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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하레츠, 예루살렘 포스트 등 이스라엘의 주요 일간지들은 한국과 이스라엘이 새로운 무기거래 협상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작년 한국 정부가 심혈을 기울였던 고등훈련기 T-50의 이스라엘 수출협상 실패 이후 이스라엘 무기의 최대 고객이던 한국과 이스라엘의 관계는 급격히 냉각되었다. 이번 무기거래 협상은 냉각된 관계를 해소하기 위한 양국의 노력으로 보인다는게 국제 군사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새로운 무기협상 라운드에서 한국정부는 이스라엘의 RPG로켓 방공 시스템인 아이언 돔 구매를 고려하고 있으며 그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현대중공업의 군함을 이스라엘 해군에 판매한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해군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인근 공해상의 모든 선박의 이동을 차단하며 가자지구의 해상봉쇄에 주력해왔다. 가자지구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으로 이스라엘 군에 의해 모든 물자 반출이 차단되어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충분한 외부의 도움이나 인적, 물적 자원의 이동 없이 갇혀 살아가는, 말 그대로 살아있는 감옥이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이런 가자지구 봉쇄를 국제법상 불법 행위로 규정하고 있으며, 유엔에서는 이스라엘의 가자 봉쇄를 규탄하는 결의안이 수차례 발의되었다. 이스라엘의 비인간적인 봉쇄를 뚫기 위한 시도로 전 세계의 평화 운동가, 의회의원, 노벨수상자 등 각계 각층의 사람들은 가자지구에 필요한 물자를 실은 선박을 타고 해상으로 접근을 여러번 시도해왔다. 가자지구 인근 해역은 공해로, 어떤 국가도 타 선박의 이동을 막을 권리가 없다. 하지만 이스라엘 해군은 매번 선박을 나포하였고 탑승객들을 불법적으로 폭행, 구금, 추방했다. 

이러한 폭력이 정점을 찍었던 것은 지난 2010년 5월 31일 구호물품을 싣고 가던 플로틸라 호를 무단 나포하는 과정에서 비무장 터키 국적 활동가 9명을 저격해 무참하게 살해한 사건에서였다. 이스라엘은 이번 10월 20일에도 구호물품과 각종 필수품을 싣고 가던 핀란드 국적의 에스텔레 호를 공격하여 비무장 평화 운동가들의 얼굴에 전기총을 쏘는 등 경악을 금치 못할 폭력을 행사했다. 한-이간 이번 협상이 성사되면 현대중공업이 건조할 군함 역시 이스라엘 해군의 이런 국제적 테러행위에 이용될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온 인류가 더불어 행복한 미래’라는 현대중공업의 공식 캐치프래이즈와 정 반대로 현대중공업은 많은 무기를 만들고 있다. 또한 이들의 건설장비 중 굴삭기는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집을 강제철거 하는 데에 주력 장비로 사용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자국의 영토 확장을 위해 국제사회가 불법으로 규정했음에도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주거지에 침입해 그들의 집을 강제철거하고 있다.

수많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이러한 대규모의 난민 생산 과정에 항의를 하다 이스라엘 군에 살해, 폭행, 고문당하고 불법 구금되고 있지만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적 목소리는 이스라엘과 미국에 의해 묵살되고 있다. 현지 활동가 및 언론에 의해 현대의 장비가 주력 철거 장비로 사용된 증거물들이 속속들이 나오고 있고 관련 기관들의 현대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이전까지 이러한 범죄에 사용된 또 다른 건설장비 회사인 미국의 캐터필러와 스웨덴의 볼보는 보이콧 운동의 타겟이 되어왔다. 그 결과 해당 브랜드 이미지는 바닥에 떨어졌고, 전쟁에 동참하기를 거부하는 개인과 회사들이 투자를 철회하기도 하였다.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국가이자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회원국으로서 한국은 국제평화에 이바지하고 인권을 보장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과 의무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국제기준으로 낙제점을 받아야 할 정도로 ‘수준미달’이다. 한국은 지속적으로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서는 ‘보편적 인권’을 명분으로 국제사회에 북한정부 압박을 호소해왔지만 국내 이권이 크게 연관되지 않은 다른 지역에서 벌어지는 참혹한 인권상황엔 눈감아왔다. 심지어 긴급한 분쟁 상황에서 벌어지는 다수의 민간인 학살을 막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인권이사회에서 발의한 제재안에는 강대국의 눈치를 보며 주저 없이 기권했다. 특히 한국의 혈맹국이라 불리는 미국, 이스라엘에 관련된 사안에선 부끄러울 정도로 그 정도가 심했다. 최근 5년간 한국이 투표권을 가졌던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2008년부터 2011년 사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인권탄압 관련 결의안은 34건 발의되었다. 한국은 이 중 26건에 기권했으며, 나머지는 형식적으로 찬성했거나, 찬반 여부가 필요 없는 문건이었다. 

이런 무책임한 외교 정책을 보여주듯 한국은 인권탄압국들과의 무기거래에 혈안이 되어 있다. 한국 정부와 현대중공업은 한-이간 무기거래가 이스라엘의 학살, 억압정책에 동참하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라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한국정부와 현대중공업이 진행중인 무기거래를 통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민간인 학살과 억압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되기를 원치 않는다.

우리는 요구한다.

정부는 국민 모두의 손에 피를 묻히는 더러운 거래를 당장 중지하라. 
현대중공업은 이스라엘에 굴삭기 등 각종 건설장비 판매를 중단하고 군함 수출계획을 당장 취소하라.


2012년 10월 29일
팔레스타인평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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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댓글

김광회

2013-07-08 02:02:42

참으로 오른말 같아요 평화롭게 사는것이 제일 좋은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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