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의 주미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현역 공군 아론 부시넬(Aaron Bushnell, 25세)이 “집단 학살에 더는 공모하지 않겠다”며 분신했습니다. 몸에 불을 붙인 후엔 “팔레스타인에 해방을” 반복해서 외쳤습니다.

“저는 극단적인 항의 행동을 하려 합니다. 하지만 식민자들의 손에 팔레스타인인들이 겪고 있는 일에 비하면 전혀 극단적이지 않습니다. 이 극단성은 우리 지배계급이 정상이라 결정한 것입니다.”

“우리는 자문하곤 합니다. 내가 노예제 때 태어났다면 난 뭘 했을까? 짐 크로우 시대 남부에서 태어났다면? 아파르트헤이트라면? 우리 나라가 집단학살을 자행했다면 난 뭘 했을까? 답은 바로 지금, 당신이 하고 있는 바로 그것입니다.”

언론은 그가 이스라엘과 미국의 가자 주민 집단학살에 저항했다는 사실을 헤드라인에서 제외하고 있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론 부시넬 유언 중

“이렇게 떠나서 동생과 친구들에게 미안해. 물론 진심으로 미안하다면 안 그랬겠지. 하지만 이 체계(machine)는 피를 필요로 해. 이 중 어느 것도 공평하지 않아.”

“내 유해가 화장되면 좋겠어. 내 몸은 이 세상 어디에도 속하지 않으니까, 재가 뿌려지거나 유해가 묻히는 건 원치 않아. 팔레스타인인이 자신들의 땅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으면, 그 땅의 원주민들이 허락해 준다면,  내 재가 해방된 팔레스타인에 뿌려졌으면 해.”

출처: Memories of Aaron Bushnell

 

그는 혼자가 아니다
아론 부시넬을 기억하라
참전 용사들은 말한다: 팔레스타인에 해방을!

미국의 참전 군인들은 군복을 불태우며 이스라엘의 가자 학살에 항거하며 분신한 아론 부시넬과 팔레스타인 주민들에 연대하는 시위를 가졌습니다. 아론의 유지를 잇는 연대 집회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활동가 보리의 추도글

“제 이름은 애런 부시넬입니다. 저는 미 공군의 현역 군인이며 더 이상 집단학살에 공모하지 않겠다고 선언합니다.”

이번 주 일요일 미국 이스라엘 대사관 앞으로 가는 자신의 모습을 라이브 스트리밍을 시작하며 부시넬이 남긴 말입니다. 주요 언론사에 시위를 할 것이라고 알리고 차분하게 말을 하며 걷습니다.

“저는 곧 극단적인 항의 시위를 하겠지만, 팔레스타인인들이 식민주의자들의 손에 의해 경험한 것과 비교하면 전혀 극단적이지 않습니다. 그들이 겪고 있는 것은 우리의 지배계급이 정상적인 것이라고 결정한 것입니다.”

‘극단적인 항의 행위’라는 말이 튑니다. 지난 해 말에 같은 이스라엘 영사관 앞에 한 여성이 팔레스타인 국기를 두르고 분신을 하고 끝내 사망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누구였는지 왜 분신을 했는지 보도가 되지 않았으며, 분신을 한 사실조차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영사관이 위치한 아틀란타시의 경찰서장은 기자회견에서 ‘위협은 없다. 극단적인 항의 행위였던 것 같다.’고 보고했고 부시넬은 이를 인용한 것입니다.

이어 군복을 입은 부시넬은 카메라 앞에서 분신을 합니다.

불에 탄 부시넬이 땅에 쓰러져 있습니다. 정부요원들이 부시넬에 붙은 불을 끄려고 합니다. 다른 요원은 부시넬에게 총을 겨눕니다. 불을 끄려는 요원은 다른 요원에게 외칩니다. “총이 아니라 소화기가 필요하다고!” 부시넬이 짚은 정상상태를 집약되어있는 장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문제가 생기면 더 많은 폭력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지난 일주일 동안 이 분신에 대한 생각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미국의 전쟁기계에 복무하고 있던 부시넬에만 집중하는 것이 맞나, 이스라엘의 집단학살로 팔레스타인인 3만 여명의 사망자 모두 열사로 호명되는데 왜 이들에 대해서는 같은 울림을 느끼지 못했을까 죄책감도 들었습니다.

팔레스타인의 절망적인 상황을 보면서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을 멈추게 할 수 없는 무력감이 드는 심정을 공감하지 못할 바도 아닙니다. 하루하루 또 몇 명이 죽었는지, 이스라엘 군과 시민들이 어떤 반인륜적 범죄를 저질렀는지 소식이 들려오면 외면하고 싶기도 합니다.

그러나 주체는 살아서 후일을 도모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자결은 결국 고립의 절망이 낳는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러니 분신을 투쟁의 전술로 절대 긍정할 수 없습니다. 부시넬도 자신의 행위의 극단성은 팔레스타인인이 겪고 있는 것에 비할 바 없다고 얘기했듯, 분신의 의미를 분신을 한 당사자에게만 집중할 수 없을 것입니다.

다음은 부시넬이 자신의 분신을 라이브스트리밍하는 트위치 주소를 공유하기 위해서 페이스북에 남긴 말입니다:

“우린 자문하곤 합니다. 내가 노예제도 때 태어났다면 무엇을 했을까? 짐 크로우 시대의 미국 남부에 태어났다면? 아파르트헤이트라면? 우리 나라가 제노사이드를 자행하고 있었다면? 답은 바로 지금, 당신이 하고 있는 바로 그것입니다.”

집단학살을 목도하고 있는 지금, 저 역시 더 이상 공모하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