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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최근 현대중공업에 이스라엘 AEG(Automotive Equipment Group)사와의 굴삭기 Robex 320 LC-7A 거래에 대해 묻는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돌아온 대답은 "현대중공업 건설장비는 이스라엘 AEG사에게 2013년 1월 초 거래 중단 통보 공식 Letter를 이미 발송"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현대중공업이 이스라엘 AEG사와 거래 중단한 것을 환영합니다. 지난 10년간 현대중공업의 굴삭기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집을 부수는 것이 목격되었는데 이 굴삭기를 수입하는 업체가 바로 AEG사였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은 이스라엘이라는 국가가 세워지기 전부터 대대로 그 땅에서, 그 집에서 살아온 팔레스타인인들에게, 그 땅에 사는 것이 허가 받지 않은 일이라며 집을 부수고 사람들을 거리로 내몰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건국되기도 전에 어떻게 이스라엘로부터 허가를 받아 집을 지을 수 있었겠습니까? 게다가 이스라엘은 신규 건축 허가는 아예 내어주지도 않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집을 부술 것이라는 고지는 하지만, 언제 부수러 올 것인지는 알려주지는 않습니다. 주로 새벽에, 중무장한 이스라엘 군인들이 몰려와 잠자던 사람들더러 15분만에 물건을 챙겨서 집을 나서라고 명령하면, 15분 뒤에 굴삭기가 집을 부숩니다. 이렇게 집을 부수는 데에 들어간 비용마저도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부담해야 합니다.

이런 과정에 미국의 볼보Volvo, 캐터필러Caterpillar의 굴삭기와 더불어 현대의 굴삭기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집을 파괴하는 데에 이스라엘군의 주 장비로 현대의 굴삭기가 이용되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느냐는 우리의 질문에, 현대 측은 “어떤 목적을 위하여 의도적인 공급은 전혀 없으며, 기본적으로 민간용으로 공급되지 군용으로 공급되지 않”는다고 답하였습니다. 또한 “당사(의) 장비가 팔레스타인 내부에서도 건설용(재건용)으로 운용되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하였습니다.

'Hyundai Palestine'이라는 검색어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현대의 굴삭기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집을 부수는 사진들을 굳이 이 글에 모아놓을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인 가옥 파괴 정책이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며, 아울러 ‘글로벌 시민기업으로 사회 발전에 기여한다’는 현대중공업의 경영철학에도 부합하지 않는 것임을 적시하는 것으로 충분할 것입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집을 부수는 데에 현대의 굴삭기가 사용되어서는 안 됩니다. 볼보, 캐터필러, 그 외 어떤 기업의 굴삭기도 쓰여선 안 됩니다. 현대의 거래 중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미 팔린 굴삭기들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집을 부수는 것을 앞으로도 한동안 계속 봐야 합니다. 현대는 자신들이 민간용으로 공급한 굴삭기가 군용으로 어떻게 쓰이는지 지켜볼 책임이 있습니다.

우리 역시 현대가 이스라엘 기업과 어떤 관계를 맺을지 지켜볼 것입니다.


2013년 1월 30일
팔레스타인평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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