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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페 형

 

이스라엘의 정치계와 군사계의 상위층에는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주면서도 이스라엘 대중들 사이에서는 순수한 자기방어 행위로 칭송 받은 가자 선박 공격의 배후에 있었던 두 남자, 에후드 바락와 벤야민 네타냐후가 있다.

 

비록 한명은 좌파(노동당의 에후드 바락), 한명은 우파(리쿠드당의 벤냐민 네타냐후)소속으로 이스라엘 정치의 좌와 우, 양쪽 출신성분을 지니고 있지만 가자와 가자 선박들에 대한 그들의 생각은 똑같은 세계관과 역사관에 기초를 두고 있다.

 

한때 에후드 바락은 벤야민 네타냐후의 지휘하에 영국의 SAS과 비슷한 이스라엘 특수부대의 장교였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 둘은 저번 주에 가자로 향하던 터키 선박들을 공격한 특수부대와 비슷한 특수부대 출신이다. 가자 지구의 현실에 대한 이들의 인식은 이스라엘의 정치계와 군사계의 엘리트층과 이스라엘 대중들의 상당수 사이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리고 이 현실 인식은 매우 단순한 것이다. 아랍 세계에서 유일하게 민주적인 투표로 당선된 하마스를 정치적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군사적인 측면에서 제거해야 된다는 인식이다. 이건 40년 동안 하마스가 구식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서안 지구와 가자 지구에서 이스라엘 점령에 대한 투쟁(상당수의 경우엔 이스라엘이 하마스 당원을 죽인 것에 대한 보복)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 보다 큰 이유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에게 강요하고 있는 이스라엘 식의 평화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강요되고 있는 평화는 이스라엘의 정치 엘리트한테 절대로 양보할 수 있는 것이다. 이들이 제안하는 것은 팔레스타인인들이 가자 지구와 서안 지구의 일부에 대한 제한적인 주권과 권리를 갖는 것이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스라엘로부터 세계의 작은 반투스탄 (60년대에서부터 인종차별주의 정권 아래 존재했던 흑인 반자치 지역)를 얻고 대신에 의사결정권과 해방에 대한 그들의 투쟁을 포기하라는 것이다.

 

하마스는 이런 평화가 실현되는데 걸림돌이 된다는 생각이 이스라엘에 만연하다. 그러므로 이에 대한 대응은 다소 직설적이다. 바로 세계에서 가장 인구 밀집도가 높은 지역 중 한곳에서 150만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을 굶기고 옭아매는 것이다.

 

 

2006년에 시작된 가자 지구의 봉쇄는 가자 지구 주민들이 현 팔레스타인 정권(하마스) 대신에 이스라엘의 강요를 받아들일 정권으로 교체하게 만들거나. 혹은 최소한 더 소극적인 서안 지구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lestinian Authority)에 넘어가게 만들도록 하는 것이었다.

 

가자 선박 피습 사건과 마찬가지로 하마스가 납치한 이스라엘 병사인 길랏 샬릿을 구할 수할 있는 여러 가지 대안적인 방법이 있다. 예를 들어 현재 이스라엘이 구금중인 수천 명의 정치적 포로들을 길랏 샬릿과 맞바꿀 수 있다. 이스라엘이 구금중인 포로 중엔 어린이들과 재판 없이 잡혀있는 포로들도 상당수가 있다. 이스라엘인들은 포로 교환에 대한 무의미한 협상으로만 시간을 질질 끌어온 걸로 보았을 때 향후에도 이런 교환이 성사될 확률은 거의 없다. 

 

하지만 에후드 바락과 벤야민 네타냐후와 이들의 주변인들은 가자 지구에 대한 봉쇄가 하마스의 입장에 변화를 가져오지 않을 것을 알고 있다. 한 질의 응답 시간에 이스라엘의 봉쇄 정책이 가자에서 하마스의 인기와 지배를 약화시키는 커녕 더욱 강화시킨다고 말한 영국의 데이빗 카메론 총리가 말했었다. 하지만 이 봉쇄 정책은 그 선포된 목적을 이루도록 설계되어 있지 않으며, 목적 달성에 실패해서 성과가 없는 상태가 지속되더라도 이스라엘 정부에 그 누구도 걱정하지 않는다.

 

이스라엘의 하락하고 있는 국제적인 평판은 이스라엘의 지도자들로 하여금 다른 생각을 하게 만들 거라는 예상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가자 선박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의 반응은 이스라엘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에 대한 의미 있는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봉쇄 정책에 대한 굳은 의지와 지중해에 떠 있는 가자 선박들에 해적질을 한 군인들에 대한 영웅 대접은 한동안 기존의 정치가 계속 될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점은 놀랄 것이 못된다. 에후드 바락, 벤야민 네타냐후, 아비도르 리버만 (외교부 장관)으로 구성된 정부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현실에 대응할 수 있는 다른 방식을 모른다. 비인간적인 폭력을 사용해서 자기 의지를 관철하고 반 굶주린 가자 주민들과 그들을 도와주려는 사람들을 테러리스트로 정의 내리려고 정신 없이 작동하는 프로파간다 기계를 돌리 것만이 이 정치인들이 택할 수 있는 방향이다. 이들은 사람들의 죽음과 고통으로 인해 끔찍한 결과들이나 국제 사회의 비난에는 신경 안 쓴다.

 

선포된 목적과는 달리, 현상 유지가 이스라엘의 진짜 전략이다. 국제사회가 입을 닫고, 아랍 세계는 무능력함 비추고, 가자는 봉쇄되는 상황이 지속될수록 이스라엘은 경제성장을 계속할 수 있고 이스라엘 대중들은 이스라엘 군대가 사회를 지배하고, 분쟁을 지속화시키고 팔레스타인인들을 억압하는 것을 이스라엘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로 받아 들일 수 있도록 만든다. 미국의 부통령인 조 비든이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동안 예루살렘의 라맛 쉴로모(Ramat Shlomo)구에 1,600척의 집을 새로 짓겠다고 발표를 해서 조 비든을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하지만 조 비든이 이스라엘의 가장 최근의 행동에 대한 지지를 보냄으로써 이스라엘의 지도자들과 국민들은 승리감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가자 지구의 봉쇄와 옭아맴은 이스라엘의 잔인한 정책들이 미국의 지지와 유럽의 미약한 반응으로 인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틀린 추론이다. 전세계의 독자들에게 설명하기 가장 어려운 부분은 이스라엘의 범죄 행위들의 기반이 되는 현실 인식과 태도가 얼마나 이스라엘인들의 마음과 정신에 깊숙이 존재하는 지다. 똑같은 사건들에 대한 반응들임에도 영국에서 일으키는 반응과 이스라엘에서 일으키는 반응들이 어떻게 해서 그렇게 대칭적으로 다른지는 가늠하기 힘들다.

 

현재 국제사회의 반응은 팔레스타인인들의 양보와 이스라엘 엘리트층과의 대화는 새로운 국면들을 만들어 낼 것이라는 예측에 기반을 두고 있다. 서방 세계의 공식 입장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정부가 조금만 더 노력하면 합리적이고 실현 가능한 해법이 있다는 것인데, 이 해법은 바로 two-state solution (현재 영토에 두개의 독립적인 국가를 세우는 방법)을 말하한다.

 

이런 낙관적인 시나리오만큼 사실과 동떨어진 것은 없다. 이 시나리오를 현실에 옮길 여러 방법 중에서 이스라엘이 받아들일 수 방법은 라말라의 길들여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그 보다 더 확고한 하마스가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방법이다. 이 방법은 바로 팔레스타인인들은 투쟁을 중지하고 그 댓가로 주권이 없는 땅에 속박당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누군가가 대안을 제시하기 전에 (그것이 내가 지지하는 one-state solution이든 더 실현 가능성이 높은 two-state solution이든) 선행되어야 될 것은 이스라엘 정부의 공식 입장과 국민들의 의견을 바꾸는 것이다. 현재의 사고방식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상처 입은 땅에 평화로운 해법을 가져다 주는 것에 대한 가장 큰 장벽이다.

 

http://australiansforpalestine.com/23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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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asak ya watan 2010.06.08 18:31

    여러분들이 파페 형 책 가지고 세미나한다길레 가장 최근꺼 하나 번역해봤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하마스한테 너무 관대하다고 생각하지만 99% 정도는 동의할 수 있는 글인거 같네요 흐흐. 

    제가 항상 말하고 다니지만,  에후드 바락이 현 정권에서 가장 온건하다고 평가받는 상황에서 이스라엘 정부가 어떠한 양보를 할꺼라는 희망은 절대로 없다고 봅니다.

     

    이스라엘은 국가 건립자인 벤 구리온이 이집트의 대통령 나세르의 "혁명의 철학"을 읽고 나서

    나세르와 아랍 민족주의와 아랍인들과 무슬림들로 둘려쌓여 있는 지정학적 위치에 대한 공포심,

    그리고 그 공포심을 강한 군대와 국가 폭력으로 억누를 필요성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국가입니다.

    그 공포심과 폭력성이 국가 철학과 정체성을

    만들었고
    만들었고 국가관을 만들었습니다.  아리엘 샤론 전 이스라엘 대통령도 1967년도 전쟁에 군인으로 참전할때  이스라엘의 주된 무기인 "아랍 세계가 이스라엘에 갖는 공포심"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을 하죠. 적들에 대한 공포심을 더한 공포심으로 되돌리려고 하는 마음가짐은 현재 이스라엘 엘리트층과 무시할 수 없는 수의 국민들의 세계관이고,  이건  짧게 잡아도 70년 동안 이스라엘인들의 역사 속에서 형성된 세계관입니다.  희망을 찾으려면 이런 세계관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에 희망에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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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다 2010.06.08 19:02
    kasak ya watan님 토욜 기자회견 영상 번역 파일 부탁드려요... 영상도 함께 보내려고 했는데 영상 출력과정에서 자꾸 에러가 나서 일단 문서파일만 보냈어요.
    제가 님의 메일을 몰라서 뎡야르가 토스해 드릴꺼에요~
    그럼 연대의 마음으로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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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asak ya watan 2010.06.08 20:20

    wonjang@hotmail.com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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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다 2010.06.08 21:23

    지금 한글 파일 보냈습니다:)

    동영상 파일은 추가로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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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리아 2010.06.09 16:14

    세미나 시작하게 되면 함께 하면 좋겠네요! :)

    그들이 말하는 아랍세계에 대한 공포의 발로와 실체가 어디로부터 비롯되었는지.. 이것이

    국가이데올로기로, 지배기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 이스라엘 내부에서 이야기가 되어야 하는데 말이예요.

    그 목소리가 조금씩 커지고 있지만 그것을 누르는 병영국가 이스라엘의 시오니스트 지배세력의 그 무식하고

    폭력적인 힘이 너무 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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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asak ya watan 2010.06.09 16:36

    세미나 같이 하면 좋겠지만, 개인적으로 할일이 이것저것 있어서 아쉽네요 흐흐. 다음에 기회봐서 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