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와 보도사이]
레바논 사태, 심층보도 목마르다
남부 레바논과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격이 계속되는 가운데 370여 명이 넘는 레바논인과 100여 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으며 레바논에서만 50만 명이 넘는 난민이 발생했다. 공항, 항만, 도로, 호텔, 방송국 등 군사시설과 민간시설을 가리지 않는 이스라엘의 무차별적인 폭격으로 남부 레바논 도시 곳곳이 폐허로 변했다. 이에 '불균형적 군사력'을 사용하고 있는 이스라엘과 이를 지원하고 있는 미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날로 거세지고 있으나 공세의 고삐를 늦출 기미를 보이지 않아 더 큰 희생자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의 침략을 전하는 국내 언론은 무장 단체들에게 1차적 책임을 물으면서도 무차별적인 공세를 가하고 있는 이스라엘과 이를 일방적으로 두둔하고 있는 미국에 대해 엇갈리는 태도를 보였다.
조선·중앙일보는 전쟁 참상 전하기에 주력할 뿐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이스라엘과 미국의 책임을 묻는 데는 소홀했다. 조선일보는 <이, 레바논 공항 폭격…육·해·공 봉쇄>(14일 18면), <이스라엘 또 레바논 공습, 전면전 양상>(15일 1면), <베이루트 도심 첫 공습…민간인 희생 119명으로>(17일 17면) 등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레바논과 주민들의 참상을 전하는 데 주력했다.
반면 미국의 책임론에 대해서는 18일자 16면 <"이스라엘 악마…헤즈볼라도 무책임">이라는 기사에서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를 인용, 미국이 이라크 사태에 묶여있고, 이스라엘 행정수도가 직접 공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스라엘에 무력대응을 삼가라고 말할 처지가 아니라고 전했다. 또 "헤즈볼라를 배후에서 지원하는 시리아-이란과도 '적대 관계'여서, 이들 국가에 영향력을 행사할 입장도 못 된다"고 보도하는 데 그쳤다.
중앙일보도 <이스라엘, 레바논 공항 미사일 공격>(14일 19면), <육해공 봉쇄…시리아 연결 도로 폭격>(15일 3면), <레바논 민간인 사망자 100명 넘어>(17일 6면>, <이스라엘 지상군, 레바논 남부 진격/ 종교시설·방송국 무차별 폭격)<24일 13면> 등에서 전쟁의 참상을 전했으나 각국이 중동 문제 해결을 두고 '팽팽한 대립'을 펼치고 있다며 정전을 이끌어 내는 데 번번이 딴지거는 미국의 무책임한 행태에 대한 비판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동아일보는 조선·중앙과는 차이를 보였다. 동아는 17일자 14면 <"이, 한 대 맞았다고 상대 집 박살내나">에서 '비례의 원칙'에서 벗어났다는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을 자세하게 보도했으며 특히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유일한 발전소를 파괴한 행위에 대해 유럽 국가들로부터도 비난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21일자 18면 <"무차별 폭격은 전쟁범죄">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루이즈 아버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의 "민간인이 희생될 수밖에 없는 무차별적인 도시 폭격은 정당화될 수 없다"는 발언을 빌어 이스라엘을 비판하고 "아랍권에선 이미 이스라엘 지도부를 전범재판에 회부해야 한다는 주장이 뜨겁다"고 전했다.
한편 한겨레는 15일자 사설에서 '이스라엘 병사를 살해하고 납치한 무장 단체들에게 1차적 책임'이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이스라엘의 무차별적 공격도 정당화 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또 17일 7면 기사에서도 유엔의 '정전 결의안'이 미국의 반대로 좌초돼 분노하고 있는 중동 민심을 자세하게 전했으며, 이스라엘의 침공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여론을 전하는데 주력하는 모습을 보여 이번 사태의 해결책이 이스라엘의 폭격 중단에 있음을 지속적으로 주장했다.
경향신문은 한겨레만큼은 아니지만 미국 책임론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15일에는 유엔 안보리에서의 이스라엘 비난 결의안을 거부한 미국에 대해 "노골적으로 이스라엘 지지"하고 있다고 비판했으며, 21일자 3면에서는 이스라엘의 공격 확대에 대해 "국제사회는 모두 휴전을 주장하며 반대하고 있지만 유독 미국은 이스라엘을 적극 지지", "미국의 일방적인 이스라엘 편들기는 동맹국들과도 갈등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22일자 기사 <"레바논 비극 미가 키운다">에서도 미국 정부의 "일방적 중동 외교정책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유혈충돌을 부추기고 중동의 갈등을 심화시키는 원인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물론 이스라엘 병사를 납치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과 헤즈볼라에게 이번 사태의 일차적 책임이 있다. 하지만 이를 빌미로 무차별 폭격을 가하고 있는 이스라엘과 중동 지역 패권 장악을 위해 이를 지원하고 있는 미국의 속내에 더 큰 비판이 필요할 것이다. 전쟁의 '참상'이라는 표피적인 전달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이번 사태의 책임을 가리는 언론의 비판의식이 절실하다.
정리=조영수·민언련 신문모니터 담당 활동가
정리=조영수·민언련 신문모니터 담당 활동가 media@mediatoday.co.kr
레바논 사태, 심층보도 목마르다
남부 레바논과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격이 계속되는 가운데 370여 명이 넘는 레바논인과 100여 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으며 레바논에서만 50만 명이 넘는 난민이 발생했다. 공항, 항만, 도로, 호텔, 방송국 등 군사시설과 민간시설을 가리지 않는 이스라엘의 무차별적인 폭격으로 남부 레바논 도시 곳곳이 폐허로 변했다. 이에 '불균형적 군사력'을 사용하고 있는 이스라엘과 이를 지원하고 있는 미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날로 거세지고 있으나 공세의 고삐를 늦출 기미를 보이지 않아 더 큰 희생자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의 침략을 전하는 국내 언론은 무장 단체들에게 1차적 책임을 물으면서도 무차별적인 공세를 가하고 있는 이스라엘과 이를 일방적으로 두둔하고 있는 미국에 대해 엇갈리는 태도를 보였다.
조선·중앙일보는 전쟁 참상 전하기에 주력할 뿐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이스라엘과 미국의 책임을 묻는 데는 소홀했다. 조선일보는 <이, 레바논 공항 폭격…육·해·공 봉쇄>(14일 18면), <이스라엘 또 레바논 공습, 전면전 양상>(15일 1면), <베이루트 도심 첫 공습…민간인 희생 119명으로>(17일 17면) 등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레바논과 주민들의 참상을 전하는 데 주력했다.
반면 미국의 책임론에 대해서는 18일자 16면 <"이스라엘 악마…헤즈볼라도 무책임">이라는 기사에서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를 인용, 미국이 이라크 사태에 묶여있고, 이스라엘 행정수도가 직접 공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스라엘에 무력대응을 삼가라고 말할 처지가 아니라고 전했다. 또 "헤즈볼라를 배후에서 지원하는 시리아-이란과도 '적대 관계'여서, 이들 국가에 영향력을 행사할 입장도 못 된다"고 보도하는 데 그쳤다.
중앙일보도 <이스라엘, 레바논 공항 미사일 공격>(14일 19면), <육해공 봉쇄…시리아 연결 도로 폭격>(15일 3면), <레바논 민간인 사망자 100명 넘어>(17일 6면>, <이스라엘 지상군, 레바논 남부 진격/ 종교시설·방송국 무차별 폭격)<24일 13면> 등에서 전쟁의 참상을 전했으나 각국이 중동 문제 해결을 두고 '팽팽한 대립'을 펼치고 있다며 정전을 이끌어 내는 데 번번이 딴지거는 미국의 무책임한 행태에 대한 비판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동아일보는 조선·중앙과는 차이를 보였다. 동아는 17일자 14면 <"이, 한 대 맞았다고 상대 집 박살내나">에서 '비례의 원칙'에서 벗어났다는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을 자세하게 보도했으며 특히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유일한 발전소를 파괴한 행위에 대해 유럽 국가들로부터도 비난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21일자 18면 <"무차별 폭격은 전쟁범죄">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루이즈 아버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의 "민간인이 희생될 수밖에 없는 무차별적인 도시 폭격은 정당화될 수 없다"는 발언을 빌어 이스라엘을 비판하고 "아랍권에선 이미 이스라엘 지도부를 전범재판에 회부해야 한다는 주장이 뜨겁다"고 전했다.
한편 한겨레는 15일자 사설에서 '이스라엘 병사를 살해하고 납치한 무장 단체들에게 1차적 책임'이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이스라엘의 무차별적 공격도 정당화 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또 17일 7면 기사에서도 유엔의 '정전 결의안'이 미국의 반대로 좌초돼 분노하고 있는 중동 민심을 자세하게 전했으며, 이스라엘의 침공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여론을 전하는데 주력하는 모습을 보여 이번 사태의 해결책이 이스라엘의 폭격 중단에 있음을 지속적으로 주장했다.
경향신문은 한겨레만큼은 아니지만 미국 책임론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15일에는 유엔 안보리에서의 이스라엘 비난 결의안을 거부한 미국에 대해 "노골적으로 이스라엘 지지"하고 있다고 비판했으며, 21일자 3면에서는 이스라엘의 공격 확대에 대해 "국제사회는 모두 휴전을 주장하며 반대하고 있지만 유독 미국은 이스라엘을 적극 지지", "미국의 일방적인 이스라엘 편들기는 동맹국들과도 갈등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22일자 기사 <"레바논 비극 미가 키운다">에서도 미국 정부의 "일방적 중동 외교정책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유혈충돌을 부추기고 중동의 갈등을 심화시키는 원인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물론 이스라엘 병사를 납치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과 헤즈볼라에게 이번 사태의 일차적 책임이 있다. 하지만 이를 빌미로 무차별 폭격을 가하고 있는 이스라엘과 중동 지역 패권 장악을 위해 이를 지원하고 있는 미국의 속내에 더 큰 비판이 필요할 것이다. 전쟁의 '참상'이라는 표피적인 전달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이번 사태의 책임을 가리는 언론의 비판의식이 절실하다.
정리=조영수·민언련 신문모니터 담당 활동가
정리=조영수·민언련 신문모니터 담당 활동가 media@med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