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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라는 국가가 있다. 지중해에 접해 있는, 팔레스타인 땅에 세워진,  인구 7백만의 이 나라의 국가 선포일은 1948년 5월 14일이다. 그런데 이 날은 그 땅에 살고있던, 그리고 지금도 살고있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는 대재앙, 아랍어로 ‘알-나크바(Al-Nakba)’라 불린다. 왜일까?

 

  pal.JPG 

    [팔레스타인 위치]


팔레스타인 지역은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대륙의 교착 지점에 위치, 고대부터 지배자들과 인구의 이동이 잦은 곳이었다. 7세기에 이슬람 문화권의 일부가 되었고 16세기 이후부터 20세기 초까지 오스만 투르크의 지배를 받았다. 제1차세계대전에서 오스만 투르크가 독일 동맹국 편에 가담하면서 팔레스타인을 포함한 동부 아랍 지역이 주요 전투 장소가 되었다.

영국은 팔레스타인 영토를 두고 아랍 왕족과 프랑스, 유대인들과 각기 다른 3개의 모순되는 문서를 남겼다. 똑같은 땅에 아랍 하심가에게는 아랍국가의 설립을 보장했고(후세인-멕마흔 편지 Husayn-McMahon correspondence, 1915~1916) 프랑스에게는 공동 식민지배하에 두는 것으로(사이크스-피코 협정 Sykes-Picot Agreement, 1916), 유대인들에게는 전후 유대 국가 설립을 지원한다는(벨푸어 선언 Balfour Declaration, 1917) 내용이었다. 물론 결론은 유대국가 설립이었다. 

유엔도 유대국가를 지원하였다. 1947년 유엔 결의안 181호는 팔레스타인을 아랍과 유대 두 개의 나라로 분할하고 예루살렘과 그 주변을 유엔의 관리 하에 둔다는 내용으로 결의안 자체가 아랍인들에게는 절대적으로 불공정한 것이었다. 당시 팔레스타인인은 토지의 87%, 인구의 68%를 차지하였으나 42%의 영토를 할당받았고 유대인은 토지의 6%, 인구의 30%를 차지하였으나 56%의 영토를 할당받았다.

1948년 5월 14일, 영국의 위임통치가 끝나기 하루 전, 이스라엘 국가가 선포되고 미국은 다음 날 곧바로 이스라엘의 존재를 승인하였다. 이에 대응해 1948년 10월 1일, 팔레스타인은 제1차 팔레스타인 민족회의에서 국가 창설을 선포하지만 국제사회는 침묵했다. 다시 1988년 11월 15일, 제19차 팔레스타인 민족회의에서 독립을 선언하고 세계 90개국이 인정했지만 이스라엘과 다수 열강들은 인정하지 않았다.  

 

국제적으로 국가 성립과 승인 절차가 서구 강대국의 편파적인 유대인 지지로 불공정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현지에서 더 많은 비극을 일으켰다.  


국가 선포 이전부터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원주민에 대한 대량학살과 집단추방, 즉 인종청소 범죄를 저질렀다. 이스라엘 국가 성립을 주도한 사람들은 유대종족만의 국가를 목표로 하였으며 강력한 인종주의와 종교적 배타성에 기반하였다. 이들을 ‘시오니스트’라 부른다. 시오니스트들의 선구자로 알려진 테오도르 헤르츨(Theodor Herzl)은 장래 세워질 유대국가의 모습을 ‘아시아에 대한 방어벽’ ‘야만성으로부터 문명을 지키는 전방요새’로 묘사했다. 특히 ‘나일강에서 유프라테스강’에 이르는 광대한 영토를 목표로 제시했다.

유대 이주민은 늘어났다. 유대민족기금(Jewish National Fund)은 1905년부터 아랍인들의 땅을 사들이기 시작, 이주민은 1910년대 1만 명에서 1933년 25만 명, 1939년 50만 명까지 증가했다. 1939년 제2차세계대전의 발발로 팔레스타인이 군사기지화되면서 유대인 소유 기업의 군수물자 생산이 증가, 유대인들의 경제력과 군사력이 강화되었다. 특히 영국군으로 참전했던 유대인들이 하가나(히브리어로 ‘방어(Defense)’라는 뜻의 무장단체)의 주요 구성원이 되어 아랍인들에 대한 추방과 학살을 저질렀다. 이들은 1948년 3월 ‘D계획(Plan Dalet, 공식 명칭은 여호수아Yehoshua 계획)’으로 보다 조직적이고 강력한 인종청소를 단행했는데 가장 악랄한 사건이 1948년 4월 9일 예루살렘 서쪽의 ‘데이르 야신(Deir Yassin)’ 마을에서 무방비 상태의 주민 200여 명을 학살한 것이다. 이러한 강제추방과 학살의 결과 영국군이 떠나는 5월 중순엔 팔레스타인 전체 주민의 3분의 1이 이미 추방돼 난민이 된 상태였다.


1950년 팔레스타인인 난민은 91만 명에 달했고 이후 이스라엘의 군사공격에 의해 계속 늘어났다. 이스라엘은 1948년 이집트, 요르단 등 아랍연합국들과 전쟁을 일으켜 팔레스타인 영토의 78%를 차지, 팔레스타인인 약75만 명이 난민이 되었다. 1967년에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서안지구, 동예루살렘을 점령하여 48년 난민 중 19만 명이 다시 난민이 되고, 원래 거주하던 20만 명도 난민이 되었다. 팔레스타인 난민은 약700만 명으로 전 세계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총인구의 약70퍼센트에 달한다. 난민은 현재도 발생 중인데 2002년 이후 동예루살렘을 포함한 서안지구 주민의 17퍼센트가 강제이주당했고, 주택파괴, 강제퇴거 등으로 수천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살던 곳에서 추방되었다. 가자지구에서는 2006년 이스라엘의 군사공격으로 5천 명의 내부 난민이 발생했고 2009년 공격으로 20만 명의 사람들이 집을 잃었다.


1948년 12월 유엔총회 결의안 194호는 고향으로 돌아가길 원하는 난민들의 귀향은 허용되어야 하며, 만약 돌아가길 원하지 않는 난민에게는 보상해야 한다고 결의, 2000년까지 135번 재확인하였다. 1907년 체결된 제4차 헤이그협정 제56조는 “종교, 자선, 교육, 예술, 과학과 관련된 시설을 점령․파괴하거나 의도적으로 손상을 입혀선 안 된다”고 규정하였으며, 전시 민간인 보호와 관련해 1949년 체결된 제4차 제네바협약 제33조는 ‘집단학살’을 엄격히 금지하였다. 그러나 이 모든 결의안과 국제법을 이스라엘은 철저히 무시하였고 유엔은 이러한 이스라엘에 대해 어떠한 제재도 하지 않았다.

 

가자폭격.jpg  


[2009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유엔학교 폭격]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영토 점령과 봉쇄, 지배는 계속되고 있다. 유엔 결의안 181호는 예루살렘에 ‘특별한 국제체제’라는 지위를 부여했고 이에 따라 예루살렘은 국제법상 어느 나라에도 속하지 않는 국제보호구역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서예루살렘은 물론 동예루살렘까지 점령, 1980년 예루살렘 전체를 영원히 이스라엘의 수도로 하는 법률까지 발효시켰다. 유엔은 예루살렘을 유대국가의 수도로 변경하는 모든 조처는 무효라는 안보리 결의 252호(1968년 5월 21일), 298호(1971년 9월 25일)를 통과시켰으나 이스라엘은 이를 무시하였다. 1996년 오슬로 협정에 의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세워졌으나 서안지구에서 자치정부가 행정과 보안을 완전하게 관할하는 지역은 전체의 2%밖에 되지 않고 2006년 1월 총선에서 하마스가 집권한 가자지구는 이스라엘에 의해 완전히 봉쇄되어 있다.


건국 과정에서의 이스라엘의 잔인한 인종청소는 2010년 현재 8m 높이의 고립장벽에 의한 인종분리로 나타나고 있으며 우월한 군사력을 이용한 반복적인 침공과 군사작전, 영토확장과 봉쇄정책으로 팔레스타인인들은 자유와 권리, 평화, 존엄성을 파괴당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알-나크바’, 대재앙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글 작성에 도움을 받은 책과 사이트


노먼 핀켈슈타인『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이미지와 현실』돌베개, 2004

노암 촘스키, 『해적과 제왕』황소걸음, 2004

막심 로댕송, 『아랍과 이스라엘의 투쟁』두레, 2001

http://www.unrwa.org (UNRWA:the United Nations Relief and Works Agency for Palestine Refugees in the Near East,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 구제 사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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