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Gaza선박을 탔던 수백명의 사람들.
그리고 사살 당한 십여명의 사람들.
그들이 그 배를 타기로 마음먹었을 때 그들은 아마도 죽음까지 예상하진 못했을 것 같다.
이스라엘이 그들이 탄 배를 저지할 수 있으리라는 예상정도는 했겠지만.
군인들이 배를 향해 공포탄을 쏘았을 때.
그들의 머리위로 헬기가 날아다니고 밧줄을 타고 군인들이 내려왔을 때.
배에서 평화활동가들이 손을맞잡고 어깨를 걸어 인간띠를 만들며 서로를 지켜내면서 군인들에게 저항하는 그들을 향해 군인들이 총구를 겨눴을 때.
그 순간 어쩌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을지도 모른다.
이미 죽은 동료를 목격했을 때.
포로처럼 군인들에게 포박된 채 화장실도 갈수 없는 꼼짝 못하는 상황이 되었을 때에야 비로소 그들은 어쩌면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그 공포와 두려움.
그리고 그런 숨막히는 순간을 언제 겪을 지 예상 할 수 없는 일상을 살아가야 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
텔아비브에 가서 몸에 폭탄을 두르고 저항을 한뒤 숨진 친구 압달라의 이야기를 해주던 무한난 생각도 났다.
무한난은 압달라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서야 그가 무슨일을 했는지 알게되었다고 했었다.
압달라가 죽은 며칠 뒤 어느날 밤 이스라엘 군인은 갑자기 집에 들이닥쳐 무한난을 연행해 가서 삼개월 동안 감옥에 넣어 두었다고 했다.
왜 자신이 감옥으로 연행되는지 알지 못하던 그는 감옥에 들어가서야 자신이 압달라 친구이기 때문에 감옥에 끌려 온것임을 알게되었다고 했다. 그는 단지 압달라와 이웃집 친구였기 때문에 연행되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무한난은 육년전 그 삼개월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나에게 열쇠로 잠궈 놓은 책상 서랍을 열어서 압달라와 찍은 사진을 꺼내 보여주며 여전히 흔들리던 눈빛.
사진 옆의 니베아 크림을 보여주며 향이 좋아 아껴 쓴다고 하던 예민한 여린 아이같던 표정.
벽에 걸어 놓은 자신의 그림을 보여주며 그림을 그리고 싶지만 공장에서 퇴근하면 너무 피곤해서 붓을 잡게 되지 않는다고 말하던 아쉬움.
무한난은 지금도 가끔 밤에 감옥 독방에 갇혀 있는 꿈을 꾼다고 말했다.
Free Gaza 선박에는 어린아이들도 함께 타고 있었다고 하던데, 그 아이들은 그 순간의 공포를 인지해 버렸을까.
피흘리는 동료가 숨을 가쁘게 몰아쉬다가 죽어가는 장면을 목격한 이들은 그것을 어떻게 견뎌 내면서 살아 낼까.
어제 일인 시위하다가 햇살에 눈이 따가워서 잠시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문득 그들의 심정을 상상해 보았다.
무한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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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아
누구를 만나든 ... 이스라엘에 의한 체포, 구타,고문, 죽음..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
비슷한 혹은 동일한 사연 하나는 가지고 있는 팔 사람들..
그들을 이렇게 또렷하게 , 오랫동안 기억하는 거. 이것이 또다른 연대가 아닐까..싶어.
환하게 웃고 있는 무한난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어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