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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11이후 세계는](2) 끝나지 않은 전쟁과 저항

미국은 2001년 10월, 테러의 배후로 지목되었던 오사마 빈 라덴을 비호한다는 이유로 아프간 전쟁을 시작했다. 아프간 침략 전쟁 한달 여, 탈레반 정권은 무너졌다. 아프간 전쟁은 대테러전쟁의 끝이 아닌 시작이었다.

2003년 3월 20일, 미국은 이라크를 공격했다. 아랍권에서 반미감정이 확산되면서 이슬람 저항세력도 대테러전쟁과 함께 진화했다. 종파간 분쟁도 악화되었다. 이라크와 아프간은 베트남을 제외하고는 가장 장기간 개입하고 있는 전쟁으로 미국 역사에 기록되고 있다.

7년이 흐른 지금 '대테러전쟁'은 세계를 더 안전하게 만들었는가? 경계를넘어와 민중언론 참세상은 [기획/ 9.11이후 세계는]을 이 질문에 "누구를 위한 안전인가" 라는 질문을 추가한다.

경계를넘어( http://www.ifis.or.kr )와 민중언론 참세상( http://media.jinbo.net )은 총 9회에 걸쳐 아프가니스탄(9월 17일), 이라크(9월 19일), 소말리아(9월 22일), 파키스탄(9월 24일) 등 전쟁의 고통으로 신음하는 국가들에서, 민주주의의 후퇴와 반정부 활동가 살해가 일어나고 있는 필리핀(9월 26일), 미국에서 시민들의 일상까지 들어온 감시와 통제를 살펴보면서 9.11 이후 대테러전이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10월 1일), 과거와 현재를 짚어볼 예정이다.

아울러, 8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논의되었던 아프간 '비군사 지원'이 또 다시 이야기 된 시점에서 한국의 진보진영은 어떤 모색을 해야 할 것인지를 좌담을 통해 짚어본다(10월 3일).  


  
끝나지 않은 전쟁

2008년 6월 미국은 이라크에 미군을 장기 주둔시키기 위해 이라크와 주둔군 지위 협정(SOFA)을 맺기 위한 협상 들어가면서 △ 정해지지 않은 수의 미군 주둔 △ 이라크 안에서 어떠한 목표라도 이라크 정부의 허가 없이 자유롭게 공격 △ 이라크 주변 국가를 공격할 때 이라크 영토를 자유롭게 이용 △ 군사적 임무에 관한 것이 아닐지라도 미군의 면책권 보장 등을 요구하다가 의회와 이라크인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습니다. 그러자 미국의 영향권 아래에 있는 알 말리키 총리도 미국의 제안을 거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제는 오히려 알 말리키 총리가 미국에게 미군의 철수 시한을 제시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 2007년 미국 정부가 이라크에 병력을 증파한 뒤 바그다드를 비롯해 이라크 각 지역에서는 미군+이라크 정부군과 반점령 운동 사이의 전투가 한창 치열하게 전개 되었습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서 외견상으로 전투는 예전에 비해 많이 잦아들었고, 실제 미군 사망자 수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이를 두고 미국은 미군의 병력 증강이 '효과'를 발휘해 이라크 상황이 '안정'되고 있다며 일부 미군의 감축과 이동계획을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반점령 무장투쟁의 핵심 세력인 마흐디 군의 경우 현재는 미군과의 전투를 중지하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중단일 뿐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 현재 14만 6천 명 규모의 미군이 이라크 주요 도시에서 철수하거나 병력을 감축하는 등 상황이 변할 경우, 그 상대가 미군이든 아니면 이라크 정부군이든 무장투쟁 세력은 점령에 맞선 전투를 언제든 다시 재개할 수 있습니다.


▲  마흐디 민병대  


▲  마흐디 민병대 무기가 숨겨진 사원을 공격하는 미군 [출처: http://www.flickr.com/photos/labanex/]


석유 문제에 있어서도 미국과 석유 기업들은 2007년에 이라크 석유 산업의 사유화와 외국 자본의 진출을 보장하는 석유법을 통과 시켜 석유 약탈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자국의 자원이 약탈당하는 데 대해 반대하는 석유 노동자들과 이라크 민중들의 거센 반발과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간의 입장 차이 등으로 인해 석유법은 아직 통과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6월 이라크 정부가 36년 만에 일부 석유 산업에 대한 외국 자본의 진출을 허용하였으나 이 또한 제한적인 범위에 그치고 있습니다.

오늘날, 일부에서는 미국의 이라크 점령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미군의 철군 시한 등 몇 가지 쟁점만 남은 것으로 여기는 시각들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앞의 예에서 보듯이 미국의 이라크 점령은 결코 끝난 게 아닙니다. 의회에서, 거리에서, 노동 현장에서, 일상의 삶에서 여전히 저항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이라크 민중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생각하는 이라크 연대운동

그렇다면, 지금도 저항을 계속하고 있는 이라크 민중들의 모습에 비춰볼 때 한국의 반전운동은 어떤 모습인가요? 미국의 침공이 있기 바로 전인 2003년 2월, 수천 만 명의 사람들이 세계 각지에서 거리로 쏟아져 나왔을 때, 마찬가지로 수 천 명의 한국인들도 거리에서 침공반대를 소리 높여 외쳤었습니다. 그리고 2003년 3월 곧이어 미국의 침공이 시작 되고, 한국군이 이라크로 파병되고, 김선일씨가 사망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반전운동은 전쟁에 반대하는 민중들의 커다란 관심과 지지를 모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현실은 안타깝게도 한국에서 '이라크'는 거의 잊혀진 이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이라크 민중들과의 연대운동이 해야 할 역할이 완전히 마무리되기까지는 아직 가야할 길이 너무나 멀다는 것입니다. 설사 미군과 이라크인들 사이의 전투가 줄어들더라도 미국이 이라크를 식민화하려는 시도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미국의 이라크 점령을 직접적인 전투나 미군의 철수 문제만을 중심으로 볼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제국주의 지배와 약탈의 과정으로 보고 기~일게 대응을 해야겠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수 백 만 명의 난민들이 이라크 국내는 물론 시리아, 요르단, 이집트, 유럽, 미국 등지로 떠돌게 되었습니다. 이들 난민들 가운데는 생계를 잇기 위해 성매매에 나서거나 아동 노동을 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몰린 사람들이 있습니다.


▲  이라크 민간인 사망자 리스트가 지면을 가득 메운다. [출처: http://www.flickr.com/photos/zen/115534003/]


▲  이라크인들이 전쟁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이렇게 전쟁은 미군이 바그다드에서 이라크인들과 총격전을 벌이는 것뿐만 아니라 길거리에서 담배를 팔며 삶을 이어가는 아이들의 삶에도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라크와의 연대운동이 반전, 반점령은 기본이고 그 밖에 정치면 정치, 사회면 사회, 여성이면 여성, 아동이면 아동 등 구체적인 일에 대한 행동 계획을 마련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이라크 연대운동 = 이라크인들만을 위한 운동?

만약 평양에 석유에 쏟아져 나온다면 지금 한반도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혹시 미군이 북한 여기저기서 전투를 벌이고, 아파치 헬기는 북한 사람들을 공격하고, 남한의 우파들은 하루 빨리 김정일 정권을 갈아 치워야 한다고 외치고 있지 않을까요?

왜 갑자기 이런 얘기를 하냐구요? 글 읽는 사람들을 겁주기 위해서 일부러 그러는 거냐구요? 한국 사람들이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너무 멀게만 느끼니깐 좀 가깝게 느껴보자는 취지는 좋으나 그 사례가 좀 거시기 하다구요? 정말 그럴까요?

미국이 이라크를 다시 침공하던 당시 미국 국방부 부장관이었던 폴 울포위츠는 2003년 6월 2차 아시아안보회의에서 '북한과 이라크의 가장 중요한 차이는 경제적으로 미국이 이라크에 대해 (전쟁 이외에) 다른 선택이 없다는 것'과 '이라크는 석유의 바다에서 헤엄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라크에서는 대량살상무기가 없다는 것이 환히 드러났지만 북한은 핵개발 의혹을 사고 있던 당시에 했던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이라크인들만의 일이 아니라 모든 인류의 일입니다'라는 말이 그냥 해 보는 말은 아닌 겁니다. 그것이 우연이든 아니든 미국의 침공과 점령의 대상이 이번에는 이라크였지만 앞으로 북한이든 누구든 또 다른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겁니다. 그래서 이 전쟁을 미국의 이라크 침공만으로 보지 말고 미국 제국주의가 인류를 향해 벌이는 전쟁으로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그곳이 이라크든 어디든 미국의 전쟁을 막는 것이 곧 모든 인류의 미래를 전쟁으로부터 구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미국이 세계 최강의 국가라는 사실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그런데 그런 미국이 베트남과 레바논에서는 민중들의 저항을 견디다 못해 쫓겨났고, 또 쿠바와 베네수엘라를 뒤엎으려다가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이것은 민중들이 어떻게 저항하느냐에 따라 미국이 때로는 승리할 수도 있고, 때로는 패배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미국이 이라크에서 다시 한번 패배의 쓴 잔을 마시고, 비틀거리며 몰락하는 제국의 길에 접어들 수 있도록 한국 사회가 다시 한 번 국제적 연대의 힘을 모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 글 : 경계를넘어

* 관련 글 : [9.11 이후 세계는](1)대테러전쟁 7년, 아프간에 뭘 남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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