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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은 자신에게 통제권이 없는 이집트와 가자 지구 사이의 국경 검문소에서 어떻게 가자 지구를 질식시킬 수 있는가?

라파의 검문소를 통한 이집트와 가자 지구의 자유로운 이동은 2년 전(2005년 11월15일-옮긴이)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간에 맺어진 포괄적 이동과 접근에 관한 협정에서 보장된 내용이다.

이 합의의 6개 조항 중 첫째는 PA와 이집트에 의해 통제되고 있는 라파의 가자 지구와 이집트 국경이다. 이 합의는 장차 팔레스타인 나라로 발전해 나가기 위한 역사적인 단계라고 할 만 했다. 최초로 팔레스타인들이 이스라엘 통제로부터 벗어나 외부 세계로 가는 접근 통로라고 할 수 있었다.

이 합의의 6개 조항 중 첫 번째는 라파에 가자 지구와 이집트 사이의 국경 검문소를 설치하고 이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이집트가 통제한다는 것이다. 이 합의는 장차 팔레스타인 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역사적인 단계라고 환영을 받았다. 처음으로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이스라엘의 통제를 받지 않고 외부세계와 접근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그렇다면 이스라엘은 어떻게 약 1백 50만 명 가량의 팔레스타인들이 살고 있고, 그들 중 80%가 난민인 가자 지구에 숨막히는 봉쇄를 지속할 수 있었을까?

2008년 1월 23일 팔레스타인 저항세력에 의해 고립장벽이 열려 포위가 풀린 후, 많은 팔레스타인 들은 음식과 약품이 떨어져 수일 동안 고생했던 가자 지구 비극을 경감시켜 줄 수도 있었던 이집트를 비난했다. 그러나 사실 공범은 이집트 만이 아니었다.

팔레스타인 저항운동이 국경 장벽을 뚫고 봉쇄를 무너뜨린 2008년 1월23일 이후, 많은 팔레스타인 인들은 이집트가 며칠 내에 식량과 의약품이 바닥났던 가장의 고통과 궁핍을 덜어주기 위하여 그와 같은 조치를 미리 취하지 않은 것에 비난을 쏟아내었다. 하지만 이집트가 어떤 식으로 공모했든지 간에 가자 지구 봉쇄에 공모한 것은 이집트만은 아니었다.

이스라엘이 항상 검문소 개방에 반대할 수 있었던 것은 라파 국경 검문소의 관리 업무를 공식적으로 맡고 있는 유럽 연합의 협력 덕분이었다. 실제로 이스라엘이 검문소 개방을 원하지 않을 때마다 유럽 연합은 친절하게도 검문소를 닫아 두었다.

라파 국경은 2005년 11월 25일부터 2006년 6월 24일까지 24시간은 아니지만 원래 정해진 대로 거의 매일 열려 있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인들이 이스라엘 군인을 붙잡은 2006년 6월24일부터 유럽 연합은 이스라엘의 주장에 따라 정기적인 개방을 하지 않았고, 하마스가 가자 지구를 통제하기 시작한 2007년 6월 9일부터는 완전히 닫아버렸다.

4인조 산파

소위 중동 평화 4자 회담(미국, 유럽 연합, 러시아, UN)은 국경 개방 협정의 산파 역할을 하였고,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과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 연합 합동 외교 안보 정책 고위 대표)는 2005년 11월15일 협정의 이행을 위해 예루살렘에 있었다.

콘돌리자 라이스는 이 협정이 “팔레스타인 인들에게 이동과 상업, 그리고 평범한 생활을 할 수 있는 자유를 주기 위해 체결되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라이스는 “팔레스타인 인들은 1967년 이후 처음으로 자기 영토에 대한 출입 통제권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이것은 라파의 국경 검문소를 통해서 이루어 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솔라나 또한 협정을 환영했다: “처음으로 국경이 열리고 이스라엘의 통제를 받지 않게 되었다……여러분이 생각하는 대로, 이 협정은 역사상 처음으로 내딛는 아주 중요한 단계이다.”

미국과 유럽 연합이 “이스라엘이 통제하지 않는” 가자와 이집트 사이의 국경 통행에 대한 합의를 이뤄냈고 이스라엘이 더 이상 가자를 봉쇄할 수 없게 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봐줄 만 하다.

제 3자, 유럽 연합

그러나 현실은 라이스와 솔라나의 주장에 전혀 다가가지 못했다. 협정은 상품이 라파 국경을 통해 가자로 들어가는 것은 허가하지 않아서 물품 거래를 돕지 못했다. 그리고 합의가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국경은 항상 이스라엘의 통제를 받았다. 비록 이스라엘은 국경 검문소에 관리 담당자나 군인 등 인력을 배치하지는 않았지만, 이스라엘-가장의 경계선을 통제하는 것처럼 자신의 뜻대로 라파의 국경을 통제할 수 있었다.

이것은 합의 내용에 라파 국경을 열기 전에 제 3자가 인력을 배치해야 한다고 되어있기 때문이었다. 유럽이 바로 이 제 3자이다. 유럽 연합은 언제나 이스라엘이 국경 개방을 원치 않을 때마다 국경에 인력을 배치하지 않았다. 사실상 유럽 연합은 이스라엘의 대리인 역할을 했던 것이다.

합의 내용에 따라 국경에 배치된 유럽 연합 파견 관리들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라파 국경 검문소에 관한 적절한 법률과 규제를 따르도록 책임”지고 이를 준수하지 않는다고 파악될 경우에는 통행인과 짐, 차량, 물품 등에 관해 재검사와 재조사를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 받았다.

이 목적을 위해서 유럽 연합은 ‘라파 검문소 유럽연합 국경 지원단’ (EU Border Assistance Mission for the Rafah Crossing Point, EUBAM Rafah)을 설립하였다. 이는 이스라엘 아쉬켈론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대부분이 경찰관인 100명 미만의 병력으로 구성되어 있다.

국경에 실제로 배치되어 있는 유럽 연합 감시원 외에 이스라엘 보안군도 폐쇄 회로 TV와 각종 데이터 장비를 이용하여 국경을 원격으로 감시할 수 있고 국경을 오가는 개개인에 대한 기록을 작성할 수 있다. 이스라엘 감시 요원들은 연락 사무소(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 사이의 연락을 담당하는)가 위치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케렘 살롬에 있다. 합의에 따른 제 3자로서 유럽 연합의 의무 중 하나는 연락사무소를 “지휘”하는 것이다.

“제 3자가 지휘하는 연락 사무소는 라파의 움직임에 대해 실시간 비디오와 자료를 공급받으며 협정의 이행을 정기적으로 평가하고, 합의 내용에 따른 분쟁을 해결하고, 협정에 명시된 다른 의무들을 수행한다.”

이스라엘의 거부권

겉보기에도 터무니 없는 이러한 합의 내용처럼, 유럽 연합은 라파 국경 개방이 연락 사무소의 이스라엘 대표들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유럽연합은 이스라엘 대표들이 개방에 동의하지 않으면 합의에 따른 개방 조건이 충족되어도 감시 요원을 국경에 보내지 않는다. 따라서 라이스와 솔라나가 “이스라엘이 통제하지 않는다”고 이야기 한 것과 상관없이 이스라엘은 국경 개방에 대한 거부권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EUBAM의 웹사이트에 올라온 “EUBAM이 국경 검문소를 개방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은 다음과 같다.  

“라파 국경 검문소는 관련 대상자들의 합의에 의해서만 개방될 수 있다. EUBAM은 단독으로 국경 검문소를 개방할 수 없다.”

이는 아주 명백하다: 유럽 연합의 주장은 협정이 국경의 개방에 관해 이스라엘에 거부권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협정에는 그러한 해석을 보장할 내용이 없으며 국경이 “이스라엘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는 라이스와 솔라나의 말에 전면적으로 모순된다.

게다가 유럽 연합은 협정에 따라 이스라엘이 국경이 개방되어 있을 때 국경을 폐쇄할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2006년 12월 14일에 국경이 개방된 후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하니에 수상이 많은 금액의 돈을 운반한다고 보고되었으며, 그의 도착이 예상되므로 국경을 닫아야 한다고 요청했다.” 유럽 연합은 본부와 논의 후 국경을 폐쇄하였다.  

이스라엘이 세운 가자-이집트 국경 장벽이 무너진 후 이스라엘과 라말라의 마흐무드 압바스가 이끄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이집트, 유럽 연합은 협정에 따라 장벽을 복구하기 위한 회동을 가졌다. 회동에서 배제된 하마스는 성명을 통해 “제 3자” 대리인을 통해 사실상 이스라엘이 국경을 통제하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국경 관리에 참여할 수 있는 역할을 요구하였다.

만약 가자 지구가 이스라엘의 질식할 듯한 봉쇄 정책을 꿋꿋하게 버틸 수 있다면 이스라엘은 라파 국경 개방에 대한 거부권을 끝내야만 할 것이다. 또한 국경 검문소는 현재의 협정이 인정하지 않는 가자 지구로의 상품 이동 요구에 응해야만 한다.  

글: 데이비드 모리슨,
출처: 일렉트로닉 인티파다(The Electronic Intifada), 2008년 2월14일
번역: 경계를 넘어,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데이비드 모리슨이 이 글을 기고한 노동과 노조 리뷰 (Labour & Trade Union Review) (www.ltureview.com) 에는 더 상세한 글이 실려있다. 데이비드 모리슨은 벨파스트에 거주하며 그의 웹사이트는 www.david-morrison.org.uk이다.
* 뎡야핑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9-07-18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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