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적인 휴전으로는 부족하다
집단학살 중단하고 식민지배 종식하라!

가자지구.
언론인은 허용되지 않는다.
인권 감시 기구는 허용되지 않는다.
국제 조사관은 허용되지 않는다.
구호 단체는 엄격히 제한된다.
피해자 본인 외에는 목격자가 없다.
– 유엔 팔레스타인 인권 특별 보고관

이스라엘이 가자 주민을 “인간 동물”이라 부르며 가자지구를 완전히 봉쇄해 물과 음식, 의약품과 전기, 연료를 끊고 무차별 집단학살을 시작한 지 7개월차에 접어들었다. 미국과 유럽 정부 들의 쉼없는 무기 공급과 외교적 엄호 속에 이스라엘은 가자 주민 3만 5천 명을 학살했다. 폭격된 건물 잔해에 깔려 수습되지 못한 시신, 이스라엘이 조장한 기아와 탈수, 전염병으로 사망한 주민을 더하면 가자지구 주민 2%가 더 이상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살해된 아동은 1만 5천명에 달한다. 부모님과 두 다리를 잃고 첫번째 폭격에서 살아남은 12살 두니아는 치료 받던 병원을 덮친 두 번째 폭격에 결국 목숨을 잃었다. 가족이 모두 살해된 자동차 안에 갇혀 살려달라며 울던 6살 힌드는 마침내 점령군의 진입 허가를 받아 현장에 온 구급대원 두 명과 함께 살해됐다. 의사가, 기자가, 선생님이, 연예인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진 아동들이, 갓태어나 꿈을 가질 새도 없던 아기들이 학살되고 있다. 살아남은 아동 2만 5천명은 돌봐줄 부모가 없고, 매일 10명의 아동이 마취제 없이 팔다리 절단 수술을 받는다.

이스라엘은 가자 공격 첫주부터 민간인 거주지를, 특히 병원과 UN학교를 폭격했다. 200일간 폭탄 7만 5천 톤을 쏟아부어 38만채 주택을, 32개 병원과 53개 보건소를, 412개 학교와 대학을, 556개 이슬람 사원을, 3개 교회를, 206개 유적지와 문화재를 파괴했다. 우주에서 보는 푸르른 지구에서 이제 가자지구만 온통 잿빛이다.

이스라엘은 국제 언론의 가자지구 진입을 금지한 후, 가자 주민으로만 구성된 현장의 기자 143명을 살해했다. 구호품을 실은 트럭 수천 대를 이집트 국경에 멈춰 세워 가자 주민을 굶겨 죽인다. 구호품을 기다리던 주민은 수백명씩 총포에 학살당하고, 서양 정부가 공중에서 떨어뜨린 구호품에 깔려 죽는다. 점령군이 수 주간 군사작전을 벌인 뒤 철수한 병원마다 수 백 구의 시신이 묻힌 거대한 집단 무덤이 드러난다. 아니, 이미 가자지구 자체가 거대한 집단 무덤이 된 지 오래다.

인공지능까지 도입한 이번 집단학살이 전례 없는 규모임은 분명하지만, 76년간 일관된 식민지배 정책의 일환인 것도 사실이다. 그것은 팔레스타인 원주민을 인종청소한 땅 위에, 유럽에서 이주해 온 유대인만을 위한 국가를 건설한다는 것이다. ‘시온주의’라 불리는 이 식민주의 기획을 시작한 것은 유럽 제국주의 식민 국가들이다. 때문에 지금 미국과 유럽이 모든 보편 인권 원칙과 국제법을 무너뜨리면서까지 이 집단학살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식민지배를 끝장낼 해방 운동에 함께 해 달라는 팔레스타인의 요청에 연대 투쟁으로 응답하자

팔레스타인 원주민은 식민지배에 맞선 독립 운동을, 나아가 해방 운동을 쉼 없이 전개해 왔다. 또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백인 우월주의 아파르트헤이트 철폐 운동, 미국의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BLM) 운동에 함께 하는 등 전 세계 곳곳의 해방 운동에 동참해 왔다. 팔레스타인 민중은 정의를 쟁취하는 행동에 함께 해 줄 것을 전 세계에 호소했고,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민중의 연대는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요르단에서, 이집트에서, 미국 대학 캠퍼스에서, 노동자와 학생들은 수백명씩 체포당하며 자국 정부에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에 동참하지 말 것, 이스라엘을 제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전 세계 활동가들이 직접 행동에 나서 항구와 철도를 봉쇄하며 집단학살을 가능하게 하는 무기 수출, 나아가 자본주의 체제를 멈추려 하고 있다. 미국 최대 규모의 전미자동차노조(UAW)는 이스라엘 관련 사업체에서 투자 철회할 것을 결의했다. 전 세계 흐름이 바뀌고 있다. 그 어떤 여론조사를 봐도, 이스라엘 유대인들 외에 전 세계 민중의 압도적 다수는 이스라엘을 규탄한다.

한국도 작년 10월 시민사회노동 단체들이 모여 ‘팔레스타인에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을 구성해, 현재 170개 공동주최 단체가 이스라엘의 집단학살과 식민지배 종식을 요구하며 행동하고 있다. 일터의 현장 조직이든, 개인들이 모인 동아리든, 학살 전쟁을 반대하는 어느 조직에나 긴급행동 가입은 열려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를 마지막 피난처로 지정했고, 그래서 라파에는 140만 피난민이 밀집해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라파에도 폭격을 지속했고, 이에 더해 대규모 지상군을 투입해 대대적으로 공격하겠다며 침공 날짜를 계산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연대 행동이 절실하다. 집단학살이 장기화되고 서양 정부의 흔들림 없는 이스라엘 엄호 속에 좌절감과 무력감을 느끼기 쉽다. 하지만 우리에겐 승리의 경험이 있다. 전 세계 민중들이 힘을 모아 남아공 아파르트헤이트를 철폐했던 경험이 있다.

무엇보다 팔레스타인 민중은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싸우고 있다. 이 싸움도 결국은 승리할 것이다. 승리하는 투쟁에 함께 하자.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170개 단체)

진보넷 활동가기도 하다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