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미정 연구원은 팔레스타인 문제를 주제로 하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라말라지역에서 1년여간의 현지 연구활동을 경험했으며, 현재는 한국외국어대 중동문제연구소에서 중동문제를 계속 연구하고 있다. 최근 ‘팔레스타인 땅, 이스라엘 정착촌’이라는 저서를 내기도 했다.
2002년에 팔레스타인 점령지 서안지역에서 연구소와 대학을 오가면서 연구를 했었다. 그 때 팔레스타인 현지인들의 삶을 봤을 때 가장 그들에게 고통스런 문제는 검문소였다. 2002년 당시에 172개의 검문소가 서안지구와 가자지역에 건설되어 있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한 블록을 지날 때마나 검문소에서 수없이 많은 시간들을 기다려야 하고, 또 통과가 허용되지 않으면 다른 마을로 이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그들의 삶을 가장 고통스럽게 하는 요소였다. 그런데 검문소는 그 이후에도 계속 증가되는 추세에 있다.
이스라엘은 서안과 가자지구에 23만, 동예루살렘 지역에 20만 등 40만 이상의 자국민을 정착촌을 건설하면서 이주시키고 있다. 그리고 그 정착민을 보호하기 위해서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는데, 정착촌이 이스라엘 군대의 주둔을 합리화시키는 구실이 되고 있다. 또한 정착민을 위해 정착촌과 이스라엘을 연결시키는 관통시키는 도로를 건설하고 있는데, 이 도로가 팔레스타인 지역을 분리시키고 고립시키고 있으며, 팔레스타인의 연결성을 파괴하고 있다.
관통도로와는 다른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위한 간선도로라고 하는 것이 있는데, 검문소가 수도 없이 많이 건설되어 있다. 이러한 검문소와 관통도로는 서안지구 이스라엘 정착민을 보호하기 위한, 그들의 생활의 편리를 위한 것들일 뿐이다.
팔레스타인 문제의 핵심은 바로 이스라엘 정착민들의 존재에서 비롯되고, 이스라엘이 그들을 빌미로 해서 점령을 계속해 나가는데 있다고 볼 수 있다.
정착촌들은 주로 팔레스타인 도시의 주변지역에 있다. 팔레스타인 마을들을 둘러싸고 언덕위에 아주 좋은 곳에 멋진 집을 지어서 정착민을 이주시키고, 막대한 혜택을 주고 있다. 집을 거의 무료에 가깝게 제공해주고, 직업도 제공하고 있다. 유럽이나 러시아 등 외국에서 이스라엘 이러한 경제적인 지원에 힘입어 계속 이주해오고 있다. 통계적으로는 잘 모르겠지만 미국에서도 많이 들어온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렇게 이주민들이 팔레스타인 지역으로 들어오는데 반해서, 팔레스타인 현지인들은 약 400만정도가 요르단, 시리아, 레바논 등 팔레스타인 외부지역에 난민으로 있으며, 팔레스타인 지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현재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난민 400만, 서안지역에 약 250만, 가자지역에 120만이 존재하고 있다. 이스라엘 전제인구 650만임을 볼 때 활발한 이주정책을 폈음에도 인구비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난민을 절대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이주민들을 팔레스타인 지역에 정착시키려고 노력하고 있고, 그들의 존재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는 아주 고통스러운 생활을 하도록 만들고 있다.
한가지 예를 들자면 2002년에 동예루살렘에서 라말라 근교에 있는 대학을 오간적이 있다. 30분정도면 갈 수 있는 거리인데, 네 개의 검문소를 거치면서 검문소마다 차를 갈아타야 하기 때문에 두시간 30분이 걸린다. 그런데 검문소를 지나 차를 타더라도 차가 다 찰 때까지 기다려야 하고, 차가 타 차도 어떤때는 통과시켜 주지 않아 되돌아가야 하는 때도 있었다. 이 것이 일상이다. 그리고 그 검문소에는 이스라엘 군인들이 항상 방아쇠를 당길 수 있는 자세를 취하고 있고 탱크가 있는 경우도 종종 있다.
또 한번은 저녁 때 나블루스로 들어가기 위해 검문소에서 팔레스타인인들과 함께 기다린 적이 있었다. 이스라엘 군인들은 외국인들에 대해서 비교적 우호적이다. 이스라엘 군인들이 어둠 속에서 후레쉬를 내게 비추자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외국인이기 때문에 미리 통과시켜주려는 것이다고 해서 그런 줄 알고 일어서서 다가가는데 10미터쯤 가자 총알이 날아왔다. 다행이 조준사격은 아니어서 비켜갔지만 죽는 줄로만 알았다. 그래서 정지를 하고 항의를 했더니 이스라엘 군인이 “나의 실수다”라고만 대답하고 돌아가라고 해서 다시 줄을 섰다가 도저히 가슴이 떨려 있을 수가 없어 택시를 타고 다른 검문소로 갔다.
그 검문소에서 택시를 타고 기다리고 있는데, 이스라엘 군인이 팔레스타인 기사에게 창문을 내리라고 하고는 갑자기 기사의 뺨을 때리기 시작했다. 왜그러는지 몰라 어리둥절해 있는데 군인들이 내리라고 해서 내렸다. 왜 때리느냐고 했더니 “그냥 때린다”, 이유가 뭐냐라고했더니 “나도 모른다”고 대답했다. 그러고는 택시기사의 운전면허증을 뺏어서는 가지고 가버렸다. 너무 당황스러워서 나블루스로 들어갔는데, 택시기사에게 택시비 주는 것을 잊어버렸다. 택시 기사는 우리 때문에 뺨을 맞고, 운전면허증도 뺏겼는데 택시비도 주지 못해 지금도 생각하면 너무 미안하다.
이런 모습들이 특별한 일이 아니라 검문소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일상이다.
나블루스, 헤브론, 제닌, 툴칼렘 등 팔레스타인 자치도시들을 에워싸고 검문소들이 포위를 하고 있어서 검문소를 통과하지 않으면 이웃마을로 갈 수가 없고, 또 도시들끼리 연결이 되어 있지가 않다. 따라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이스라엘의 거대한 감옥에서 살고 있는 것이고, 이스라엘 검문소와 도시를 둘러싼 언덕에 있는 이스라엘 정착촌들의 감시하에 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문제의 핵심은 정착촌 문제이다. 정착존이 다른 모든 해결되어야 할 문제에 앞서서 해결되어야 한다. 이 것이 해결되지 않으면 팔레스타인 미래는 없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많은 협상과 회담을 해도 정착촌이 철거되지 않으면 팔레스타인의 평화는 올 수가 없다.
그리고 팔레스타인에 있는 친구가 한국인들에게 이런 메시지를 전해왔다.
첫째, 이스라엘 감옥에는 7,500명의 팔레스타인 정치범들이 있다. 그런데 이들은 굉장히 열악한 상황에서 처해있다. 이들을 기억해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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