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6월부터 팔레스타인 땅에는 높이 7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콘크리트 장벽이 세워지고 있습니다.
1단계 공사가 완료되어 2003년 7월, 이미 145 km의 장벽이 건설되었으며 이스라엘의 계획대로 건설이 완료되면 장벽의 총 길이는 700Km, 서울과 부산의 왕복 거리 정도가 될 것이라 합니다.
거대한 장벽을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과 이스라엘 사이에 세워 팔레스타인들을 영원한 도시 감옥에 가두어놓겠다는 어처구니 없는 발상이 실제로 눈 앞의 현실이 되어 가고 있는 것입니다.
팔레스타인 인구는 이미 이 장벽으로 심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자신의 집과 농경지 사이에 장벽이 세워져 하루아침에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되기도 하고 시장, 학교, 병원, 이웃 등 예전에 10분이면 걸어서 갈 거리에 있던 곳을 갈 수 없게 되기도 합니다.
이미 지금도 이스라엘이 곳곳에 설치한 검문소 때문에 응급 환자가 병원에 가지 못하고, 직장에 나가려면 전날 밤에 길을 나서야 하는 사람도 있고, 시도 때도 없는 통행 금지로 몇일 씩 자기 집에 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장벽이 세워지면 이런 상황은 영원히 고착화 될 것입니다.
이스라엘이 장벽 건설로 내세우는 명분은 '보안'입니다. 하지만 진짜 의도는 '분리와 고립'입니다.
고립장벽을 이용해서 팔레스타인 땅을 분할하고 고립시키면 이스라엘로서는 땅을 확보하고 확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팔레스타인 땅을 통과해서 장벽을 세움으로써 이스라엘은 장벽 서쪽에 있는 영토를 확보하고자 하는 속셈을 갖고 있습니다. 이 장벽이 장기화되면 본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영토를 나누었던 그린 라인(green line)이 흐지부지해질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겠죠. 게다가 팔레스타인인들의 불편이 극에 달하면 결국 고통을 감당치 못한 팔레스타인인들이 고립된 지역을 이스라엘에 합병시킬 가능성도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기에 유엔 사법재판소는 이 고립장벽을 불법이라고 판결내렸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강력한 후원을 등에 업은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결의와 제재는 아랑곳하지 않고 장벽을 척척 건설해가고 있습니다.
이에 팔레스타인인들은 "1948년의 나크바(대재앙 - 이스라엘 국가 건설)을 재현하지 않겠다"는 저항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또한 반인권적 고립 장벽을 규탄하는 목소리와 행동이 세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고립 장벽에 반대하는 저항의 목소리를 내기를 요청합니다. 이는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동시에 우리의 삶, 자유, 존엄을 위한 일입니다.
다다
첫번째 사진은, 이스라엘 유대인들이 "우리의 이름으로 장벽을 건설하지 말라"는 포스터고,
두번째 그림은, 세 명의 동방박사들이 장벽에 가로막혀 가지 못하는 걸 형상화한 그림이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