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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아랍
2008.11.25 11:14

이라크 전쟁의 '이면'을 들추어 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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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의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고 한다.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자는 이제 이라크에서 병력을 철수하겠다고 공언했다. 과연 이라크의 상황은 정말로 나아지고 있는 것일까?

그러나 한국을 찾은 타히르 스위프트씨는 20일 한국 반전활동가들과의 간담회에서 그건 그저 "사망한 미군의 수가 줄어들었다는 것일 뿐"이라며, 상황이 나아졌다는 언론들의 보도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사회시스템이 완전히 붕괴된 상황에서 상황이 나아졌다고 자축하는 건 그들만의 잔치일 뿐이라는 이야기다.

또, 마치 이라크 내 종파간 분쟁으로 미군이 철수하면 곧 사회가 붕괴할 것 처럼 언론에서 보도되지만 타히르 스위프트씨는 "종파간 분쟁 때문에 사람들이 죽고 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2003년 침략이후 존 브레머 미 군정청 행정최고관이 "인종 종파를 기준으로 정부를 구성해 이라크 사회전체가 갈라지고 분열되는 과정을 겪었다"고 비난했다.

다음은 이라크 전쟁의 이면을 들추어 낸 타히르 스위프트 씨 발표의 요약이다.


석유, "애초에 서구자본의 기술은 필요없었다"

전쟁 직후 취임한 폴 브레머 미군정 최고행정관은 BP, 쉘 등 거대 석유기업의 전문가들을 끌어들여 이라크 매장량에 대한 정보를 얻고, 이윤을 가져가는 구조를 만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라크 내 석유관련 시설을 영국이나 서구의 기술자들이 지어줬다고 생각하지만, 아니다. 영국 식민지였던 1948년까지만 해도 다국적 기업이 소유한 정유공장은 하나도 없었다. 당시에도 이미 이라크에는 풍부한 경험과 지식, 기술이 있었다. 천연가스 관련 시설은 모두 이라크인들의 힘으로 건설된 것들이었다. 그리고 이라크는 1972년도에 석유를 국유화해 부유한 국가가 되었다.

그런데 (2003년) 침략이후 '생산분배협정'을 추진하면서 '이라크인들은 기술이 없어서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게 말도 안되는 게 이런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것은 바다 밑바닥에서 석유추출을 할 때나 필요한 것인데, 이라크의 경우 표면에서 조금만 파도 석유가 나오기 때문에 이건 핑계에 불과하다.

이라크 정부의 석유 담당 부처에서 석유메이저인 쉘과 협정을 맺었는데, 이 협정에 따르면 이라크의 천연가스 매장량의 49%를 주게 된다. 생산량을 기준으로 한 것이 아니라 매장량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좋은 소식은 이 생산분배협정 관련법을 2006년 말 통과시키려고 했는데 실패했고, 2007년에도 실패했다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 경종을 울렸던 전 세계 연대 운동의 승리이자, 석유노동자, 노동조합의 연대의 결과이기도 하다.

저항, "이라크 군인들 상당수 탈영해"

이라크 민중의 저항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다. 개인적 의견은 침공이 시작되면서 저항도 시작되었다.

젊은이들이 동네마다 자발적으로 조직되어 정부가 없는 상황에서 무기를 훔쳐 저항을 시작했다. 주요 세력은 이라크 군에 복무했던 사람들이었다. 폴 브레머가 미 군정청 최고행정관으로 오면서 기존의 이라크 군을 해체했다. 당시 애국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젊은이들이 많았고, 점령을 원치 않는 젊은이들이 적극적으로 무장저항을 했다.

주류 언론들을 보면 이런 저항세력들에 의해 이슬람 사원이 폭발하고 시장에서 폭발사고가 났다고 보도한다. 그러나 미국의 브루킹스 연구소 같은 홈페이지만 가도 통계가 나와 있는데, 이 자료들을 보면 무장세력의 주된 목표는 미군이었다.

그런데 왜 이라크 희생자들이 많으냐? 미군들은 장갑차 같은 보호장비가 많기 때문에 사상자가 적다. 공격의 목표는 미군들이었다. 그런데도 베트남전에 비해서 미군 사상자가 적다. 기술 때문이다. 또, 영국군 사상자들 중 시민권을 갖고 있는 멕시코 등 남미 출신 군인들이 상당 수 있는데 이들은 사망자 집계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석유법이 통과되지 않은 것도 일종의 저항이지만, 또 하나 말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 이라크 군이 새롭게 창설되고 이 경우 60퍼센트 이상 새로 군대에 들어온 사람들은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미군에 의해 창설된 부대에 복무하고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상당수 탈영하고 있는 사건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2004년 4월 팔루자에 대대적인 공격을 할 때 1개 사단이 팔루자에 미군의 명령에 의해 들어갔는데, 아무것도 안하고 들어오는 항명사건이 있었다. 그리고 보다 최근에는 바스라를 대대적으로 공격할 때도 대거 탈영사건이 보고되고 있다. 7개월 전에는 보수적인 모술시에서 미군이 이라크 여성을 희롱하자, 같이 있던 이라크 군인이 분개해서 세 명의 미군을 쏜 사건도 있었다. 유사한 패턴의 사건은 자주 보고된다.

겉으로는 군내에서 협력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저항은 탈영하는 형태로도 나타나고 있다.

미군철수?..."오바마는 영리해"

미군을 이라크에서 곧 철수시킬 것이라고 오바마 당선자가 말했다. 그리고 이라크의 상황이 나아졌고, 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이 곧 의회에서 통과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런데 심지어 한 나라 정부의 총리조차도 미군 경비원들에게 모욕을 당하고, 몸수색을 당하는 상황은 현재의 이라크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라크 정부는 힘이 없다.

내각에서 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을 합의 했다는 부분은 사실이긴 하지만, 미국을 기쁘게 하기 위한 동작이고, 의회에서 통과되지는 못할 것이다. 석유법과 비슷할 것이다. 내각에서의 합의는 쉽지만 이라크 의원들 275명 전체를 매수하거나 그들을 입장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상황이 나아졌다는 말은 미군들이 덜 죽는다는 이야기다. 어린이들은 물이 오염되어 이질, 콜레라, 결핵 등에 걸린다. 어린이들이 갈 학교가 없다. 이라크 민중의 삶은 나아지지 않았다. 하루 2시간 전기가 들어오고, 수도에서 오물이 섞여 나온다. 보건 시스템이 완전히 붕괴되었다.

96세인 아버지가 경제재제 전 보건의료시스템을 만들고 체계화하는 데 기여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보건의료 체계가 뛰어났다. 그런데 완전히 무너졌다. 예전에는 읽고 쓸 줄 아는 사람이 95퍼센트였지만, 이 수치도 엄청 낮아졌다. 경제재제 이후에 태어난 사람들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전쟁고아는 500만명에 이르고, 전쟁에서 남편을 잃은 여성은 10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란과 전쟁을 8년간 했을 때도 이 들의 수는 30만명 정도였는데, 어떤 곳에서는 이들을 200만명까지 추산하기도 한다.

침공이전에 이라크의 공공분야 75퍼센트가 여성들이었다. 그런데 침공과 점령이후 공공부문이 민영화되고,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여성들은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라크에서 미군을 철수시키겠다고 한 말은 맞지만, 모든 미군을 철수시키겠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고, 현상유지를 하면서 때로는 계속 통제권을 유지하고, 전술적으로 전투병을 빼는 것에 불과하다.

종파간 분쟁에 대한 왜곡과 오해

이라크에서 종파간 분쟁때문에 미군을 철수할 수 없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종파간 분쟁 때문에 사람들이 죽고 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이라크에서 종파간, 분파간 폭력을 만들어내고 기름을 붓는 것은 점령이다. 폴 브레머가 미 군정청 최고행정관에 앉으면서 새 정부를 구성할 때 인종 종파를 기준으로 정부를 구성했다. 이로 인해 이라크 사회 전체가 갈라지고 분열되는 과정을 겪었다. 그 이전에 서로 죽이는 일은 없었다. 시아와 수니는 종교적인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것이다.

1991년 당시 1차 걸프전 이래로 사회간접자본이 파괴되었지만 사회적 망 자체가 무너진 것은 아니다. 따라서 미군이 떠나면 이라크 사회가 완전히 무너질 것이라는 건 사실이 아니다. 이라크 내에서 몇 개의 소수 민족 뿐만 아니라, 쿠르드, 투르크매니스탄, 기독교 소수파들이 있는데 이들은 나란히 같이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다.

오늘 성명서를 갖고 왔다. 모든 외국 군대 철수를 요구사항으로 올렸다. 우리가 빠뜨리지 말아야 할 것은 이라크 내에서 10만명 가량의 용병들이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영연합군이 전쟁까지도 민영화시켰다. 이들까지 포함해서 모두 다 철수해야 한다. 그리고 이라크의 통제권을 모두 이양해야 하고, 열화우라늄탄, 집속폭탄 등의 사용을 중단하고 모두 깨끗이 하고 나가라는 것이다. 이라크 정부 통계에 따르면 이미 이라크 내 105군데가 열화우라늄탄 사용으로 인한 방사능 오염이 심각한 상황이다.

* 덧붙임 : 1959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태어난 타히르 스위프트씨는 대학생이던 1979년 사담 후세인 정권의 탄압을 피해 영국으로 건너갔다. 그러나 1990년 이라크 경제재제와 2003년 이라크에 대한 침략전쟁에 반대하는 투쟁에 참여하면서 평화활동가가 되었다. 현재는 '이라크 여성을 주축으로 한 '독립단결이라크연대(Solidarity for an Independent and Unified, SIUI)' 사무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 글 : 변정필
- 출처 : 참세상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nid=50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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