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아랍인들의 독립전쟁을 탄압하면서 쿠르드족을 지원하는 시온주의자들의 짓거리는, 조선의 독립은 억누르면서 "동남아시아의 해방을 위해" 버마의 독립영웅인 따킨 아웅 산 장군(당시 버마를 지배하던 영국에 맞서 싸웠음)을 지원했던 일본 제국주의자들의 행동과 비슷합니다.
그러나 결국 아웅 산 장군이 일본군에게 실망해서 항일투쟁으로 돌아섰듯이, 쿠르드족도 시온주의자들과의 동맹에 실망하여 그들에게 등을 돌리고 터키의 자유 연합주의자(아나키스트)나 이란의 민주투사들, 팔레스타인의 아랍인들과 손을 잡게 될 것입니다.
서기 1941년, 당시 일본의 외무장관이 "대동아공영권 지역에 있는 거주민족(남태평양의 원주민과 [화교를 뺀] 동남아시아 사람들 - 옮긴이)은 독립을 유지시키거나 또는 독립시키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말했는데, 일본 육군이 이 말을 민감하게 받아들여 "민족독립이라는 문제는 조선과도 관련된 문제인만큼 제발 신중하게 발언해 주셨으면 합니다."라고 간청했죠.
그러자 그 장관은 "이 외교방침은 일본의 백년대계를 생각해서 내놓은 거요. 조선 문제는 잘 알고 있으니 염려마시오."라고 대답했답니다. 그러니까 "동남아국가를 독립국으로 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조선에 미치는 영향이 염려(이규배 교수의 설명)"되기 때문에 동남아시아 여러나라의 독립도 허락해 줄 수 없다는 얘기였죠.
그리고 따킨 아웅 산도 서기 1941년 버마로 되돌아와 민중혁명당의 지도자들과 접촉한 자리에서 "단지 영국 세력을 물리치기 위해 일본을 끌어들여야지, 일본에게 그 이상으로 지나치게 기대서는 안된다. (영국을 물리친 - 옮긴이) 다음 상황에서 일본을 어떻게 배제해야 하는 지도 아울러 강구해 두어야 한다."고 말해 처음부터 일본을 어떻게 멀리할 것인지도 생각해 두고 있었습니다.
이런 동맹이 오래갈 리가 없죠. 결국 일본 공군이 버마의 제공권을 장악하고 버마 곳곳에 "무차별 폭격"을 가하는 일이나, "정치인들의 투옥", "매일같이 국민들을 잡아들여 고문하는 일본 헌병의 행위([일제 하의 동남아]에서)"를 본 "아웅 산은 일본에 독립의 기대를 걸었던 것은 환상이었다는 판단([일제 하의 동남아])"을 하게 됩니다.
서기 1944년 8월 아웅 산과 그의 동지들은 "자유와 독립을 위해서는 파시스트 일본을 몰아내야 한다."는 강령을 채택하고 '반파시스자유연맹'을 결성하여 연합군과 손을 잡고 일본군과 싸우기 시작해요. 그런 식으로 일본군을 몰아낸 다음에는 임시정부를 세워 독립을 선언합니다. 뒤늦게 들어온 영국군은 이 임시정부를 인정하지 않고 다시 버마를 식민지로 지배하려고 하지만, 이미 독립투쟁을 한 적이 있는 버마 사람들은 영국의 지배를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고 스스로 모여들어 무장하고 군대를 조직하는 무력시위를 벌였고, 결국 서기 1948년에는 버마가 영국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합니다.
마찬가지로 지금은 이란과 아랍이 싫어서 미국을 돕는 이라크의 쿠르드족도, 영국과 미국의 친 터키 정책(미국 정부와 언론은 이라크의 쿠르드족은 '자유를 위해 싸우는 투사'라고 선전하지만, 터키의 쿠르드족은 '살인마'라고 선전합니다)을 기억하는 터키의 쿠르드족이나, 구미가 자신들을 잊어버리고 아예 안 도와준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란의 쿠르드족이 투쟁에 끼어들면 환상을 깨고 새로운 싸움을 시작하게 되겠지요(마치 우리의 좌파 독립투사들도 처음에는 일제와 싸우려고 미국에 협조했으나, 나중에 분단이 굳어지고 미군정이 제국주의자들에게 협력한 자들을 다시 써먹자 실망하고 분노하여 반미주의자가 되었듯이, 미국이 이라크 안의 쿠르드족만 '독립'하고 터키의 쿠르드족은 독립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걸 알게 되면 실망하고 분노한 쿠르드족들이 미국에게서 등을 돌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만약 쿠르드족이 시온주의자들의 '우군'인 터키 정부하고도 맞서 싸우는데 시온주의자들이 그러지 못하게 막는다거나, 시온주의자들에게 얽매이지 않고 '완전한 자주독립'을 원한다거나, 시온주의 군대가 실수로라도 - 많은 쿠르드족들이 믿는 - 이슬람교의 원칙에 어긋나는 짓을 저지른다면, 그때부터는 쿠르드족도 시온주의자들이 자신들의 '우군'이 아니라 '자신들을 조종해 대리전을 치르려는 위선자'임을 깨닫게 될 거란 말입니다.
한 예로 서기 1999년, 터키 군부의 쿠르드족 탄압에 맞서 싸우던 압둘라 오잘란이 붙잡히자(시온주의자들과 미국 정부가 터키 정부에 정보를 줌), 화가 난 쿠르드족 이민자들이 잠시나마 지역과 출신 국가를 따지지 않고 한데 뭉쳐서 들고 일어났었고, 정문태씨가 취재한 바로는 이란과 이라크, 터키의 접경지대에 세워진 쿠르드 독립군 기지에 이란, 터키, 이라크의 쿠르드족 뿐만 아니라 시리아, 유럽, 미국에 사는 쿠르드족들도 찾아와서 독립군으로 훈련받고 있습니다. 또 독일인이나 영국인인 사람들이 쿠르드족을 도우려고 제발로 찾아오기도 하지요.
게다가 터키 안에도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반대하는 연합주의자(아나키스트)들이 많고, 쿠르드 여성과 터키 여성들이 손을 잡으면서 터키 여성들이 국가의 잘못된 정책을 깨닫고 이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란에서는 혁명정부의 억압에 숨이 막힌 사람들이 민주화와 자유를 요구하며 조직을 만들었고요. 또 쿠르드족과는 전혀 인연이 없던 여러 나라의 시민단체도 쿠르드족을 돕자는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지금으로서는 이런 작은 움직임에 희망을 거는 수밖에 없어요(우리가 오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미군이 해방군이 아니라 '또다른 점령군'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듯이, 이라크의 쿠르드족도 미국이 참된 해방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우리, 미국의 이라크 침략전쟁이 끝나면 쿠르디스탄에도 우리의 힘을 보태주기로 해요. 그래서 그들이 시온주의자나 WASP 같은 침략자들의 도움을 받지 않더라도 '자주독립'이라는 꿈을 이룰 수 있게 해야죠.
부디 이 짧은 글이 덩야핑 님에게 도움이 되었기를 빕니다.
뎡야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