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쓰기

(*.231.133.50) 조회 수 1670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글쓴이: 유비

 

이 연극은 분명 유대인을 중심으로 역사적 사실을 담고 있지만 이를 매우 ‘개인사’적 감성으로 그려내었다. 유대인이 역사적으로 받아온 박해와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었던 설움, 그리고 오랜 시간이 흐른 후 마침내 조상이 살았던 땅으로 돌아온 절박함에 대하여, 7명의 이들이 각자 다른 생각으로 ‘그 아이에게 -을 말 하세요’ 또는 ‘그 아이에게 -을 말 하지마세요’ 라는 대사를 관객에게 제안한다. 관객으로서 나는 어떤 제안에는 동의하고 어떤 제안은 거부하며 연극이 진행되는 동안 무의식적으로 나 자신의 관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러나 극이 막바지에 이르며 유대인이 팔레스타인인들을 만나게 되었을 때 뱉어내는 대사들은 각자 매우 극단적이고 빠르게 진행되어 어떤 선택을 해야 할이지 혼란을 가지게 된다. ‘그 아이에게 그들은 우리 땅에서 떠나야 한다고 말 하세요’, ‘그 아이에게 군인들이 그 아기를 죽인 것이 실수였다고 말 하지 마세요’, ‘그 아이에게 우리는 아마 함께 살 수도 있을 거라 말 하세요’ 등의 대사는 역사적으로 피해의식과 상처를 입은 민족이 극단적 상황에서 거꾸로 가해자가 되며 겪는 자기 보호나 도덕적 갈등, 인간의 연민 등을 강하게 보여주었다. 특히 그 장에서 배우들의 연기는 매우 치열하여 보는 사람을 긴장시켰다. 극이 끝난 후 배우들이 사라지고 스크린에 보여준 관객들의 모습은 우리가 보아온 이 상황에서 무엇을 말 하고 말 하지 않는 것의 주체가 우리 관객 자신이라는 것을 선명히 보여준다.


연출에 관하여 이야기 하자면 나는 이 연극이 가장 최소한의 도구로 최대의 것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장난감이 되거나 의자가 되기도 하고 숨을 곳이 되기도 하는 ‘하얀 의자’도 매우 인상적이었거니와, 구형핸드폰을 사용하는 나로서는 너무나도 놀라웠던 스마트폰의 코드 인식하여 화면 보여주기, 주인공시점으로 바로 찍어 보여주기 등은 이전 연극에서 보지 못한(요즘 연극을 많이 본 게 아니라서 잘 모르겠지만) 신기술을 극에 위배되지 않도록 잘 사용했다고 생각한다.


조금 아쉬웠던 부분은 내용과 대사 자체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에 관한 기본적 정보가 없는 사람들에게는 어리둥절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는 것이다. 극이 시작되기 전에 기본적인 정보를 주었다면 더욱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평범하고 현대적 의상으로 배우가 유대인이라는 것을 알아챌 수 없었던 점은 단점으로 작용될 수도 있었으나 보편적 인간상을 나타내는 데는 더욱 효율적이었다고 생각했고, 개인적으로는 아예 현대고 과거이고 시대를 초월해 인간 자체만 나타낼 수 있는, 이를테면 검은 나시와 바지 같은 아주 간단한 의상 이었다면 더 재미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 이야기가 타 문화(주로 의상으로 표현되는)의 멀리 떨어진 것이 아닌, 인간으로서 겪는 고통과 갈등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게 연극 <아이에게 말 하세요>는 옅은 지식으로만 알고 있던 현실을 더욱 가깝고 주체적 문제로 여기게 해 주었다.

  1. [2018/05/15] 이스라엘 건국 70년, 팔레스타인 인종청소 70년 by 뎡야핑 (126)
  2. [2012/10/04] 레일라 칼리드, 하이재커 by 뎡야핑 (52)
  3. [2015/02/24] 마르하바 팔레스타인 (2014) by 팔레스타인평화연대 (29)
  4. [2014/10/20] 인권연극제 참가작 [마르하바, 팔레스타인], 이번주입니다! by 뎡야핑 (4943)
  5. [2012/12/24] [번역] 팔레스타인, 가자에서 온 성탄축하 메시지 by 뎡야핑 (14595)

  1. [영화] 평화의 씨앗

    Date2010.02.02 By뎡야핑 Views10909
    Read More
  2. [서평]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비망록

    Date2012.08.14 By냐옹 Views16583
    Read More
  3. [서평] 굿모닝 예루살렘

    Date2012.08.17 By뎡야핑 Views15548
    Read More
  4. [번역] 팔레스타인, 가자에서 온 성탄축하 메시지

    Date2012.12.24 By뎡야핑 Views14595
    Read More
  5. [번역] 보이콧 운동(BDS)과 보이콧처럼보이는 미묘한 안티BDS

    Date2012.04.01 ByGomGomLover Views16767
    Read More
  6. [번역] 가자 지구에 갇힌 채.

    Date2012.12.05 By뎡야핑 Views13817
    Read More
  7. [미완의 서평]팔레스타인 여성들

    Date2014.01.06 By냐옹 Views10291
    Read More
  8. [리뷰] 연극 <아이에게 말 하세요>

    Date2011.12.12 By올리브 Views16706
    Read More
  9. [대담] 가자 청년들이 말하는 이스라엘의 승리 가능성

    Date2009.01.05 Category일반 By올리브 Views6272
    Read More
  10. [나비, 해방으로 날자] 연대발언

    Date2015.08.12 By뎡야핑 Views64
    Read More
  11. [PACBI 성명서] 한국 EBS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에 보내는 호소문: 이스라엘의 식민주의, 인종청소, 인종차별 정책을 기념하지 말아주세요!

    Date2014.08.12 By올리브 Views5555
    Read More
  12. [10/13(토)] 레일라 칼리드, 하이재커 상영회

    Date2012.10.04 By뎡야핑 Views18730
    Read More
  13. PACBI 성명서에 동의하는 국내 아랍/무슬림 커뮤니티 서명

    Date2014.08.12 Byodiflya Views4909
    Read More
  14. MUJI (무인양품)의 이스라엘 출점 중지 결정에 대한 성명서!

    Date2010.12.05 By올리브 Views24684
    Read More
  15. check point for women - 이스라엘 점령이 끝나도 사라지지 않는다.

    Date2009.08.21 By뎡야핑 Views9951
    Read More
  16. <영화인 성명서> 이스라엘을, 그리하여 제11회 EBS국제다큐영화제를 보이콧하겠습니다

    Date2014.08.11 By올리브 Views6335
    Read More
  17. 5월 14일,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왜 ‘대재앙(알-나크바)’의 날인가

    Date2010.05.13 By현미씨 Views12709
    Read More
  18. 22%도 안 된다는 말인가

    Date2009.01.01 Category일반 By올리브 Views6132
    Read More
  19. 2009년에는 장벽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Date2008.12.22 Category일반 By미니 Views6289
    Read More
  20. '고작 8명 죽인' 하마스의 로켓탄이 문제인가

    Date2009.01.19 Category일반 By올리브 Views6128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Next
/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