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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문제란 무엇일까요?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관계? 그러면 이 때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라는 말은 이스라엘 정부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의 관계?

누군가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을 한다거나 팔레스타인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제일 먼저 필요한 것은 바로 그 ‘팔레스타인’ ‘팔레스타인 문제’가 무엇인지를 정의하는 일일 겁니다.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려면 먼저 환자가 가진 문제가 무엇인지를 밝혀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지요.

팔레스타인 문제라고 하면 어떤 사람은 유대 민족과 아랍 민족간의 문제라고도 하고, 어떤 사람은 유대교와 이슬람간의 문제라고 합니다. 또 어떤 사람은 이스라엘 정부와 팔레스타인 민중과의 관계라고도 하지요.

저의 생각은 무엇이냐구요? 제 생각은 이것저것 섞여 있다는 겁니다. 유대민족과 아랍민족간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거지요. 팔레스타인에는 두 민족만 사는 것이 아니라 자본가와 노동자․농민도 살고, 여성과 남성도 살고, 국가 권력자들과 민중들도 살고, 백인과 흑인도 살고 있지요. 이스라엘-팔레스타인만 그런 것이 아니라 어느 사회나 여러 집단들이 함께 모여 살고 있고, 거기서 지배하는 자와 지배당하는 자가 나뉘어서 치고 박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민족운동의 역사나 시온주의의 역사는 팔레스타인 땅의 역사나 이스라엘의 역사와 동등한 것으로 여겨졌다. 민족주의 역사 편찬자들은 땅과 민족을 구별하지 않는다. 땅과 민족은 동일한 것이며 어떤 역사적 시기에도 본질이 된다. 민족은 모국이나 조국처럼 본질주의적인 실체로 묘사된다. - 25쪽

한국의 일부 기독교인들이 러시아에 있는 유대인들을 찾아가서 조국 이스라엘로 이주하라고 권유하는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부모의 부모의 부모의 부모가 팔레스타인 땅과는 아무런 관계없는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단지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은 그들의 조국이 되는 겁니다. 이 기독교인들은 한국인이면서 시온주의 역사관에 사로 잡혀 있는 사람이지요.

또 ‘유대인=이스라엘=나쁜 편, 아랍인=팔레스타인=착한 편’과 같은 등식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영국 식민지 시절 식민 정부와 유대인 자본가들에게 맞서기 위해 유대+아랍 노동자들이 공동 투쟁을 벌였던 것은 좋은 사례일 겁니다. 또 아세르 아라파트나 마흐무드 압바스처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부패한 권력자들을 보면 팔레스타인인이라고 해서 꼭 팔레스타인인들의 편인 것은 아니라는 거지요.

그렇다고 민족이 없다거나 민족이란 무의미하다고 하는 것은 국가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거나 국가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이야기만큼이나 허망한 말입니다. 민족의 의미가 과잉되고, 민족해방의 이름으로 다른 모든 문제가 가려지는 것이 문제이지 민족과 민족문제가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요.

어떻게 역사를 볼 것인가

두 봉기의 중요한 차이는 1987년 인티파다에서는 농촌 여성들이 군대와 대담하게 맞서면서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여성들의 헌신적인 참여는 사망자 수를 통해 측정해 볼 수 있는데, 전체 사상자의 3분의 1이 여성이었다. 도시 여성의 참여율은 훨씬 높았다. 농촌 마을에서는 가부장적 구조 때문에 거리로 나가서 점령자들에게 맞서고 싶었던 여성들이 집에 머물러야 했기 때문이다. - 366쪽

인티파다 하면 주로 탱크를 향해 돌을 던지는 남성들의 모습을 떠올리거나 총과 폭탄을 들고 싸우는 남성들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2000년 시작된 알 아크사 인티파다에서는 무장투쟁의 비율이 높았던 반면 1987년 시작된 인티파다의 경우는 여성들을 포함해 그야 말로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광범한 대중투쟁의 모습이 강했었지요.

장기적으로 보면 노동자는 농민에 비해 활력적이지 못했다. 고용주에게 전적으로 종속된 탓에 농민들처럼 다른 생계유지 방식을 선택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인티파다가 3년째 접어들면서 노동자들의 에너지는 수그러드는 듯 보였다...그렇지만 사상자의 절반이 농촌 지역에서 발생했다 하더라도 나머지 절반을 차지한 것은 대부분 난민인 남녀 노동자들이었다. 팔레스타인 중간계급은 점령에 맞선 전쟁에 거의 참여하지 않았다. - 369쪽

인티파다 하면 팔레스타인 민중의 저항을 의미하는데, 여기서 좀 더 그 속을 들여다보면 그 ‘팔레스타인 민중’이 과연 누구인지를 따져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팔레스타인 민중이 누구인지를 보면 그 투쟁의 성격이 무엇인지도 어느 정도 생각해 볼 수 있겠지요. 예를 들어 ‘팔레스타인 해방’을 누구는 팔레스타인 국가 만들기를 중심으로 생각할 수도 있고, 누구는 민중의 생존권 보장을 중심으로 생각할 수도 있는 거지요. 팔레스타인 문제란 무엇인지, 어떤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억압당하고 있으며, 누가 어떻게 싸우고 있는지 등을 통해 팔레스타인 해방의 모습은 달라집니다.

이 책은 19세기부터 최근까지 이스라엘-팔레스타인과 관련된 역사에 관한 책입니다. 또 이 책은 주요 정치집단이나 정치인들 간의 관계뿐만 아니라 민중(이 책에서 말하는 서발턴)의 입장에서도 역사를 함께 보자고 얘기 합니다. 정치집단과 정치인이라는 것이 민중의 해방을 위해 노력하는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는 거니깐요.

아무튼 팔레스타인의 역사가 궁금하신 분들에게는 이래저래 도움이 되는 책일 거라 생각합니다. 팔레스타인의 기본적인 이해를 위해서 역사 쪽으로는 [팔레스타인 현대사]를, 현재 상황 쪽으로는 [라피끄 - 팔레스타인과 나]를 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일 거구요.

그리고 이 책에서는 ‘녹색선’(164쪽)’이라고 되어 있는 것이 원문에는 ‘Green Line'이라고 되어 있고 다른 책이나 글에서는 그냥 ’그린라인‘이라고 번역되어 있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또 236쪽에 보면 ‘가자지구와 요르단 강 서안 모두에서 활동한 이 이슬람 정치단체는 1950년대에 난민촌에서 상당한 추종자들을 거느린 유일한 조직이었고’라고 되어 있는데 ‘추종자’이라는 말이 왠지 부정적인 느낌의 단어라고 하면 ‘지지자’ 정도로 생각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얼마 전에 5․18 29주년 기념해서 한 단체가 주최한 강연을 하러 전주에 갔다 왔습니다. 5․18을 기념해서 팔레스타인 관련 강연을 한다고 하니 제 기분도 왠지 좀 더 긴장되기도 하고 그렇더라구요. 제가 한국 사회를 다시 보게 된 사건이 5․18이었고, 세계를 다시 보게 된 것이 팔레스타인이었으니깐요.

그리고 오늘은 5월18일입니다. 광주를 넘어 군사독재를 무너뜨리기 위한 투쟁이 전국적으로 퍼져나가야 했던 항쟁의 날, 팔레스타인을 넘어 지배와 억압의 체제를 무너뜨리고 민중 해방을 향한 투쟁이 전 세계로 퍼져나가기를 바랍니다.

- 글 : 미니
* 뎡야핑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9-07-18 17:50)
  • ?
    정환 2009.08.22 15:27 (*.6.10.197)
    난 이 책을 팔레스타인 오기 전 까지 다 못 읽었어요. 그래서 이걸 가지고 와야 했는데 미니형이 말하길 "무엇이든 입국 심사 때, 소지품에서 '팔레스타인'이라는 말이 들어 간 게 나오면 입국이 안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우째까~~~ 머리를 쥐어짜고 쥐어짜서 생각한게 스프링철을 한 거예요. 출국 하는 날 아침에 연대앞에 가서 제본소에다가 표지 찢고 뒷장 찢고 '이스라엘군이 총들고 서있고 팔레스타인인들이 주늑든' 사진도 찢고, 심지어 'Palestine'이라는 말이 소제목으로 나와있는 쪽도 찢고, 역사적 안목이 높은 심사관을 만날까봐 시대구분법을 알 수 있는 목차도 찢고.... 연세대마크 찍힌 표지 만들어서 스프링철 만들어 왔는데... 쩝... 쩝... 그냥 몇 가지 물어 보기만 하고 통과! ㅋㅋㅋ 나중에 그 책 구경시켜 드릴께요. 완전 재미 없는 대학강의교재 처럼 만들었어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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