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회견 및 공식 공동 보도자료 배포 후 3개 단체가 추가 연명해 총 16개 단체가 됨

HD현대 주주총회 앞두고 판교 글로벌R&D센터(GRC) 신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국제앰네스티의 보도자료를 참고해 주세요.

HD현대는 현대중공업이고, 작년에 사명을 변경했고 올해 HD현대건설기계를 비롯한 대부분의 계열사가 판교 신사옥으로 입주했습니다.

성명문과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활동가와 제국주의 학습모임 반격의 발언문 전문을 싣습니다. 다른 발언은 위에 링크한 국제앰네스티의 보도자료에서 확인해 주세요.


성명문

HD현대건설기계는 이스라엘 전쟁범죄와의 연결고리를 즉각 끊어내라

오늘 3월 28일 2시부터, 이곳 HD현대 신사옥 1층 아산홀에서는 HD현대의 제6회 정기주주총회가 열린다. 우리는 HD현대의 계열사인 HD현대건설기계가 이스라엘 전쟁범죄에 공모하고 있는 사실을 규탄하는 한국 시민사회단체와 개인을 대표해 오늘 이곳에 모였다.

HD현대건설기계의 굴착기가 팔레스타인인들의 가옥과 건물 등 마을을 파괴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마사페르 야타에는 약 1,150명의 팔레스타인 주민이 강제 이주위험에 처해있으며,  이들은 이미 이스라엘군이 굴착기로 이웃들의 집을 무너뜨리고 마을의 주요 시설을 파괴하는 것을 목격했다. 그리고 굴착기에는 현대의 로고가 적혀 있다. 군사적으로 점령한 땅에서 주민들을 강제 이주 시키는 행위는 제4차 제네바협약을 정면 위반하는 전쟁범죄다.

지난 3월 16일 발표된 국제앰네스티와 아랍민주주의를 위한 단체 던(DAWN)의 조사에 따르면, 2022년에 마사페르 야타에서 진행된 철거 중 총 5건에서 HD현대건설기계 굴착기가 사용되었다. 2022년 2월 15일, 이스라엘군은 현대 HX330AL 크롤러 굴착기를 사용해 마사페르 야타 내 칼렛 알 마야(Khallet al-Mayah) 마을의 집 한 채와 물탱크를 파괴됐고 일가족 6명을 내쫓았다. 2022년 7월에는, 현대 HW210 휠 굴착기 한 대와 HX330AL 크롤러 굴착기 한 대가 이스라엘군이 움쿠사(Umm Qussa) 마을의 집 두 채를 파괴하는 데 각각 이용되었으며, 이로 인해 최소 9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집을 잃었다. 이러한 모든 사례에서 굴착기에 현대의 로고와 이스라엘 내 HD현대건설기계 중개업자인 이스라엘 회사 에프코(EFCO)의 브랜드 스티커가 확인됐다.

이와 같은 전쟁범죄와의 연결은, HD현대건설기계가 바로 이 철거가 진행 중이던 2022년 7월 20일 대대적으로 발표한 인권경영 실천규정에 비춰볼 때 더욱더 실망스럽다. 이 문서에서 HD현대건설기계는 “경영활동과 관련해 어떠한 형태의 인권침해도 거부한다”고 주장하면서, “지역주민의 인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유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지난 2023년 1월 27일 국제앰네스티는 HD현대건설기계가 국제적 의무와 자사 규정을 위반했다는 우려를 표명한 서한을 전달했다. 이에 HD현대건설기계는 2월 2일 답변에서, “현대건설기계는 인권 존중의 의무를 준수하고 있고, 유엔 이행원칙을 증진하고 있으며, 이스라엘 정착촌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HD현대의 장비가 마사페르 야타의 건물 파괴에 사용된 것과 관련한 질의에는 아무런 답변을 제공하지 않았고, 2월 6일 다시 한번  질문한 서한에 대해 오늘 시점까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유엔 ‘기업과 인권 이행원칙’은 기업이 활동하는 모든 곳에서 인권을 존중할 책임이 있다고 밝힌다. 이는 기업이 직접 인권침해에 관여하지 않을지라도 자신의 활동, 제품, 서비스와 연관된 모든 인권 피해를 예방, 대처, 완화, 구제하려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기업은 또한 인권을 준수하는 고객사에만 제품을 판매하도록 유통업체에 요구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 의무는 HD현대건설기계, 에프코(EFCO) 및 이스라엘군을 연결하는 정확한 계약 없이도 적용된다.

군사점령을 포함한 무력분쟁 상황에서 기업은 국제인도법을 존중해야 한다. 강제 이주와 위법한 철거는 민간인에 대한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공격에 해당하며, 제4차 제네바협약과 로마규정이 규정하는 전쟁범죄이자 반인도적 범죄에 해당한다. 기업 행위자가 상황을 알면서도 반인도적 범죄에 상당 부분 기여하는 실질적 지원을 제공하는 경우, 그러한 범죄의 조력 및 지원에 대해 형사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또한 이스라엘의 마사페르 야타 가옥 파괴행위는 팔레스타인 주민이 주거권을 포함한 적절한 생활수준을 누릴 권리를 침해한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점령지역의 점령 당국으로서 이러한 권리를 존중 및 보호할 의무가 있다.

HD현대건설기계는 실사 절차를 통해 자사 제품이 인권침해와 연관되는 것을 예방하지 못했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HD현대건설기계는 인권 실사 절차를 개선하라
하나, 국제인도법 및 국제인권기준에 준하는 권리가 보장될 때까지 이스라엘 중개업체와의 사업관계를 중단하라

2023년 3월 28일

HD현대건설기계의 굴착기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옥파괴에 사용되고 있음을 규탄하는 한국시민사회 일동

구속노동자후원회 Committee to Support Imprisoned Workers
국제민주연대 Korean House for International Solidarity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Amnesty International Korea
기업과인권네트워크 KTNC Watch
남북평화재단 Korea Peace Foundation
다른세상을향한연대 Solidarity for Another World
반제국주의학습모임 반격 Anti-Imperialist Study Group ‘Fightback’
서울인권영화제 Seoul Human Rights Film Festival
아디 Asian Dignity Initiative
인권운동사랑방 SARANGBANG Group for Human Rights
전쟁없는세상 World Without War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Network for Glocal Activism
참여연대 People’s Solidarity for Participatory Democracy (PSPD)
팔레스타인평화연대 BDS Korea
플랫폼씨 Platform.c
피스모모 Peacemomo

발언문

팔레스타인평화연대 뎡야핑

오늘 우리는 이스라엘 점령당국이 피점령지인 팔레스타인 마을 ‘마사페르 야타’를 인종청소하는 데에 HD현대의 건설장비가 사용되는 것을 규탄하려고 모였다. 그런데 HD현대의 장비는 원주민 인종청소에만 쓰이는 게 아니다. 이렇게 인종청소한 땅으로, 이스라엘 점령당국이 자국 주민을 이주시켜 불법 정착촌을 만드는 데에도 HD현대의 장비가 쓰이고 있다.

그런데 HD현대는 원주민 인종청소에 자사의 장비가 쓰인다는 문제제기에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불법 정착촌 건설에 쓰인다는 지적에는 아니라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

2016년 3월 24일에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결의안 31/36을 채택해 모든 회원국이 “점령지 팔레스타인과 관련해 ‘기업과 인권 이행지침’을 실행할 것”을 촉구하고, 인권최고대표에 “정착촌 건설 및 확장을 직간접적으로 조장하거나 이를 통해 이윤을 내는” 모든 기업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것을 요청했다.

사진에서 보듯 바로 그 5일 뒤에도, 피점령지인 동예루살렘에서 불법 정착촌 건설 현장에 현대 장비가 사용되고 있다. 현대 장비가 사용되는 이런 사진과 기사는 구글에서 몇 분만 검색해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렇게 2016년에 채택된 결의안에 따라 인권최고대표사무소에서 2020년 2월에 정착촌 건설에 공모하는 기업 112개를 발표했는데 여기에 HD현대가 빠져 있었다. 전 세계가 어리둥절했다. 같은 사례에 해당하는 영국기업 JCB는 있었기 때문에 이상한 일이었다. HD현대가 빠진 이유는, 점령 공모 기업 데이터베이스를 발표하기 전에 유엔이 HD현대에 소명 기회를 줬는데, 이때 현대가 자사의 장비는 정착촌 건설에는 사용되지 않는다고 답한 것이다. 그렇게 답변해서 2020년 데이터베이스에서 빠진 뒤에도 사진에서 보듯 불법 정착촌 건설 현장에 사용되는 게 언론에 버젓이 보도됐다. 그런데도 최근 국제엠네스티의 질의에도 또 다시 거짓말로 답변한 것이다.

사실 이미 2012년에 유엔의 팔레스타인지역인권 특별보고관 리처드 포크가 HD현대를 콕 집어서 불법 정착촌 확장에 현대 장비가 사용되고 있고, 이것은 불법이라고 얘기했다. 그래서 전 세계에서 HD현대 문제에 관심 가져 왔다. 팔레스타인 주민들도 한국 시민사회에 현대에 문제제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에 응답해서 팔레스타인평화연대는 2012년 조사에 착수했고, 2013년 1월에는 현대에 질의문을 보냈지만 “민간용으로 공급되지 군용으로 공급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았다. 하지만 마사페르 야타 마을을 통채로 부수는 것도, 불법 정착촌을 건설하는 것도 이스라엘 국방부 산하 군사정부의 관할이다.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의 군사점령 하에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스라엘 점령당국의 이 모든 행위는 전쟁범죄에 상응한다.

만에 하나 십 년 전 답변 당시 HD현대가 몰랐다손 치더라도, 지금은 아니다.

HD현대건설기계는 작년 「인권경영 실천 규정」을 개정해 “인권경영 강화에 앞장서겠다”며 자사의 제품으로 인권 침해를 당한 이들이 진정을 제기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놨다. 마사페르 야타 주민들은 이해당사자로써 인종청소에 HD현대의 건설기계가 사용되는 걸 멈춰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HD현대는 알고 있다. HD현대가 답할 시간이다.

 

반제국주의 학습모임 반격 조직국장 전서현

이스라엘 점령 당국은 건국 연도인 1948년을 전후로 이 순간에도, 완전한 팔레스타인 식민 지배를 위한 인종청소를 자행하고 있습니다.

그중 오랜 기간 팔레스타인인들이 오랫동안 공동체 생활을 이어온 마을군인 마사페르 야타는 1979년 이스라엘군이 자의적으로 ‘군사훈련 구역’, ‘사격 구역’으로 선포한 이래 모진 표적이 되어 왔습니다.

군인과 정착민들의 끊임없는 공격으로 집과 학교, 기타 기반 시설이 철거될 뿐 아니라, 주민들은 다른 세계, 지역으로부터 거의 완전한 고립 상태에 놓여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나 이 대대적인 식민화는 이스라엘 점령 당국만이 일궈온 것이 아닙니다.

HD현대의 계열사, HD현대건설기계의 굴착기 역시 식민지 프로젝트에 든든한 사업파트너로 일조합니다.

그 덕분에 대략 마사페르 야타에 사는 약 1,150명은 삶의 터전을 잃을 위기에 놓였습니다.

군사훈련 구역이라는 명분으로 팔레스타인인 대다수의 건축 허가 요청을 거부하고, 실탄을 쏘고, 허물어진 집의 임시 거주지마저 싹쓰는 데 HD현대건설기계의 중장비가 쓰이고 있단 말입니다.

이는 HD현대건설기계의 허울뿐인 인권경영 실천 규정이나 이스라엘 정착민 활동에 대한 지원을 거부한다는 답신에의 위선도 문제적이지만, 한 세기 전만 해도 이 땅의 사람들이 당했던 일을 타지에서 반복하는 행태에 저희는 분노할 수밖에 없습니다.

HD현대건설기계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자랑하는 수출품이 일제에서 가져온 제국주의입니까, 민중의 고혈을 외면하고 이익을 불리던 친일파에게 전수받은 앞잡이질입니까?

최철곤 사장이 2주 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건설기계 전시회에서 발표한 슬로건, ‘모두를 위한 안락한 내일’은 진정 모두를 위한 것이긴 한 건지 의구심이 듭니다.

안락한 내일과 점령은 공존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팔레스타인인들의 해방을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며, 이스라엘이 군사력과 법적 수단을 동원해서, 그리고 HD현대건설기계의 중장비를 동원해서 선주민의 땅을 약탈하는 데 계속 저항할 것입니다.

팔레스타인인들의 고통에서 대한민국의, 우리 역사의 고통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HD현대건설기계는 당장 이스라엘에서 사업 철수하고, 식민화 공모자로서의 책임을 톡톡히 지십시오.

그 굴착기의 날카로운 이빨도 팔레스타인인들과 국제적인 연대의 결의는 절대 파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진보넷 활동가기도 하다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