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한국에 돌아 오면 먼저 게시판에 글 남겨야지. 생각했었는데.
그럴 여유 없이 산으로 들로 다니다가
요즘은 건강의 이유와 핑계로 두문 불출 하느라 어째 인터넷도 잠시만 하고 문 닫게 되드라구.
겨우 삼개월 인데 왜 이리 적응이 안되는 걸까 했는데...
생각해 보니 중요한건 공간의 이동이나 삼개월이라는 시간 때문이 아니었어.
그곳에서 만난 삶들 때문에.. 그들을 남겨두고 떠나온 것 같은 느낌 때문에 자꾸 눈물이 났던 거드라구.
한국에서 비행기를 탈 때는 팔레스타인에서 일상을 더불어 살아 가면서 연대란 무엇인가에 대해 잘 고민하고 싶었는데,
오히려 그 고민은 한국에서 '우리들'과 나눌 수 있는 고민이었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곳에 있으니까 말이지.
점령의 일상을 살아 간다는 것에 대한 혹은 팔레스타인에서 산다는 것....
이스라엘에 분노하지만, 팔레스타인 땅은 우리들의 어머니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많은 이들이 떠나고 싶어 하는 땅인 팔레스타인.
알고있어.
희망을 갖고 싶어서 떠나고 싶은 이들.
내가 만났던 많은 평범한 젊은 친구들 다들 팔레스타인을 떠나고 싶어했어, 그의 부모들은 아이들을 다른 나라로 보내싶어 했어.
예전에 갔을 때, ISM에서 만났던 코디네이터인 젊은 친구들 조차도 기회만 주어진다면 다른 나라로 떠나고 싶다고 했었어.
그래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느낌이 아니라 그들을 남겨두고 온 느낌이었던 것 같아....
팔레스타인이 자신에게 무엇인지 혹은 팔레스타인과의 연대가 당위를 넘어 섰을 때 무엇이 남아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으면 좋겠어.
그런데 몇달 동안 내가 여러 경험에 몸을 실었듯이
지난주에 팔 모임에 갔더니 여러모로 낯설 더라구.
모임 할 때 늘 바쁘기야 했지만,
새삼 지난번 모임을 하면서 너무너무 여유 없게 느껴진 건 내가 느린 시간을 사는 공간에서 이동해 왔기 때문이었을까?
암튼 안그래도 사람이 적은데 떠나 있으면서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는데,
와서 보니 괜한 걱정을 했던 것 같기도 해.
오히려 더 열혈이 되어 있는 것 같아서 더 좋은 느낌이었단 말야 :)
특히 뎡야르 홈페이지 활약상 감동이었어.
하지만 바쁜 누리가 넘 많은 걸 하느라 몸이 더 가늘어 질까봐 걱정되긴 해.
새로온 발칙한의 활약은 넘 기대되구 말이야.
암튼 팔레스타인에서 머물면서 그 곳의 이야기들을 잘 공유하려고 했는데 생활하다가 보니 글을 쓰는 것도 생각보다 여유가 없고 그렇더라구.
대략 어설프게 써 놓고 못 올렸던 글들이 있어서 좀 늦은 감이 있지만 하나 둘씩 올릴께.
수 많은 집회와 구호와 찌라시들.
어쨌거나 팔레스타인에서는 삶을 살아내고, 일상을 관통하는 것들...
우리의 투쟁이 그곳에 어떻게 닿을 수 있을까를 다시 처음 부터 고민해야 하나... 헉헉....
모임에서 나누고 싶었던 고민이 많다....
무슨 이야기를 쓰려고 맘 먹고 글쓰기 시작한건데 지금 글이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어.
정확히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까.
다들 바쁘겠지만,
같이 한 판 쉬면서 아무 말도 안하고 지나가는 구름이나 벽을 기어가는 개미를 쳐다 보는 것을 하고 싶다고.
얘기하고 싶었을까, 나는.
아아... 이렇게 비가 내리니까 사무실에 둘러 앉아 찐감자와 맛난 해물 파전이 먹고 싶었던 거야!
발칙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