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시인 모하메드와 하쉬하쉬, 한국 NGO활동
팔레스타인에서 온 두 명의 시인이 한국의 NGO 활동가들과 만났다. 지난 6일 서울 아현동 민족문학작가회의 사무실, 팔레스타인의 시인이자 소설가인 자카리아 모하메드(55)와 시인 마흐무드 아부 하쉬하쉬(34)씨가 한국의 국제 인권단체 활동가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두 시인은 지난 1일부터 3일간 제주에서 열린 '전국민족문학인대회'와 '세계작가와의 대화'에 초청돼 한국을 방문했다. 모하메드씨는 한국 방문이 두 번째로 최근 실천문학 봄호에 팔레스타인에 사는 아랍인 시인의 삶과 감상을 적은 '취한 새'라는 산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쉬하쉬씨는 시인이자 팔레스타인 라말라에 있는 카탄재단에서 문화 및 과학 프로그램의 코디네이터로 근무하고 있다.
두 시인은 매주 화요일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인권을 위해, 고립장벽 건설 중단과 불법점령 중단을 요구하며 평화시위를 벌이는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등 한국의 활동가들을 만나 반가움을 전하고 7월에 열릴 국제적인 대규모 평화시위에 동참을 요청하기도 했다.
"2002년 2차 봉기가 일어난 후 국제 정세로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희망이 없다. 그러나 우리의 유일한 희망은 바로 사람들이다." 하쉬하쉬씨는 "어디에 있거나 팔레스타인의 문제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들, 이스라엘의 정책에 문제점을 느끼고 자기 정부에 압력을 넣는 사람들이 우리의 희망이 되어 준다"고 말했다.
하쉬하쉬가 일하는 카탄재단은 어린이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지원이나 젊은 문화예술가나 과학자에 대한 지원, 팔레스타인 영화인을 위한 교육 및 아카이브 구축 등의 활동을 벌이는 곳이다. 그는 팔레스타인에서 시민단체의 활동은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질적 국가와 정부가 없는 상태에서 아무도 팔레스타인을 돌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또 "NGO 활동을 통해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세계로 여는 문을 만들 수 있었다"며 "물리적, 신체적, 경제적, 정치적 봉쇄 상황에 있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NGO 교류는 유일한 통로"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팔레스타인 NGO들에도 내부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고 한다. 해외의 원조를 너무 많이 받다보니 애초의 목적이 변질되는 현상이 간혹 나타나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가 일하고 있는 카탄재단 같은 곳은 그래서 자체 구좌를 통해 직접 후원을 받고 있다고 한다.
자카리아 모하메드는 실천문학 봄호에 '취한 새'라는 제목의 산문을 발표했다. '취한 새'에서 모하메드는 "2004년 말 인도네시아를 덮친 '땅의 분노'가 이 땅 팔레스타인을 덮치지 않은 것이 이상한 일"이라며 글 문을 열고 있다.
그는 새해 이맘 때가 되면 먼지 쌓인 이 땅을 며칠만이라도 덮어 줄 하얀 눈이 내리길 기다리며, 북극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냄새를 맡는다고 고백한다. 아라파트의 사망, 25만발의 폭탄이 하루만에 도시에 퍼부어진 82년 여름날의 끔찍한 기억, 역사의 뿌리를 잘라내는 고통을 강제하는 '이주'의 현장 등 팔레스타인에서 시인으로 살아가기의 슬픔이 생생히 전해지는 글이다. 그는 신화 속의 '취한 새'가 되어 행복하게 노래 부르고 싶은 꿈을 쫓고 있다 면서도, 아직 기다리는 눈은 오지 않았다고 글의 끝을 맺는다.
모하메드는 "오는 7월 팔레스타인에 대규모 손바닥 장벽 시위가 벌어질 것"이라며 한국 활동가들의 동참을 요청했다.
현재 팔레스타인에 세워진 분리장벽의 길이만 140km가 넘는다. 벽을 쌓는 것도 문제지만 이스라엘의 장벽은 애초 경계선에서 자꾸 팔레스타인 주거지역으로 밀고 들어온다. 심한 곳은 15km이상 장벽이 들어와 있다.
모하메드의 부모님 집 앞에도 현재 분리장벽이 지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는 "8m 높이의 장벽이 집 앞에 세워지면 이제 평생 노을을 볼 수 없게 된다"고 쓸쓸히 말했다. 분리장벽 덕에 부모님의 작은 땅도 밖으로 밀려났다. 이제 저녁 6시에 벽을 통과하는 문이 닫히면 그 땅에도 마음대로 들어가지 못한다고 한다.
국제법정이나 국제위원회들은 분리장벽이 불법임을 여러 차례 못박았지만, 실제 팔레스타인 내에서 그것은 어떤 영향력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오는 7월 19일은 국제법정에서 분리장벽이 불법임을 판결한 1주년으로 팔레스타인에서 대규모 평화시위가 계획되고 있다고 한다. 수많은 이들이 손바닥을 장벽 위에 올려놓는 퍼포먼스다.
8m 높이의 장벽이 손바닥의 힘으로 무너질리는 만무할 테지만, 모하메드는 한국인들도 팔레스타인에 와서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한국의 NGO 활동가들은 팔레스타인에 못간다면 서울에서라도 꼭 동참하겠다고 약속했다.
최문주 기자 cmjoo@ngotimes.net
:: 시민의신문 http://www.ngotimes.net/news_read.aspx?ano=25807&npage=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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