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 나이먹어서 공부하겠다고 설치고 있는 나이든 학생입니다.. 사실 이곳에 회원가입 했다가 김선일씨 사건때문에 탈퇴했었습니다..
지금은 새벽 두시 반.. 청소년도 아닌데 괜스레 잠이 안오는 사진(?)을 보고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제 졸업을 하면 세상에 나가서 한 사회의 구성원이 될 사람으로서, 제가 죽은 후에도 이 세상에 살아갈 아이를 둔 아버지로서 잠이 안오게 하는 사진들이었습니다..
지난 주 러시아 북오세티아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체첸인들에 의해 유혈테러가 발생했습니다.. 협상을 거부하고 강경진압으로 방향을 굳힌 러시아 정부군과의 충돌로 300명이 넘는 사망자와 많은 부상자가 나왔습니다.. 위의 사진은 그 시신들을 찍은 사진이구요.. 제가 살아오면서 충격을 받은 사진들 중 하나입니다.. 이번 사태의 일차적인 책임은 비인도적인 체첸반군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명분이 좋고 더 이상 잃을게 없는, 복수심에 불타는 게릴라들이라고 하더라도 어린아이들까지 테러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그들이 진정으로 원한다는 독립은 쟁취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전세계 그 누구라도 그들의 행위에 쉽게 동감하기 어려울 것이니까요.. 그런 면에서는 그들과 유사한 절망적인 상태였지만 끝까지 비겁하지 않은 방법을 택한 우리 독립 투사들이 자랑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전 이번 사태가 잔인한 체첸 게릴라들의 책임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18세기말 러시아 팽창정책 때문에 나라를 잃고, 스탈린의 강제이주 정책때문에 전체 인구의 1/4인 23만명이 목숨을 잃은 체첸인들을 생각해 볼 때, 러시아에게도 절반의 책임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9/11 3주년을 맞는 미국으로서는 러시아인들의 책임은 별로 크지 않다고 생각하고 싶어하는 듯 합니다.. 마치 9/11 사태를 사악한 아랍인들이 저지른 만행으로 생각하고 싶어하듯이 말입니다..
또 하나 충격적이었던 사진은 미군이 자랑하는 스마트 폭탄에 의해 오폭으로 죽었다는 아이를 할아버지로 보이는 사람이 들고 있는 것을 찍은 사진이었습니다.. 그 사진은 걸개그림으로도 그려졌는데요, 그 아이의 얼굴에 제 아들놈 얼굴이 오버랩되어 보여서 정말 남의 일 같지 않더라구요.. 이런 사진들을 볼 때면 마음이 아픕니다.. 뭔가 해주고 싶고, 뭔가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만, 정작 무엇을 해야 할지 무엇이 진정으로 옳은 길인지 모른다는 이유만으로 행동하지 않는 저 자신이 답답해 보입니다..
그리고 이들과 유사한 아픈 역사를 지닌 한국인이면서도, 미국이 국제질서를 무시하는 전횡을 그리고 민간인을 상대로 저지르는 만행을 뻔히 보고 있으면서도 아직까지 친미파이고 이라크 파병 불가피론자인 저를, 미국이외에 아직 다른 대안은 없으며 조국통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지렛대는 4강 중 한반도와의 직접적인 이익이 상대적으로 적은 미국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저를 되돌아 보게 됩니다.. 과연 나는 바르게 보고 있는가.. 올바르게, 치열하게 살고 있는 것인가.. 편하다는 이유만으로 ‘진정한 악의 축’에 기생하며 살고 있지는 않은가.. 문득 일제시대 때 독립운동을 하시다가 혈액치환 실험 대상으로 사용되었다는 윤동주 님의 시가 생각이 납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난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는가.. 죽어가는 사람들 앞에서 내 파병찬성의, 친미의 논리를 이야기 할 수 있을까.. 내게 주어진 길이 아니고 편한 길 만을 골라서 가면서 이게 올바른 길이라고 우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약자의 발악과 강자의 횡포 앞에서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문득 혼란스럽네요.. 제 아들놈에게는 좀 더 좋은 세상에서 살게 해 줘야 할 텐데.. 어째 이놈의 세상은 나아질 것 같지 않네요.. 부쉬가 재선이 되면 북한을 폭격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그려..
하지만 어쩌면 새벽까지 이런 생각에 잠을 못잔다는 것 자체가 우수운 일인지도 모릅니다.. 제가 어떤 생각을 가지든 실제로 체첸인이나 미국인들의 삶에는 별로 큰 차이가 날 것 같지는 않은데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사진들을 보면 세상이 잘못 돌아간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능력이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고장난 것을 어떻게든 꼭 고치고 싶어하는 저는 전생에 무능한 수리공이었나 봅니다
테러리스트
저도 그냥 혼란스럽습니다
뎡야핑
미니
생각한 것을 서로 나누는 것이 연대의 시작이 아닐까요?
10년전에도
100년전에도
태양은 떳고
자유를 위해 싸우는 사람들은 싸웠습니다.
10년 뒤에도
100년뒤에도
자유를 위한 우리의 연대도 계속 되겠지요.
전 잘 될거라 믿어요.
우리 모두 힘 냅시다.
아자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