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브론에 다시가다.
죽음의 도시 같던 헤브론에 다시 왔다.
얼마전에 왔을땐 올드시티만 봐서인지, 정말 죽음의 도시 같다고 생각했는데 다시와서 다른 마을을 둘러보니까, 이곳도 사람사는 곳인지라 생기가 느껴진다.
동행한 사람들이 해대는 빠른영어에 정신이 하나도 없다. 숙소 옆집에 사는 애가 놀러왔다. 자기네 집에 가서 잭키챙 영화를 같이 보잖다. 뭐 그 지루한 영화를 볼 마음은 없지만, 일단 이 영어로 부터 내 귀와 마음을 쉬게 해줘야 할 것 같아서 쫄레쫄레 따라나섰다.
거기서 그 애의 형 모하멧과 어머니를 만났다.
모하멧의 다른 동생이야기....
모하멧에게 18살된 동생이 있는데, 머리가 이상하단다.
기억력이 아주 짧아서 뭔가를 사러 가게에 갔다가도 내가 왜 여기 있냐고 오히려 가게 주인에게 묻는단다.. 영화 메멘토 같은...
동생이 이스라엘 군인에게 머리와 다리에 총을 맞아서 그렇단다.
이유를 묻고 싶은데, 약간은 겁이 난다.
사실 15살 아이가 머리와 다리에 총을 맞을 이유가 뭐가 있을까?
3년전 이스라엘 탱크 구경했다고 갑자기 퓽~퓽!!
군인이 남동생에게 총을 쏘더란다.
그게이유다.
집앞을 지나가는 탱크가 신기해서 따라가 구경한 것이 15살 아이가 머리와 다리에 총을 맞은 이유다.
이유라는 단어를 사용하기엔 뭔가 어색하다. 보통은 이유라는 단어를 쓰고 말을 할떈 어느정도의 개연성이나 논리 비슷한, 뭐 그런게 뒤를 따라오는 문장이어야 하는데.....
.......
길에서 거꾸러져 강간당하고 삶에서 마음을 놓아버리는 것...그런것..
길에서 탱크를 쳐다봤다고 총을 맞고 긴 기억 기능을을 상실해 버린것...그런것...
납치당해서 속아서 전쟁터에서 남자 군인들의 성노예가 되어 버린것....그런것....
가난해서 원한는 삶의 길을 포기해 버리게 되는것.....그런것...
.......
모하멧 동생이 긴 기억 기능을 상실해 버린게 정말 단순히 뇌 손상만의 이유일까? 어이없는 상황에 대한 정서적 쇼크 때문일꺼라고 상상한다면 좀 오바일까...
오바이든지 말든지......
어쩄거나 팔레스틴엔 보나마나 장애인들이 정말 정말 많을 텐데... 그 사람들의 인권은 어디서 이야기를 하고 있나...
이스라엘 물러가고, 쌓아올린 높은벽 무너뜨려야 한다는 목소리에 가려서 장애인들 인권얘기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나오고 있을까?
아주 천천히 부는 바람소리 처럼 들릴듯 말듯하더라도 침묵당하거나 침묵하지 않고 어디선가 그 소리가 나오고 있었으면.
이해받지 못하고 '큰'목소리에 묻혀 '중요한' 집회장에서 그 말들이 그냥 떠밀려 떠밀려 굴러다닌데도......
(2004. 11.20)
글 : 반다
죽음의 도시 같던 헤브론에 다시 왔다.
얼마전에 왔을땐 올드시티만 봐서인지, 정말 죽음의 도시 같다고 생각했는데 다시와서 다른 마을을 둘러보니까, 이곳도 사람사는 곳인지라 생기가 느껴진다.
동행한 사람들이 해대는 빠른영어에 정신이 하나도 없다. 숙소 옆집에 사는 애가 놀러왔다. 자기네 집에 가서 잭키챙 영화를 같이 보잖다. 뭐 그 지루한 영화를 볼 마음은 없지만, 일단 이 영어로 부터 내 귀와 마음을 쉬게 해줘야 할 것 같아서 쫄레쫄레 따라나섰다.
거기서 그 애의 형 모하멧과 어머니를 만났다.
모하멧의 다른 동생이야기....
모하멧에게 18살된 동생이 있는데, 머리가 이상하단다.
기억력이 아주 짧아서 뭔가를 사러 가게에 갔다가도 내가 왜 여기 있냐고 오히려 가게 주인에게 묻는단다.. 영화 메멘토 같은...
동생이 이스라엘 군인에게 머리와 다리에 총을 맞아서 그렇단다.
이유를 묻고 싶은데, 약간은 겁이 난다.
사실 15살 아이가 머리와 다리에 총을 맞을 이유가 뭐가 있을까?
3년전 이스라엘 탱크 구경했다고 갑자기 퓽~퓽!!
군인이 남동생에게 총을 쏘더란다.
그게이유다.
집앞을 지나가는 탱크가 신기해서 따라가 구경한 것이 15살 아이가 머리와 다리에 총을 맞은 이유다.
이유라는 단어를 사용하기엔 뭔가 어색하다. 보통은 이유라는 단어를 쓰고 말을 할떈 어느정도의 개연성이나 논리 비슷한, 뭐 그런게 뒤를 따라오는 문장이어야 하는데.....
.......
길에서 거꾸러져 강간당하고 삶에서 마음을 놓아버리는 것...그런것..
길에서 탱크를 쳐다봤다고 총을 맞고 긴 기억 기능을을 상실해 버린것...그런것...
납치당해서 속아서 전쟁터에서 남자 군인들의 성노예가 되어 버린것....그런것....
가난해서 원한는 삶의 길을 포기해 버리게 되는것.....그런것...
.......
모하멧 동생이 긴 기억 기능을 상실해 버린게 정말 단순히 뇌 손상만의 이유일까? 어이없는 상황에 대한 정서적 쇼크 때문일꺼라고 상상한다면 좀 오바일까...
오바이든지 말든지......
어쩄거나 팔레스틴엔 보나마나 장애인들이 정말 정말 많을 텐데... 그 사람들의 인권은 어디서 이야기를 하고 있나...
이스라엘 물러가고, 쌓아올린 높은벽 무너뜨려야 한다는 목소리에 가려서 장애인들 인권얘기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나오고 있을까?
아주 천천히 부는 바람소리 처럼 들릴듯 말듯하더라도 침묵당하거나 침묵하지 않고 어디선가 그 소리가 나오고 있었으면.
이해받지 못하고 '큰'목소리에 묻혀 '중요한' 집회장에서 그 말들이 그냥 떠밀려 떠밀려 굴러다닌데도......
(2004. 11.20)
글 : 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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