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이라크로 가는 부대와 서희/제마부대가 '재건부대'이지 '전투병'은 아니라고 말씀하고 싶으시겠죠. 그러나 아닙니다. 그들도 무장은 하고 갑니다. 그리고 의료활동을 하다가도 이라크 독립군과 싸우거나 현지인과 시비가 붙으면 총으로 싸울 것이고 그 다음에는 서로 죽고 죽일 수밖에 없습니다.
(한 예로 폴란드군이 이라크에서 어떤 일을 겪었는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올해 3월, [중앙일보]는 폴란드군이 '이라크에서 아랍인들에게 의료활동과 대민봉사활동을 해서 칭송받는 모습'을 특집으로 다뤘지요.
폴란드군이 미군과는 달리 아랍군과 안 싸웠고, 아랍인을 괴롭히지도 않았기 때문에 서로 믿는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됐습니까?
그로부터 며칠 뒤에 폴란드군 막사에는 이라크 민병대의 총알이 날아왔고 결국 싸우다가 두 사람이 죽었습니다. 현재 폴란드군은 미군처럼 이라크 민병대와 싸우고 있고 아랍인들을 무조건 경계합니다.
이게 '친구로 왔다'는 한국군의 미래일 수도 있다는 걸 기억하십시오)
설령 부대원들이 '조심'해서 안 싸운다고 칩시다. 그렇다 하더라도 만약 미군 사령관이 "야! 너희들! 당장 가서 아랍놈 몇 마X 죽이고 와!"라고 명령하면 그때 한국군이 그 명령을 거부할 수 있습니까? 한국군의 지휘권은 미군사령관에게 있고 이번 파병도 미국의 요구로 이루어지는 건데요!
그렇게 해서 싸우게 되면 영락없는 '원수'가 되고 맙니다. 그러니 아랍인들이 이번 파병을 좋아할 거라고 여기지는 마십시오. 그건 착각일 뿐입니다. 처음에는 필요해서 불러들인다 하더라도 나중에는 - 이 나라에서 반미주의자들이 미군을 비난하듯이 - 한국군을 귀찮은 존재로 여겨 비난하고 증오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