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반전 집회에 갔다가 은국이 감옥에서 보낸 편지를 들었어요.
은국이 작년에 병역거부 기자회견을 하고 난 몇달 뒤 우연히 잠시 만난 적이 있었는데,
아마도 재판을 기다리고 있을 때 였던 것으로 기억이 나네요.
은국과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다가 재판 날짜가 정해졌냐는 제 물음에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답변하는데
그 친구의 얼굴에서 언뜻 어떤 불안감 같은 게 지나가는 걸 느꼈어요.
아마도 폐쇄된 곳으로 삶의 일상적 공간이 이동해야 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지 않았을까 짐작했던 것 같은데...
아무튼 그 기억들을 저는 오랜동안 잊고 있었던 것 같네요.
은국과 개인적으로 많은 이야기를 나눠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친밀감의 정도 문제일까 잠시 생각하다가
그 보다는 저의 무심함이거나 내 일상속에서 주변을 돌아 볼 여유가 없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기도...
촛불 집회가 한창일 때 <MB, 너는 사랑을 몰라> 라는 피켓을 들고 거리에 서 있던 은국의 모습도 기억이 나네요.
대학로에서 고립장벽 관련 집회를 할 때 열심히 팔연대 티셔츠를 팔던 기억도 나고..
생각해보니 은국과 팔레스타인이나 이라크에 대해 직접적으로 길게 이야기 나눠 본 적이 없네요.
각자 어떤 계기들로 팔레스타인평화연대나 이런 저런 운동을 만나고 행동을 함께 하게 되는데, 그 마음의 결들이 어떻게 자신의 일상과 결합해서 움직이고 있는지 무심했던 내가 민망스럽다는 느낌마저 들더라구요.
꽤 오래전이긴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감옥에 갇혔던 친구들을 면회 갔을 때 친구들이 힘든 표정을 애써 감추던 것도 기억이 나고, 출소 이후 감옥에서 느꼈던 감정들을 이야기들으면서 더 마음을 쓰지 못했던 것들을 미안해 했었는데..
지금 감옥에 있는 은국은 어떤 감정들을 느끼며 그 시간을 보내고 있을지 모르겠네요.
아무튼 관심 있는 분들 편지 쓰시라고 주소 남깁니다.
:: 주소
445-010 경기도 화성시 남양 우체국 사서함 3호 화성직업훈련교도소 수감번호 617번 박은국
:: 은국을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전에 은국이 병역거부를 할 때 여기 팔연대 홈페이지에도 글을 남겼었기 때문에 아시는 분들도 꽤 되실것 같지만 간략 설명하면.
은국는 팔레스타인평화연대 초기 멤버였고,
지금은 한국 정부의 이라크 파병에 대해 이라크 민중들에게 사과하는 의미에서 그리고 전쟁을 반대하는 의미에서 양심적 병역거부를 하고, 현재는 감옥에 수감되어 있습니다.
<은국 병역거부서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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뎡야핑
편지를 쓴다쓴다 하고 안 쓰고 있는데...ㅜㅜ 만화책도 보내주기로 했지만 안 보내고 있고... -_-;;;;
형민
들리는 소식에 의하면, 은국이는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수감 생활을 하다보니 당연히 책을 많이 읽으며 지내고 있고요. 아마도 더욱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올 것 같습니다. 은국이가 이라크 파병 반대 운동에 동참했던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팔연대와 연결돼 있는 줄은 몰랐네요.
돌삐
잊고 있었네... 차르코..^^ 건강하길
반다
요즘은 감옥으로 인터넷 서신도 되더라구요. 그걸 빼 먹었네요. 주소는 여기로. http://hwaseong.corrections.go.kr/
와~ 만화책을 보내주려고 하는 구나... 퍼즐 같은거는 안 들어가려나... 물어 봐야 겠다.
형민님 안녕하세요. 소식 전해 주셔서 감사 합니다. 팔연대과 그리 연결 되어 있답니다 :)
돌삐의 이름에 아직 익숙해 지는 중이얌. 그래, 차르코 였어ㅎㅎ
냐옹
난 이분 모르는데,,,인터넷으로만 아는데 편지 써볼까?신입회원으로써...ㅎㅎ
반다
신입회원으로써!! 보내면 차르코(은국)가 엄청 즐거워 하지 않을까요?
감옥안에서 밖에있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연을 맺을 기회는 거의 없을테니까....
용기를 내서 냐옹님의 발랄한 기운을 차르코에게 전달해 보심 어떨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