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신 글을 잘 보았습니다. 그러니까 말씀의 요지는 저는 지금 현실도 모르고 고인을 막 비난했으며, '인간 같지도 않은 놈들'에게 '독립군'이라는 '고귀한(?) 이름'을 멋대로 갖다 붙였기 때문에 비난받아 마땅하다는 것이네요.
그럼 저도 - 욕 먹을 걸 뻔히 알면서 - 왜 그런 글을 썼는지부터 대답해 드려야겠습니다.
먼저 "목사를 꿈꾸었던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군대의 군납업체로 들어간 것부터가 잘못이었습니다. 아랍세계에 "기독교를 소개하겠다는 일념으로 외대아랍어과에 편입"하셨다면 못해도 아랍인들을 죽이는 미군을 돕지는 말아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분은 그러지 않았지요. 이라크 아랍인들에게 아랍인을 죽이는 미군, 그 미군을 돕는 군납업체, 그 군납업체에서 일하는 "목사 지망생"을 과연 따로따로 분리해서 볼 여유가 있었다고 생각하십니까? '비록 네가 우리 동족을 죽이는 놈들을 돕는 업체에서 일했지만, 그래도 널 사랑한단다.'라고 말할 줄 아셨나요? 저라도 그런 사람의 설교는 듣지 못할 겁니다. 그래서 고인을 - 욕을 먹을거라는 걸 알면서도 - 비판한 것입니다.
"그래도 그 사람은 나중에는 부시랑 럼스펠드를 비난했다."고 하시겠지요. 네, 그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정말 그렇게 생각했다면 하루라도 빨리 군납업체에 사표를 내고 나와야 하지 않았을까요. 군납업체가 자기 일을 그만두지 않고, 그 분이 업체에 몸을 담고 있었는데 아무리 그 분이 마음 속으로 미군을 못마땅하게 생각한들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못된 놈들 곁에 있다가 벼락 맞는다고, 미군이라는 '못된 놈들'곁에서 떠나지 않은 채 그저 못마땅하다는 '생각'만 하고 아무런 조치도 안 취한 사람이 무사하기를 바란다는 건 어찌 보면 억지죠. 그래서 저는 납치범들의 행동을 '살해'라고 하면서도 그분이 시의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외대통역대학원"에 들어가려고 "비싼 학비를 충당"하려면 다른 일을 해서라도 학비를 벌 수 있었을 텐데요. 꼭, 반드시, 무조건 이라크로만 가야 했나요? 만약 다른 일을 할 때 월급이 적어서 돈이 잘 안 모인다면, 차라리 늦게 들어가겠다고 다짐하고 따로 돈을 모아서 들어가는 편이 나았을 겁니다. 학비를 벌겠다고 사람 죽이는 곳에 가서 사람 죽이는 것들(미군)을 돕는 일을 해야 했나요? 전 그것이 이해가 안 되어서 문제를 제기했던 겁니다. 학비가 사람 죽이는 일보다도 소중하다면 저도 할말은 없습니다만, 이 주장은 아무리 "자기생각의 틀안에서만 남을 평가"한다고 비난해도 철회하고 싶지 않습니다. 비난하고 싶다면 하십시오.
그리고..저도 취직을 준비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청년 실업"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는 알고, 제 전공대로 잘 공부한다고 해서 "직장"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건 알고 있어요.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쟁터로 가서 일해야지.'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한 때는 대학원에 가서 공부를 계속하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취직이라는 더 급하고 중요한 문제가 제 앞을 막고 있었고 그래서 '차라리 지금 공부를 포기하고 취직할지언정, 무리해서 대학원에 가지는 말기로 하자. 일자리를 구하고, 상황이 안정되면 나중에 다시 공부할 기회가 올 거야.'라고 생각하고 대학원에 가겠다는 생각을 버렸어요. 최소한 어떤 사람처럼 목사가 되려고 마음먹었으면서도 군납업체에 가서 일하는 짓은 안 했단 말입니다. '전쟁이 실업을 해소하는 유일한 길'도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니 부디 '먹고살려면 어쩔 수 없어'라는 식으로 이야기하진 말아주십시오. 세상엔 이익이 있어도 하면 안 되는 일이 있는 법입니다.
또, 오마르씨는 제가 "독립군"이라는 말을 쓴 걸 비난하시는데, 저는 그들이 '독립을 외치는 자들'이라고 했지 '천사'나 '성인군자'라고 이야기한 적은 없습니다.
(한때는 저도 그런 줄 알았습니다만) 독립을 외치는 사람들이 모두 착하고 부드러운 줄 아시나요? 아닙니다. 그들 가운데 어떤 사람은 오로지 '나라의 민족의 독립'만을 생각하고 그걸 위해서는 어떤 수단을 써도 된다고 여길 정도로 저돌적입니다.
믿지 않으실 테니 몇 가지 예를 들어보죠.
의열단은 조선총독부가 세운 은행에 조선인 출신 직원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서슴없이 폭탄을 던졌고, 간도의 독립군 가운데 일부는 만주에 온 일본 은행을 털어 군자금을 마련하였으며, 김구선생은 철도를 폭파하려고 했고, 신채호 선생은 대만사람과 함께 - 독립자금을 마련하려고 - 위조채권을 만들어서 팔려다가 붙잡혔습니다(선생은 나중에 법정에서 "이 일 - 위조채권을 만들고 팔려고 한 일 - 은 대한 독립을 위해 한 일이니, 정당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라의 독립을 위해서는 어떤 일을 해도 괜찮다."고 증언함). 어떤 유격대는 자금을 마련하려고 총을 들고 부자들의 집에 들어가 집 주인을 총으로 협박해서 돈을 뜯어냈죠.
([백범일지]에 보면, 김구가 스무 살 때 상인으로 변장한 일본인 스치다 중위를 "돌"로 머리를 찧고, 그의 칼을 빼앗아서 "난도질"을 하고, 그의 "목"에서 나온 "피"를 자신의 입가에 묻히면서 "어~ 먹고 싶은 왜놈의 피를 실컷 먹었다."라고 넋두리를 늘어놓은 뒤 그 "시신"을 "강물"에 버리고 죽은 자의 돈을 주변 사람들에게 나누어준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에게는 '우리를 침략한 왜놈을 [응징]할 때는 어떤 수단을 써도 괜찮다.'는 생각만 있었을 뿐 '이건 국제법 위반인데, 그래도 민간인인데, 침략과는 무관한 사람일지도 모르는데..'라는 생각은 없었단 말이지요. 저는 아랍인 납치범들의 무자비한 짓이 김구가 이때 한 짓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독립군'이라는 말은 그들이 '신사적이고 우아한 무리'라는 뜻이 아니라, 설령 납치나 폭탄 투척이라는 비도덕적인 수단을 쓰더라도 '독립'이라는 이념을 내세우는 사람들이라면 그 누구에게건 '독립군'이라는 말을 붙일 수 있다는 얘깁니다.
이번에 김선일씨를 살해하고 내다 버린 자들도 '미군 응징'과 '한국군 철수'라는 구호를 외쳤으니 - 그리고 점령군인 미군과 싸우고 있으니 - 비록 비도덕적일지언정 '독립군'이라는 이름을 붙여야 한다고 판단해서 그런 말을 썼을 뿐이지요.
물론 저는 그들의 투쟁은 - 다른 단체의 싸움과는 달리 - '타락'했다고 여기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가 쓴 말이 잘못되었다거나 그것을 고쳐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음을 분명히 밝힙니다.
또 한가지 여쭤보고 싶은 것이 있는데요, 자기 눈 앞에서 "민간인"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자기 집이 부서지고, 자신의 팔다리나 눈이 날아갔는데도 "희생자 숫자는 세지 않겠다. 그건 부차적인 피해다(콜린 파월)."고 떠들면서 보상을 못해주는 사람들을 누가 좋아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것도 모자라서 붙잡아서 고문하고, 강간하고, 죽이는 짓을 저질렀는데 그걸 참고 있어야 할까요? (아차, 팔루자 학살을 뺄 뻔했네요) 그런 짓을 한 사람들이 '백인 병사들'인데, 과연 아랍인들에게 '백인 병사'와 '백인 민간인'을 구분할 이성이 남아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어떤 분이 <프레시안>의 게시판에서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에서 미군이 아랍인들을 고문했다는 이야기를 읽고 "민간인 좋아하시네, 거긴 전쟁터야. 전쟁터에서 적군인지 민간인인지 어떻게 구분해?"라고 우기길래 저도 그분과 같은 방식으로 반박해 봤습니다)
그런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미군이라면, 백인이라면 아무리 자기 고향에서 '도덕적'으로 군 사람이라 할지라도 증오할 것이요, 반대로 '반미'를 내세우는 아랍인이라면 그들이 아무리 비도덕적인 짓을 하더라도 지지하고 그들이 대신 복수해주기를 바라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이런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먼저 파병철회부터 외치십시오. 그런 다음에야 이라크 아랍인들에게 "범인을 잡아서 우리 앞으로 데려오라."고 요구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뿌리(:침략전쟁)를 외면한 채 열매(:타락한 세력의 김선일씨 살해)만 없애려고 하시면 아무리 열매를 따고 가지(아랍인 민병대)를 쳐도 가지는 얼마 안가 다시 돋아날 것이며 그 가지에서는 또 다른 열매가 열릴 게 뻔합니다. 이것으로 제 말을 마칩니다.
*덧붙임 1 : 귀하가 "이슬람교는 전쟁중에도 적군이 먼저 선제공격을 가하지 않을 경우 먼저 적을 공격하지 말라는 가르침이 있으며 더더군다나 민간인에 대한 공격은 절대적인 금지행위입니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성서]에도 "칼을 집어 넣어라. 칼로 흥한 이는 칼로 망하리라."는 구절이 있지요. 그리고 "누가 오른 뺨을 때리면 왼뺨도 내주어라."라고 적혀 있고요.
문제는 지금은 경전에 적혀 있는 말을 바탕으로 싸우는 게 아니라 '아랍인이냐, 아니냐'를 기준으로 선악을 가르는 자들이 총을 들었다는 사실입니다. 아부 그라이브에서 아랍인들을 고문한 미군 병사들이 [성서]의 구절을 몰라서 그랬습니까? 반대로 김선일씨를 죽인 자들은 [꾸란]의 가르침을 몰라서 그를 죽였나요?
그들은 말로는 '민주주의(미군)'와 '이슬람 신앙(알 카르자위)'을 외쳤지만 실제로 원하는 것은 '돈(미군)'과 '미국에 대한 복수(알 카르자위)'뿐이었으며, 따라서 만약 자신들이 믿고 있는 종교의 성직자가 와서 말렸어도 망나니짓을 그만두지 않았을 겁니다.
그러니 그들 앞에 [꾸란]을 가져가서 읽고 탄원한다 하더라도 이런 일이 그칠 거라는 기대는 마십시오. 전쟁이 멈추고 침략군이 다 나가지 않는 이상, 그런 행위는 단지 시간낭비일 뿐입니다.
*덧붙임 2 : 이 나라 사람들이 "목을 쳐서 처형하고 몸에 부비트랩까지 설치"한 일에 이를 갈아야 한다면, 그들은 팔루자를 포위하고 총알과 박격포탄을 쏴서 아이들의 머리를 깨뜨리며 사람들의 팔다리를 날리고 폭격으로 한 도시를 공중묘지로 만든 군대의 편을 드는 우리에게 이를 갈겠지요...후자가 전자보다 먼저 분노했고, 만약 전자가 후자가 처한 상황을 보고 파병을 철회했다면 더 큰 비극을 막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정말로 살해범들을 비난하고 싶으시다면, 그들이 날뛸 수 있는 구실을 없앤 다음에 하십시오.
그럼 저도 - 욕 먹을 걸 뻔히 알면서 - 왜 그런 글을 썼는지부터 대답해 드려야겠습니다.
먼저 "목사를 꿈꾸었던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군대의 군납업체로 들어간 것부터가 잘못이었습니다. 아랍세계에 "기독교를 소개하겠다는 일념으로 외대아랍어과에 편입"하셨다면 못해도 아랍인들을 죽이는 미군을 돕지는 말아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분은 그러지 않았지요. 이라크 아랍인들에게 아랍인을 죽이는 미군, 그 미군을 돕는 군납업체, 그 군납업체에서 일하는 "목사 지망생"을 과연 따로따로 분리해서 볼 여유가 있었다고 생각하십니까? '비록 네가 우리 동족을 죽이는 놈들을 돕는 업체에서 일했지만, 그래도 널 사랑한단다.'라고 말할 줄 아셨나요? 저라도 그런 사람의 설교는 듣지 못할 겁니다. 그래서 고인을 - 욕을 먹을거라는 걸 알면서도 - 비판한 것입니다.
"그래도 그 사람은 나중에는 부시랑 럼스펠드를 비난했다."고 하시겠지요. 네, 그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정말 그렇게 생각했다면 하루라도 빨리 군납업체에 사표를 내고 나와야 하지 않았을까요. 군납업체가 자기 일을 그만두지 않고, 그 분이 업체에 몸을 담고 있었는데 아무리 그 분이 마음 속으로 미군을 못마땅하게 생각한들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못된 놈들 곁에 있다가 벼락 맞는다고, 미군이라는 '못된 놈들'곁에서 떠나지 않은 채 그저 못마땅하다는 '생각'만 하고 아무런 조치도 안 취한 사람이 무사하기를 바란다는 건 어찌 보면 억지죠. 그래서 저는 납치범들의 행동을 '살해'라고 하면서도 그분이 시의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외대통역대학원"에 들어가려고 "비싼 학비를 충당"하려면 다른 일을 해서라도 학비를 벌 수 있었을 텐데요. 꼭, 반드시, 무조건 이라크로만 가야 했나요? 만약 다른 일을 할 때 월급이 적어서 돈이 잘 안 모인다면, 차라리 늦게 들어가겠다고 다짐하고 따로 돈을 모아서 들어가는 편이 나았을 겁니다. 학비를 벌겠다고 사람 죽이는 곳에 가서 사람 죽이는 것들(미군)을 돕는 일을 해야 했나요? 전 그것이 이해가 안 되어서 문제를 제기했던 겁니다. 학비가 사람 죽이는 일보다도 소중하다면 저도 할말은 없습니다만, 이 주장은 아무리 "자기생각의 틀안에서만 남을 평가"한다고 비난해도 철회하고 싶지 않습니다. 비난하고 싶다면 하십시오.
그리고..저도 취직을 준비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청년 실업"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는 알고, 제 전공대로 잘 공부한다고 해서 "직장"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건 알고 있어요.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쟁터로 가서 일해야지.'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한 때는 대학원에 가서 공부를 계속하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취직이라는 더 급하고 중요한 문제가 제 앞을 막고 있었고 그래서 '차라리 지금 공부를 포기하고 취직할지언정, 무리해서 대학원에 가지는 말기로 하자. 일자리를 구하고, 상황이 안정되면 나중에 다시 공부할 기회가 올 거야.'라고 생각하고 대학원에 가겠다는 생각을 버렸어요. 최소한 어떤 사람처럼 목사가 되려고 마음먹었으면서도 군납업체에 가서 일하는 짓은 안 했단 말입니다. '전쟁이 실업을 해소하는 유일한 길'도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니 부디 '먹고살려면 어쩔 수 없어'라는 식으로 이야기하진 말아주십시오. 세상엔 이익이 있어도 하면 안 되는 일이 있는 법입니다.
또, 오마르씨는 제가 "독립군"이라는 말을 쓴 걸 비난하시는데, 저는 그들이 '독립을 외치는 자들'이라고 했지 '천사'나 '성인군자'라고 이야기한 적은 없습니다.
(한때는 저도 그런 줄 알았습니다만) 독립을 외치는 사람들이 모두 착하고 부드러운 줄 아시나요? 아닙니다. 그들 가운데 어떤 사람은 오로지 '나라의 민족의 독립'만을 생각하고 그걸 위해서는 어떤 수단을 써도 된다고 여길 정도로 저돌적입니다.
믿지 않으실 테니 몇 가지 예를 들어보죠.
의열단은 조선총독부가 세운 은행에 조선인 출신 직원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서슴없이 폭탄을 던졌고, 간도의 독립군 가운데 일부는 만주에 온 일본 은행을 털어 군자금을 마련하였으며, 김구선생은 철도를 폭파하려고 했고, 신채호 선생은 대만사람과 함께 - 독립자금을 마련하려고 - 위조채권을 만들어서 팔려다가 붙잡혔습니다(선생은 나중에 법정에서 "이 일 - 위조채권을 만들고 팔려고 한 일 - 은 대한 독립을 위해 한 일이니, 정당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라의 독립을 위해서는 어떤 일을 해도 괜찮다."고 증언함). 어떤 유격대는 자금을 마련하려고 총을 들고 부자들의 집에 들어가 집 주인을 총으로 협박해서 돈을 뜯어냈죠.
([백범일지]에 보면, 김구가 스무 살 때 상인으로 변장한 일본인 스치다 중위를 "돌"로 머리를 찧고, 그의 칼을 빼앗아서 "난도질"을 하고, 그의 "목"에서 나온 "피"를 자신의 입가에 묻히면서 "어~ 먹고 싶은 왜놈의 피를 실컷 먹었다."라고 넋두리를 늘어놓은 뒤 그 "시신"을 "강물"에 버리고 죽은 자의 돈을 주변 사람들에게 나누어준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에게는 '우리를 침략한 왜놈을 [응징]할 때는 어떤 수단을 써도 괜찮다.'는 생각만 있었을 뿐 '이건 국제법 위반인데, 그래도 민간인인데, 침략과는 무관한 사람일지도 모르는데..'라는 생각은 없었단 말이지요. 저는 아랍인 납치범들의 무자비한 짓이 김구가 이때 한 짓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독립군'이라는 말은 그들이 '신사적이고 우아한 무리'라는 뜻이 아니라, 설령 납치나 폭탄 투척이라는 비도덕적인 수단을 쓰더라도 '독립'이라는 이념을 내세우는 사람들이라면 그 누구에게건 '독립군'이라는 말을 붙일 수 있다는 얘깁니다.
이번에 김선일씨를 살해하고 내다 버린 자들도 '미군 응징'과 '한국군 철수'라는 구호를 외쳤으니 - 그리고 점령군인 미군과 싸우고 있으니 - 비록 비도덕적일지언정 '독립군'이라는 이름을 붙여야 한다고 판단해서 그런 말을 썼을 뿐이지요.
물론 저는 그들의 투쟁은 - 다른 단체의 싸움과는 달리 - '타락'했다고 여기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가 쓴 말이 잘못되었다거나 그것을 고쳐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음을 분명히 밝힙니다.
또 한가지 여쭤보고 싶은 것이 있는데요, 자기 눈 앞에서 "민간인"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자기 집이 부서지고, 자신의 팔다리나 눈이 날아갔는데도 "희생자 숫자는 세지 않겠다. 그건 부차적인 피해다(콜린 파월)."고 떠들면서 보상을 못해주는 사람들을 누가 좋아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것도 모자라서 붙잡아서 고문하고, 강간하고, 죽이는 짓을 저질렀는데 그걸 참고 있어야 할까요? (아차, 팔루자 학살을 뺄 뻔했네요) 그런 짓을 한 사람들이 '백인 병사들'인데, 과연 아랍인들에게 '백인 병사'와 '백인 민간인'을 구분할 이성이 남아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어떤 분이 <프레시안>의 게시판에서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에서 미군이 아랍인들을 고문했다는 이야기를 읽고 "민간인 좋아하시네, 거긴 전쟁터야. 전쟁터에서 적군인지 민간인인지 어떻게 구분해?"라고 우기길래 저도 그분과 같은 방식으로 반박해 봤습니다)
그런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미군이라면, 백인이라면 아무리 자기 고향에서 '도덕적'으로 군 사람이라 할지라도 증오할 것이요, 반대로 '반미'를 내세우는 아랍인이라면 그들이 아무리 비도덕적인 짓을 하더라도 지지하고 그들이 대신 복수해주기를 바라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이런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먼저 파병철회부터 외치십시오. 그런 다음에야 이라크 아랍인들에게 "범인을 잡아서 우리 앞으로 데려오라."고 요구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뿌리(:침략전쟁)를 외면한 채 열매(:타락한 세력의 김선일씨 살해)만 없애려고 하시면 아무리 열매를 따고 가지(아랍인 민병대)를 쳐도 가지는 얼마 안가 다시 돋아날 것이며 그 가지에서는 또 다른 열매가 열릴 게 뻔합니다. 이것으로 제 말을 마칩니다.
*덧붙임 1 : 귀하가 "이슬람교는 전쟁중에도 적군이 먼저 선제공격을 가하지 않을 경우 먼저 적을 공격하지 말라는 가르침이 있으며 더더군다나 민간인에 대한 공격은 절대적인 금지행위입니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성서]에도 "칼을 집어 넣어라. 칼로 흥한 이는 칼로 망하리라."는 구절이 있지요. 그리고 "누가 오른 뺨을 때리면 왼뺨도 내주어라."라고 적혀 있고요.
문제는 지금은 경전에 적혀 있는 말을 바탕으로 싸우는 게 아니라 '아랍인이냐, 아니냐'를 기준으로 선악을 가르는 자들이 총을 들었다는 사실입니다. 아부 그라이브에서 아랍인들을 고문한 미군 병사들이 [성서]의 구절을 몰라서 그랬습니까? 반대로 김선일씨를 죽인 자들은 [꾸란]의 가르침을 몰라서 그를 죽였나요?
그들은 말로는 '민주주의(미군)'와 '이슬람 신앙(알 카르자위)'을 외쳤지만 실제로 원하는 것은 '돈(미군)'과 '미국에 대한 복수(알 카르자위)'뿐이었으며, 따라서 만약 자신들이 믿고 있는 종교의 성직자가 와서 말렸어도 망나니짓을 그만두지 않았을 겁니다.
그러니 그들 앞에 [꾸란]을 가져가서 읽고 탄원한다 하더라도 이런 일이 그칠 거라는 기대는 마십시오. 전쟁이 멈추고 침략군이 다 나가지 않는 이상, 그런 행위는 단지 시간낭비일 뿐입니다.
*덧붙임 2 : 이 나라 사람들이 "목을 쳐서 처형하고 몸에 부비트랩까지 설치"한 일에 이를 갈아야 한다면, 그들은 팔루자를 포위하고 총알과 박격포탄을 쏴서 아이들의 머리를 깨뜨리며 사람들의 팔다리를 날리고 폭격으로 한 도시를 공중묘지로 만든 군대의 편을 드는 우리에게 이를 갈겠지요...후자가 전자보다 먼저 분노했고, 만약 전자가 후자가 처한 상황을 보고 파병을 철회했다면 더 큰 비극을 막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정말로 살해범들을 비난하고 싶으시다면, 그들이 날뛸 수 있는 구실을 없앤 다음에 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