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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에서 오렌지를 따는 팔레스타인 노동자.

뎡야핑, 2012-02-06 02:4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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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에 사는 아흐메드(54세, 가명)는 요즘 이스라엘에 가서 오렌지를 수확하고 있다. 이 동네 오렌지 수확 시즌은 겨울, 4개월 동안이다. 아흐메드의 집 바로 앞에는 부인과 둘이서 일하고 경영하는 단촐한 재봉공장이 있다. 요즘엔 일거리가 전혀 없어서 이스라엘로 출근하게 된 것이다.


팔레스타인은 1967년 3차 중동 전쟁 당시 이스라엘에 점령당하여 그 경제 구조는 이스라엘에 종속되었다. 자체 산업이 거의 없다시피 하기 때문에 팔레스타인 슈퍼에서 파는 상품도 이스라엘제가 더 많고, 이스라엘, 심지어 식민촌(정착촌)에서 일하는 팔레스타인 노동자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아흐메드는 매일 새벽 3시 반에 일어나 바로 버스를 타고 국경지역으로 간다. 국경에서 이스라엘로 입국하기까지 2시간 가량 소요되는데, 수 천 명의 팔레스타인 노동자가 입국을 기다리고, 입국 절차도 세 손가락 지문 인식과 X-ray 검사 등 까다로워서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입국 후 버스를 타고 6시 반에 농장 도착, 일은 7시나 7시 반에 시작해서 2, 3시 쯤 끝난다. 쉬는 시간 같은 건 없고, 11시 경에 점심을 먹고 바로 일하러 돌아가야 한다. 집에 돌아오면 4시 반. 6시면 잠에 든다. 


IMAG1713.jpg 아흐메드의 집 옥상에서 본 마을. 빨간 동그라미 친 부분이 국경이다.


아흐메드가 이스라엘에서 일하려면 이스라엘 노동청으로부터 허가증을 얻어야 하는데, 팔레스타인인은 기본적으로 이스라엘에 출입할 수 없기 때문에 이들이 직접 허가증을 얻는 것은 아니다. 알다시피 팔레스타인 땅에 이스라엘이라는 국가가 세워진 것이기 때문에 이스라엘 안에는 많은 아랍인이 살고 있다. 이들 중 팔레스타인인이 이스라엘에서 일하도록 중간에서 에이전씨 역할을 하는 아랍계 이스라엘인들이 있다. 이들 중개인들은 이스라엘 어느 농장에서 일할 아흐메드같은 팔레스타인 노동자를 찾아 허가증을 발급받아 주고, 4개월간 매일 미니버스에 실어 이스라엘 농장으로 이동시켜 준다. 일도 중개인이 지시하고 돈도 중개인이 건네주기 때문에 팔레스타인 노동자가 이스라엘인과 직접 접촉하는 일은 없다.


일은 매우 고되다. 어깨에 맨 커다란 자루에 오렌지를 담는다. 어깨가 빠질 것 같다. 자루가 차면 커다란 박스에 오렌지를 담는다. 아침 일찍 오렌지 나뭇잎이 가득 머금은 이슬에 아흐메드의 전신은 완전히 젖는다. 가끔 몸을 녹이기 위해 불을 쬐지만, 여기도 겨울엔 파카가 필요할 만큼 춥다. 우비를 입는 게 어떠냐고 물었더니 비 오는 것도 아니고 아무도 안 입는데 무슨...이라며 웃었다-_- 높은 오렌지 나무에 오르기 위해서 40kg의 사다리를 들고 다녀야 한다. 담배도 사다리 위에서 피운다. 그나마의 일도 비가 오면 할 수 없다. 이렇게 일하고 버는 돈은 한 달에 약 240만원이지만 실수령액은 70만원에 못 미친다. 나머지 170만원은 중개인이 가져간다. 중개수수료로 월급의 절반, 추가로 팔레스타인->국경->이스라엘 버스비와 허가증 발급을 위한 로비, 세금 명목으로 돈을 더 뜯어간다. 중개인은 미니 버스 한 대에 노동자 12명을 태워 2~3 차례 실어나른다. 4개월간 24~36명 각인에게 170만원씩 뜯어가는 것이다.


말을 섞지는 않지만, 농장에는 태국 출신 노동자들도 있다. 이들은 이스라엘 국가가 발급한 2년짜리 단기 비자로 일한다. 같은 일을 하는 태국 노동자들의 월급은 200만원이 조금 넘는다. 이들에게는 집과 식사, 전기 등 생활재가 별도로 제공된다.


아흐메드의 재봉공장은 원래 살던 이들이 이사가면서 방 하나를 빌려준 것이다. 생산도구는 세 대의 미싱과 옷을 갤 커다란 탁자와 의자가 전부다. 큰 공장에서 일을 받아와 주머니, 지퍼를 달거나 옷을 조합해서 최종완성하는 등의 작업을 하고 있다. 요즘엔 일이 없어서 이스라엘로 출근하고 있지만, 공장에 일거리가 생기면 이스라엘 출근은 당장 중지할 생각이다.


IMAG1700.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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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댓글

청한

2012-02-18 11:46:27

팔레스타인 땅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이등국민으로 지내는 모순된 현실이 하루빨리끝나기를 기원합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점령을 끝내고 팔레스타인의 독립을 보장해야 합니다.

그것이 중동평화의 지름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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