들렸다. 정말 내가 불침번을 서서 할머니들이 편히 주무실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활동가들이 적은 날에는 또 불편하게 주무실 생각을 하니 아침에 떠나야 한다는 것이 맘에 걸렸다.
다시 2시간정도 눈을 붙이고 7시쯤에 일어났다. 생각보다 몸이 가뿐했다. 아침식사를 하기 전에 양치질을 하러 갔는데 수돗가로 갔다. 경사가 심한 곳이었는데 잠이 덜 깬 상태로 미끄러져서 크게 다칠 뻔 했다.
농성장으로 올라가서 할머니들께서 정성스럽게 만드신 올갱이국과 반찬들로 식사를 했다. 깨끗이 비웠다. 그리고 식사 후에는 자신이 사용한 식기는 자신이 설거지하는 규칙에 따라 사용한 식기를 설거지 했는데 생각보다 안 지켜지는 모습이 보였다.
출발하기 전에 한옥순 할머니의 말씀을 들을 기회가 생겼다. 많은 사람들이 와서 직접들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129번 농성장을 떠나면서 127번 농성장을 잠깐 들렸다. 예쁘게 꾸민 꽃밭이 지금이 봄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알리고 있었다.
2014년 4월 22일 밀양 129번 송전탑 반대 농성장에서 한옥순 할머니의 말씀에 대한 녹음기록(본 기록은 할머니의 말씀을 기본 전제로 하였으며, 추가로 더한 것은 없으며 사정상 제외한 기록은 있음을 밝힙니다.)
그러니까 난 내 재산 내 건강 지키려고 이 철탑(농성장을 말씀하시는 듯)에 들어가서 데모를 하기 시작했는데 하다보니까 우리가 알게 된게 우리 70,80 먹은 할머니들은 땅만 파묵고 사는 사람들이라서 지식도 없고 공부도 쬐께 하고 그냥 자식 놓고 인자 이렇게 살다가...
이게는 나는 고향은 아니다. 아니고 부산에서 한 30년 전에 살러왔어 부산서 우리 아저씨는 교편을 잡고 나는 큰 식당을 했어 하고 인자 아저씨가 건강이 안 좋아서 동맥경화증 그래가지고 이래저래 인자 중간에 퇴직하고 평생 모은 재산을 가지고 여기로 들어왔어 인자 건강유지하려고 이 동네는 전부 그런 사람이야 부산서 인자 몸이 안 좋아가 전부 부산서 살러오고 그런 사람들이야 그래가지고 진짜 오순도순 이 이웃에 형제같이 나눠먹고 갈라묵고 모여서 밥묵고 또 형제랑 자식들 오고 누구도 오는 사람 가는 사람 우리는 이 데모하기 전에도 누가 집을 찾아오면 밥먹이고 다 재워서 보냈어 우리마을은 그런마을이야 장수마을에다가 소문이 났어.
그래서 그렇게 오순도순 살고 있는데 어느날이 이 고압철탑이 들어온다고 하는거야 그래서 우리가 인자 이거는 들어오면 안되는 거라고 생각하고 막기 시작했는기다. 했는데 한 6년 동안은 대화를 했어 그 인자 우리 아저씨가 위원을 맡고... 나는 내가 이리 앞장 설라케서 선게 아니고 아저씨가 동맥경화증에다가 수술을 했거든? 이게 한번 쓰러지면 재생을 못해 약을 당뇨에 고혈압에 동맥경화증에 부산 백병원서 2~3년 입원도 했었어 그런데 철탑이 들어온다고 하니께 우리가 가만 있을수가 있나? 그래서 한 6년 동안은 대화를 했지 한정하고 우리주민 측하고 국회의원 조경태의원하고 가라멜수녀원(정확히 듣지를 못했지만 수녀원인 것은 확실하다.)대리인하고 수녀원 앞에도 철탑이 또 3개가 지나가는거야 그래가치해가지고 하는데 대화가 안돼 소새끼야 소 뭐 방법은 하나도 안 찾고 무조건 안된다 카는거야
6년동안을 대화를 해도 이것도 안되고 저것도 안되고 지중화 안되고 부분지중화 마을만 거치고 산으로 그냥 우리가 엄~청 양보를 많이 했어 그리고 뭐 이주시키달라 우리를 이주를 시키주고 우리가 이주를 시키주도 갈까 말깐데 이주를 시키주고 느그가라 그 한 개도 되는게 없어 아무것도 안된다캐 밀어붙이기식 그게 너무 억울한거야방법을 야들 느그 살면서 살아있는 말을 들어야돼 이 세상에 안되는 일은 없다. 나는 70을 살아오면서 한번도 이일을 하겠다 해가지고 아무리 어 사람들이 뭐 좀 힘들다 안된다 그건 자기 마음이야 마음이 진짜 중요해 그라고 말은 누구라도 할 수 있어 ‘行행’ 몸을 던져서 하면 안되는게 없어 말은 안되는 것도 있고 되는 것도 있고 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사람들이 그 말로만 된다 안된다 하지 실제 해보지 않하고 안된다 카는거야
이게 다 도둑질하는거야. 우리가 죽고 없어도 우리가 철탑을 막고 죽을지 모르지만 막고나서 살아봐야 얼마나 살겠노? 정말로 느그들이 사람들이 평화롭게 국민들이 살라면 못 사는 국민들 돌보는 그런 대통령이 되고 국회의원이 되야 하는거다
원전 더 지면 이 좁은 땅에 우리가 원전에 대해서 알아보니까 765.000볼트 이런건 사람사는데가 아니라 사막에 서야 되는 거라더라 69개 밀양만해도 당진가면 500개가 있다. 그 동네는 초토화 됐더라 이 원전 팔아먹겠다고 어제 그 교수가 말 안하드나 아무도 원전 안짓고 있다. 우리나라만 이렇게 해서 우리를 죽이려 안하나 분노가 끓어올라서 목숨을 내어놓고 막아놓고 있다. 그래야 느그들이랑 느그 후손들이 평화롭게 살지 않겠나?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이것을 못 막고 죽으면 느그는 이걸 짊어지고 데모만 하다가 대응만 하다가 이 나라가 망하겠더라고 이거는 우리가 우리대에 막아주고 우리가 그런 마음 그런 자세로 막고 있다. 경찰 3000명이 우리를 막고 있는데 우리는 죄를 지은 적이 없거든 왜 느그는 헌법을 위반하고 사람목숨을 위협하고 있다. 우리가 강도가? 총을 들었나? 칼을 들었나? 우리가 무슨 죄 짓노 내 재산 국토 지켜가겠다는데
그런데 때리면 안돼 왜 할매들이 앞장섰냐면 남자들은 이 욱하는게 있어서 때리면 안돼 그러면 우리가 무너져 그래서 우리가 산에서 4년동안 살면서 지켜온거야 우리가 끝까지 지킬끼라 너희가 많이 와야돼 우리가 이러는걸 봐야해 우리가 어떻게 막고 있는지 봐야해 너희들이 세계에 퍼뜨려야해 산을 밤에 습격할라꼬 우리가 강도가? 살인자가? 밤에 습격하려고 빨간끈을 온산에 샛길을 만들어놨다. 밤에 습격할라고 그래서 여기서 나가질 몬하고 세수도 여서하고 병원도 못가고 그래서 서울서 의사선생님이 내려와서 링겔놔주고 했다. 다음에 또 온데
이 철탑을 막으면 원전이 필요없다. 원전을 막아내야 너희가 평화롭게 살 수 있다.
내 소원 평화롭게 사는거야 내 형제 손자 오순도순 교과서에 나오자나 우린 단군의 다 후손이야 느그들이 교회를 다니는지 내는 종교가 없는데 진리를 다 통하는 기다 하느님이 다 인간을 보살펴주고 만든게 다 평화롭게 살라고 만든기야학생들이 오면 맘이 더 좋다 현장에 우리가 살아있는 이걸 봐야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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