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K TIBET, 그 두 번째 이야기
:: 티베트, 두리반과 만나다
힘없는 것들이 무언가에 밀려 쫓겨나는 세상입니다. 서민들은 재개발이라는 이름을 가진 괴물 앞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고, 자연 속에서 뛰어 놀아야 할 동·식물들은 잿빛 콘크리트 더미와 거대한 중장비를 동원한 정치적 구호에 밀려 자신들의 땅을 잃어버렸습니다. 권력과 자본의 과도한 욕망은 이 땅 위에 콩닥콩닥 살아가는 것들을 쿵쾅쿵쾅 내쫓기에 바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쫓겨나는 것들의 목소리는 금세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잊혀집니다. 참 팍팍한 세상입니다.
여기 자신들의 터전에서 쫓겨나 60여 년간 세계 각지를 배회해온 티베트인들이 있습니다. 1950년 중국이 검은 야욕을 드러내며 야금야금 티베트에 파고들기 시작해, 무자비하게 점령한 지 어느덧 60년이 되었습니다. 그 60년 동안 중국 정부는 ‘해방’이라는 이름 아래 티베트인들의 인권을 무자비하게 탄압했으며, 대규모 한족 이주를 장려하여 티베트에서 문화적 학살을 계속해오고 있습니다. 또 티베트의 저항 세력을 잔인하게 짓누르려는 목적으로 종교를 탄압하는데 지속적으로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에 저항하는 목소리를 내는 누군가는 수감과 처형을 피하지 못합니다. 시간이 흐르고 세대가 바뀌어 감에도 고통은 대물림되고 티베트 내부의 인권상황은 날로 심각해져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환경파괴입니다. 티베트에서 중국 정부가 진행하는 무차별적인 개발은 고산 생태계를 빠르게 망가뜨리고 있으며, 그 피해는 결코 되돌릴 수 없을 것입니다. 칭짱철도의 완공으로 가속화된 티베트의 개발 현장에서 자연에 대한 전통적인 존중과 배려는 사라진 지 이미 오래되었습니다.
티베트에서 벌어지는 과도한 삼림 벌채로 티베트 숲의 68%가 파괴되었으며, 산사태가 일어나고 점점 지진에 취약한 지반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또한 중국 정부는 구리, 납, 아연 등 티베트 고원의 풍부한 광물 자원을 무분별하게 채굴하고, 티베트의 강에 수십 개의 댐을 건설하고 있습니다. 이 건설계획에서 댐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이주민의 발생과 같은 문제는 충분히 고려되지 않습니다. 악명 높은 세계 최대의 댐, 싼샤댐으로 인해 그동안 백만이 넘는 사람들이 쫓겨났습니다. 이렇게 서부 개발로 얻은 수자원과 전기는 베이징과 상하이 같은 동부 도시들로 공급됩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히말라야에서 발원하는 강들은 라오스, 버마,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에 걸쳐 수많은 생명이 삶을 의지하는 강입니다. 하지만 이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건설되는 댐들 때문에 이웃 국가들은 물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이웃 국가들의 거센 저항에도 중국의 댐 건설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으며 ‘티베트인을 위한 개발’이라는 왜곡된 선전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쫓겨난 모든 것들이 그러하듯 티베트의 고통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졌습니다. 이제 사람들은 티베트를 평화롭고 신비로운 이름으로만 기억할 뿐입니다. 하지만, 지난 60년간 티베트인들은 그들의 터전으로 돌아가기 위한, 타인에 의해 일그러지고 어긋나버린 삶을 되찾기 위한 시도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2008년 3월 그들은 티베트 전역에서 발생한 역사적인 민중봉기를 통해 여기 아직도 우리가 살아있다고 전 세계를 향해 외쳤습니다.
티베트인들은 살아있습니다. 그리고 티베트인의 목소리가 사람들의 인식 속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오늘도 그들의 투쟁은 끝나지 않고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그들의 기나긴 투쟁을 기억하고 또 응원하며 티베트를 향해 ‘도움’이 아닌 ‘연대’의 손길을 내어줄 때입니다. 그리고 5월 11일 오후 7시 30분, 티베트가 두리반과 만납니다. 둘 사이의 물리적 거리는 멀고멀지만 탐욕의 정치, 거대한 자본에 의해 메마른 사막으로 내몰린 상황은 똑같지 않던가요? 티베트와 두리반이 만남은 또 무엇을 만들어낼지 궁금해집니다. 그럼 5월 11일 저녁, [푸른영상 영화상영] 시간을 빌어 두리반에서 뵙겠습니다.
::일시 - 2010년 5월 11일 늦은 7시(시작은 좀 여유있게 하겠습니다)
::장소 - 홍대 앞 두리반 식당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 역 4번출구로 나와 200M 직진)
::프로그램
티베트 가수 타시(D.Thashi) 공연
[푸른영상 영화상영] 다큐멘터리 ‘녹아내리는 티베트(Meltdown in Tibet)' 상영
[두리반 씨네토크] 감독 마이클 버클리(Macheal Buckley)와의 대화
::영화정보
녹아내리는 티베트(MELTDOWN IN TIBET)
감독 : 마이클 버클리 Michael Buckley
제작 : 캐나다
제작년도 : 2009
러닝타임 : 40분
::Review
티베트의 수자원에 얽힌 문제를 촬영한 다큐멘터리. 비밀스러운 영상과 스틸컷들을 사용하여 숙명적으로 비극을 내재하고 있는 중국의 거대한 댐 건설 프로젝트를 고발하고 있다. 티베트의 커다란 강줄기들은 인도와 동남아시아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생명줄과도 같다. 이 강들은 기후 변화로 급격히 녹아내리는 빙하와 중국의 건설 프로젝트에 의해 지어지는 거대한 댐들 때문에 큰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과도한 수력발전 프로젝트와 광물 채취로 인해 티베트 유목민들의 전통적인 터전인 초원이 잠식당하고 있으며, 그들은 황량한 마을들로 쫓겨나고 있다. 영화는 불안하게 다가오는 환경재난에 관하여 몇 가지 질문들을 제기한다. 만약에 히말라야 빙하가 녹아내리면 티베트의 강들에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또한 그 강의 하류에 살고 있는 민족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 왜 중국이 그렇게 많은 대형 댐 건설을 티베트 지역에서 추진하고 있는지, 왜 강들은 파헤쳐져야만 하는지, 도대체 기술자들은 어디까지 할 심산인지 말이다.
영화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사항은 www.meltdownintibet.com 에 가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문의 02-722-0366(랑쩬), rangzensupport@gmail.com
::홍대앞 작은용산 두리반 http://cafe.daum.net/durib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