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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오바마가 지난 7월 예루살렘을 방문했을 때, 지지자들이 현수막을 들고 서있다. 오바마에 대한 중동의 기대감을 엿볼 수 있다.(로이터 캡처)

- '무력 개입'보다 중동 세력균형 통한 '중재자 역할' 강조할 것

오바마 시대를 맞아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중동 문제이다. 2001년 9.11 테러사태 이후 부시 행정부는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하면서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고 2003년 이라크 전쟁, 2006년 레바논 전쟁이 일어났고 중동 전역은 전쟁 공포의 분위기에 짓눌려 있었다. 오바마는 변화와 희망의 메시지를 내세우면서 대외정책의 전환을 예고했고 중동은 그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중동 언론은 지난 8년간 부시 행정부에서 추진되었던 미국 중동정책의 변화를 기대하면서, 오바마의 역사적인 당선을 크게 환영했다. 하지만 중동은 급진적인 정책 전환이 이루어질 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이집트의 알-아흐람(Al-Ahram)은 오바마가 미국의 역사를 다시 썼다고 표현했고 시리아의 아스 사우라(Ath Thawra)는 대화의 손을 내민다면 오바마 정부와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음을 적극적으로 밝혔다.

그러나 또다른 이집트 일간지 알-바딜(Al-Badil)은 오바마의 당선이 미국 정책의 급진적인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란의 카이한(Kayhan)은 매가 비둘기의 옷으로 갈아입었고, 오바마의 대화 제의는 전략적인 제안이 아니라 적대적인 전술이라고 평가했다.

오바마에 대한 기대감에 부푼 중동

오바마 외교정책의 기조는 '대화와 협력, 다자 안보체제와 파트너십을 통한 국제문제의 해결'로 요약된다. 오바마의 외교정책은 부시 행정부의 이데올로기적 접근을 거부하고 실용주의를 통한 변화를 강조한다. 이에 따라 세계를 선과 악의 대립구도로 이원화시켜 선택을 강요하는 부시 행정부와 달리, 오바마는 공감대 형성을 통한 ‘간극 메우기’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또한 부시 행정부의 일방주의와 달리, 오바마는 미국 리더십의 중요성을 토대로 다자주의에 중점을 두면서 우방들과의 협력을 강조한다.

오바마 시대에서 중동은 '전쟁인가 아니면 평화인가?' 이에 대한 정답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하지만 그러한 변화는 쉽게 실현되기 어렵다. 그것은 바로 미국의 중동정책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중동 전략목표인 안정적인 석유자원의 확보, 이스라엘의 안보 그리고 이슬람 위협론은 오바마 시대에서도 그대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먼저 이라크에서 미군의 조기 철수가 실현될 수 있는가? 오바마는 16개월 이내에 전투부대를 철수시키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이것은 이라크에게 단계적 철수론을 주장하는 것이지 완전 철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라크전쟁 목적 중의 하나는 이라크에 미군 기지를 설치하는 것이다. 이라크는 지정학적으로 중동의 가장 중심부에 위치한 전략적 요충지이다. 이라크의 미군 기지는 중동 전역을 효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 한편 이라크 내각은 11월 16일 미군의 이라크 주둔 시한을 2011년까지 연장한다는 안보협정을 승인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갈등은 중동 분쟁의 핵심이다. 오바마는 지난 7월 이스라엘을 방문해서 이스라엘의 민주주의를 높게 평가하면서, 이스라엘을 미국의 가장 강력한 동맹국으로 규정했고 이스라엘의 안보와 지원을 강조했다. 또한 오바마는 하마스가 테러리즘을 포기하고 이스라엘의 생존 권리를 인정하며 과거 합의사항을 지킨다면 '하마스와 대화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에 따라 오바마 시대에서도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략적 관계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오바마는 중동평화협상에 보다 더 적극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이 크다. 선거운동과정에서 오바마의 외교안보 보좌진으로 활동한 데니스 로스(Dennis Ross)는 클린턴 행정부에서 중동평화협상에 관여했던 인물이고 단 쿠르처(Dan Kurtzer)는 주 이스라엘 미국대사와 주 이집트 미국대사를 역임했었다.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는 아직 후보였던 지난 7월 중동을 방문해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왼쪽)과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오른쪽)을 차례로 만났다.(뉴욕타임스 캡처)

아프간, 부시의 전쟁이 오바마의 전쟁으로

이란은 현재 중동에서 가장 큰 쟁점이 되고 있는 국가이다. 핵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이란의 대립구도는 점차 확대되고 있고 이란 위기설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오바마는 이란 지도자와의 조건없는 직접 대화를 주장하면서 외교적 해법을 강조했다. 하지만 오바마는 이란 핵 개발 계획에 압력을 가하기 위해서는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시대에서 과연 미국과 이란의 관계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미국이 이란 정권교체 시나리오를 포기하지 않는 한 이란과의 관계개선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클린턴 행정부에서 1997년 이란의 반체제단체인 무자헤딘 할크를 테러단체로 규정하면서 이란 정부와의 화해 제스처를 보였다. 무자헤딘 할크는 2004년 미 국무부의 테러단체 리스트에서 뚜렷한 이유없이 삭제되었다. 오바마의 가시적인 조치는 이란과의 관계를 단계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미국과 이란의 관계 개선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탈레반은 시아파를 부정하고 있고 이란과 적대관계에 있다. 미국과 이란은 반탈레반 전선을 통해 공통의 이해관계를 해결할 수 있다.

아프가니스탄의 상황은 보다 악화될 전망이다. 2006년 이후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 남동부 지역을 장악하면서 점차 영향력을 확대시키고 있다. 오바마는 이라크 주둔 미군을 아프가니스탄으로 전환 배치해 알-카에다와 탈레반을 격퇴시키는 전략을 밝혔다. 따라서 오바마는 알-카에다와 탈레반과의 전쟁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할 것이고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은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에서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11월 13일 탈레반 고위급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의 '결사항전'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아프가니스탄에서 ‘부시의 전쟁’이 ‘오바마의 전쟁’으로 전환되고 있다.

오바마는 전통적인 미국의 중동 전략을 본질적으로 유지하겠지만 중동에서 확산되는 반미 감정을 고려해 보다 유연하게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오바마는 무력 개입보다는 중동에서 세력균형을 통한 미국의 중재자 역할을 강조할 것이다. 2009년 상반기에는 중동에서 다양한 선거가 진행되어 중동정치지형의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 1월 31일 이라크의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2월 10일 이스라엘의 총선, 6월 12일 이란의 대선이 예정되어 있다.

과연 오바마는 중동에서 어떤 미국의 얼굴로 등장할까? 중동에서는 그의 행보를 조심스럽게 주목하고 있다.

- 글 : 유달승 한국외대 이란어과 교수
- 출처 : 민중의 소리 http://www.vop.co.kr/2008/11/20/A00000230231.html
* 뎡야핑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9-07-18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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