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 역사
미국과 동맹국들이 돈벌이를 위해 이라크를 침략한 것은 2003년의 일이 아닙니다. 1991년 쿠웨이트를 해방 시킨다는 명분으로 시작된 이라크 침략은 벌써 14년이 되었습니다. 이라크가 쿠웨이트에서 철수한 뒤에도 미국과 동맹국들은 무기를 쓰고(군수자본을 위해) 전쟁을 유지하기 위해 (전쟁 그 자체를 멈추지 않기 위해) 이라크에 대규모 폭격을 계속 했었습니다. 2003년 2차 이라크 침략이 시작될 때까지 말입니다.
또한 간단한 의약품이나 의료 기구조차, 심지어 필기구조차 무기로 만들어질 수 있다면서 수입을 하지 못하게 해서 환자들을 그냥 죽게 만들었습니다. 병원 앞에서 의약품 수입 금지 조치를 해제하라는 부모들의 시위에는 원망과 한숨이 가득했었습니다. 그런 반면 미국과 UN은 이라크의 석유를 팔아 한몫 잡기 시작했습니다. (경제제재와 관련된 자료는 “미국의 이라크 전쟁[북막스]”이라는 책에도 잘 나와 있습니다.)
미국과 동맹국들이 주도하고 UN이 후원한 14년 동안 계속된 침략전쟁의 과정은 간단합니다. 2003년에 시작된 2차 이라크 침략은 1차 침략의 연장선에 있을 뿐이구요.
- 무기를 팔아 먹거나 소비하고, 권력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미국은 소련을 대체할 적이 필요했고
- 소련과 같이 단일하고 거대한 적을 만들기는 어려우니깐
- 몇몇 국가들을 가르키면서 아랍권(이슬람권)을 적으로 만들기 시작했고
- 어쩌다 이라크가 걸려 들었고 (걸려 들었는지 유도했는지는 나중에 제대로 밝혀지겠지만)
- 10년이 넘는 경제제재와 폭격이 명분을 점차 잃어 갈 때
- 마침, 누가 저질렀는지는 모르지만 미국 정부와 자본들을 위해 9.11이 터져 줬고
- 아프가니스탄 침략에 이어 이라크 침략에 성공했고 지금 점령을 하고 있지요.
살인의 이유
미국이 이라크를 침략한 이유는 지나가는 개들도 다 알고 있는 일입니다.
* 국내
- 무기를 소비해서 군수자본의 재고창고를 비우고 공장을 잘 돌아가게 하기 위해
- 석유를 차지 하기 위해
- ‘재건’이라는 ‘특수’가 필요한 건설 자본등을 위해
- 정권 안보와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 서아시아(중동) 지역
-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은 이미 친미 국가가 된지 오래 됐고, 소련 연방의 해체로 ‘스탄’국가들도 미국의 손에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아직도 반미를 주장하는 이라크(이전에는 다정한 친구였던)를 조지고
- 이라크를 조짐으로 주변 국가들에게 까불지 말라고 경고를 하고(실제로 미국의 이라크 점령 이후 시리아, 리비아, 이란 등이 미국에 대해 씁쓸하지만 부드러운 웃음을 던지고 있지요)
- 반이스라엘 정책을 펼치며 팔레스타인을 지원하고 있던 이라크를 제거하기 위해서였죠.(팔레스타인인들이 후세인을 사진을 들고 지지 시위를 벌이기도 했었죠.)
대량살상무기니 생화학 무기니 하는 것들은 모두 거짓말입니다. 오사마빈라덴이니 후세인이니 탈레반이니 하는 것들은 미국과 동맹국들이 만들어내고 이용한 이미지입니다. 후세인 정권이 쿠르드인들을 학살할 때도 미국이 지원했고, 나중에 탈레반이라고 불리게 된 아프가니스탄 무슬림 전사들이(무자헤딘) 소련과 맞서 싸울 때 그들을 훈련시키고 온갖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것도 미국이었습니다.
미국이 만들어낸 가상의 이미지 때문에 실제의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있는 거지요.
전쟁 불감증
한국 정부나 침략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대표적인 논리 가운데 하나는 “어쩔 수 없다”는 거지요. 특히 미국이 원하는 일이니 어쩔 수 없다는 겁니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왜 어쩔 수 없느냐 입니다. 파병하지 않았을 경우에 어떤 불이익이 돌아올 거라고 ‘예상’하고 ‘협박’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느냐 지요.
제일 큰 게 미국에 의한 경제적 손해라는 겁니다. 물론 손해 볼 수도 있죠. 그런데 손해 좀 보면 안됩니까? 옆집에 강도가 들어서 이웃을 칼로 찌르고 있습니다. 머리 찌르고 목을 찌르고 가슴을 찌르고 배를 찌르고, 수십번 찌르고 또 찌르고 내장이 흘러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강도가 이렇게 얘기 합니다. ‘나 혼자 하면 혼자 했다고 주위에 욕 먹으니깐 너도 와서 같이 찔러. 찌르면 너한테도 목걸이 하나 줄게. 만약 내 말 안 들으면 너네집 대문을 부셔 버릴거야. 어쩔래?’. 이렇게 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대문이 부셔져서 수리하는 비용을 물겠습니까 아니면 그 옆에 가서 당신도 이웃을 찌른 댓가로 목걸이 하나를 얻으시겠습니까?
어쩔 수 없다는 논리 가운데 다른 하나는 대미 관계에서 약소국이라는 건대요, 그럼 온두라스나 도미니카는 힘이 강해서 철군을 합니까? 한국이 약한 것은 힘이 아니라 평화에 대한 의지지요, 강한 것은 돈과 권력에 대한 집착이구요.
살인 돈벌이
베트남 전쟁은 한국이 다른 지역을 침략한 대표적인 경우인데 그때와 지금 이라크 파병은 같은 면도 있고 다른 면도 있지요. 먼저 다른 면은 베트남 침략 때는 반대가 별로 없었는데 이라크 침략 때는 반대가 아주 많다는 거죠.
그리고 같은 면은
- 미국이 벌인 전쟁에 참여했고
- 전쟁을 통해 돈을 벌려고 했고
- 권력을 가진 이들은-정부와 국회, 자본, 언론 등- 아주 적극적으로 침략을 원하고 있고
- 두 대통령 모두 변화를 주장한다는 거죠. 박정희는 ‘유신’의 이름으로, 노무현은 ‘개혁’의 이름으로.
- 그리고 또 같은 면은 많은 사람들이 돈벌이(국익)를 위해서라면 남들이야 죽든지 말든지 외면한다는 거죠.
살인 불감증
한국 사회는 심각한 살인 불감증에 빠져 있습니다. 산업재해(이윤을 위한 경제적 살인)로 하루 8명이 넘는 사람이 죽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습니다. 2003년 한해에만도 7,000명이 교통사고로 죽어도(사회적 살인) 거리와 골목을 빠른 속도로 헤집고 다니는 자동차는 멈추질 않습니다.
이라크 파병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치권력이나 돈벌이에 미친 사람들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과 돈벌이를 위해서는 살인도 괜찮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물론 그들은 주장합니다. ‘우리는 살인을 원하지 않는다’ 라고. 하지만 그 마음속을 잘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죽고, 강간 당하고, 장애인이 되고 있는대도, ‘살인자’라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그런 끔찍한 상황들을 의도적으로 덮어버리거나 생각하지 않고 잊어 버리려고 애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잘못은 그저 미국에게 적당히 뒤집어 씌우고 자신들은 이득만 챙기겠다고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집단 살인을 저지르는 ‘집단 살인자’가 되는 것을 평화니 재건이니 하는 온갖 그럴싸한 말로 감추려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노무현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살인을 살인 아니라고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테러리스트
박노자 교수님이 하셨던 말씀이 떠오르네요
미국은 끊임없는 악순환의 반복으로 극한으로 치달아 점점 자멸해가는 깡패집단 같다고 하셨는데...
끝을 모르고 미친듯이 돌격하는 깡패집단의 행동대원이 될 필요는 없겠죠^^
손이상
제가 있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