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국제구호단체나 유엔직원까지 마음대로 체포하고 구금하나
이스라엘 당국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지원한 혐의로 유엔 직원을 체포했다.
9일(현지시간) 예루살렘포스트 등 현지 언론과 AF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국내 정보기관 신베트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활동하는 유엔 직원 와히드 압둘라 부라시(38)를 체포해 기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신베트에 따르면 부라시는 유엔개발계획(UNDP) 가자 사무소 직원의 지위를 이용해 하마스의 군사 활동을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UNDP는 전쟁으로 파괴된 주택 복구 등 가자 주민을 돕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유엔 산하 기관이다.
신베트는 부라시가 2014년 하마스 고위 간부 지시 아래 그 조직을 돕고자 자신의 지위를 이용했으며 지난해에는 하마스 군사조직이 가자 북부에서 이용할 항만 시설 건설을 UNDP 자금으로 지원한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2007년부터 가자를 통치해 온 하마스는 이런 혐의 내용을 부인하고 있다.
UNDP는 이번 체포 발표에 즉각적으로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2003년부터 UNDP 직원 기술자로 근무해 온 부라시는 가자에서 전쟁으로 파괴된 집을 철거하고 그 잔해를 처리하는 일을 해 왔다.
이번 유엔 직원 체포는 신베트가 지난 4일 하마스에 자금을 댄 혐의로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의 가자 지부장 모하메드 할라비를 기소했다고 발표한 지 1주일도 지나지 않아 나온 것이다.
할라비는 하마스가 산하 군사조직의 기지를 짓고 침투용 땅굴을 파는 데 필요한 비용을 지원한 혐의 등으로 지난 6월 가자 접경지대의 에레츠 검문소에서 체포됐다.
신베트는 하마스에 고용된 할라비가 월드비전 지부에 들어가 수년간 최대 5천만 달러(약 557억 원) 상당의 비용을 하마스 지원에 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월드비전은 이런 혐의를 부인하며 할라비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