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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15 18:08

실타래 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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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 : 지아 울 하크)

1949년 2월10일 파흐드(Fahd, 본명 Yusuf Salman Yusuf)라는 사람이 이라크에서 공개 처형됩니다. 이라크 공산당 사무총장으로 싸가지 없는 정부에 맞서 투쟁을 하다 붙잡혀서 죽은 거지요. 당시에 이라크 민중들은 ‘모두에게 빵을’ ‘공화국 건설’ 등의 구호를 외쳤다고 합니다.

그런데 바로 이 파흐드가 아랍권에서는 특별(?)하게도 이스라엘의 건국을 반대했던 공산주의자였다고 합니다. 좌파들은 당연히 이스라엘의 건국을 반대해야 하는 거 아니냐구요? 그랬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당시에는 소련이 있었고 아랍권 공산당들이 소련의 영향권 아래에 있었죠. 그리고 소련은 이스라엘의 존재가 자신들의 이익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이스라엘의 건국에 찬성을 했었죠. 그러니깐 다른 공산당들도 ‘따라쟁이’가 되었던 거구요.

그러고 보니 이라크는 1948년 전쟁과도 관련이 있네요. 1948년 5월14일 이스라엘이 건국을 선포하자 5월15일부터 주변에 있던 이집트, 요르단, 시리아, 레바논 그리고 이라크 등이 이스라엘과 한판 전쟁을 벌입니다. 그런데 이 전쟁에서 아랍 국가들이 별 힘도 못 쓰고 패배를 합니다. 왜 그랬을까요?

이라크가 예전에 영국 식민지였잖아요. 1948년이면 이라크가 여전히 하심 왕조와 영국의 영향권 아래 있었구요. 이라크를 만든 것도 영국이고, 시오니스트들이 이스라엘을 건국하도록 도와준 것도 영국이구요. 그러니깐 이라크 정부가 어떤 태도를 취했을 것이라는 것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겠죠. 이라크도 요르단도 모두 영국이 심은 왕정체제가 유지되고 있었으니 아랍의 대의를 위해 나섰다고는 하나 속셈은 다른 곳에 있었던 거죠.

말이 나왔으니 요르단으로 가 볼까요? 여러분 혹시 ‘뮌헨’이라는 영화를 보셨나요? 아니면 ‘검은 9월단’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1948년과 1967년의 아랍-이스라엘 전쟁으로 수많은 팔레스타인인들이 요르단으로 피난을 떠나게 됩니다. 그래서 지금도 요르단 인구의 절반 이상은 팔레스타인 출신이거나 그들의 2세, 3세죠. 1970년 9월에는 요르단 왕정이 요르단에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을 공격해서 수 천 명을 살해합니다. 이게 바로 ‘검은 9월’이라는 사건이죠. 그리고 PLO를 비롯해 수많은 팔레스타인 조직들이 레바논으로 떠나게 됩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지원을 받으며 벌였던 학살에 파키스탄도 개입을 했었습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지아 울 하크라는 인간인데요, 이 인간이 요르단에 몇 년 동안 머물면서 요르단 군인들을 훈련시키는 일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지아 울 하크는 1977년에 파키스탄에서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잡고 독재자가 되지요.

그러면 레바논으로 쫓겨난 PLO는 어떻게 됐냐구요? 물론 우여곡절이 있었는데 오늘은 한 가지만 얘기할게요.

1978년과 1979년에 걸쳐 미국이 판을 깔고 이스라엘과 이집트가 평화협정을 맺습니다. 이집트의 요구는 1967년 전쟁에서 이스라엘이 점령한 시나이반도를 돌려달라는 것이었구요.  또 미국과 이스라엘의 목표는 그동안 4번이나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여온 이집트를 잠재우고 팔레스타인 점령을 인정하라는 것이었죠. 그리고 이집트가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맺은 대가로 미국은 이집트에게 엄청난 돈과 무기를 제공하게 되죠.

1982년에는 이스라엘군이 최종적으로 시나이반도에서 철수를 합니다. 여기서 끝이냐구요? 물론 여기서 얘기를 끝내려고 했으면 제가 얘기를 시작도 안 했겠죠. 남쪽의 이집트가 정리되고 나니깐 1982년 6월에 이스라엘은 레바논에 있는 PLO와 팔레스타인인들을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에 베이루트에 있었던 사람의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야말로 폭탄을 퍼부었다고 하죠. 그리고 이 때의 공격으로 약 1만 5천여 명이 사망했다고 합니다.

그러고 나서 미국과 그 잘난 국제사회가 나서서 한 일이 뭐냐면 PLO와 팔레스타인 활동가 1만 명가량을 외국으로 내쫓는 거였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은...... ㅠㅠ

6월의 공격이 있었고 9월이 되었습니다. PLO와 전투 가능한 사람들은 외국으로 쫓겨나고 이스라엘군은 베이루트에 있는 사브라와 샤틸라 두 난민촌을 둘러쌌죠. 그리고 레바논에 있으면서 온갖 나쁜 짓을 많이 저지른 팔랑헤라는 조직이 사브라와 샤틸라 두 난민촌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사흘 동안 3천 여 명가량을 죽입니다.

이렇게 팔레스타인이든 어디든 한 지역의 하나의 문제인 것 같지만 세상이 어디 그런가요? 우리 사는 것도 온갖 사람들과 온갖 일들이 실타래 마냥 얽히고 설켜 있듯이 팔레스타인이든 이라크든 파키스탄이든 온갖 인간들과 일들이 얽혀있지요.

그래서 얼핏 보면 그 일이 왜 그렇게 일어났는지 잘 모를 수도 있어요. 제가 잘 아는 것도 아니구요. 또 우리가 흔히 접하는 언론에서는 제대로 된 이야기를 안 해주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렇다고 아주 알 수 없는 것도 아니겠지요.

오늘 이렇게 제가 궁시렁댄 것은 새해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됐으니, 올해도 도저히 풀리지 않을 것 같은 것들을 하나씩 풀어보자는 거지요. 조금씩 노력하고 같이 얘기를 나누다 보면 실타래를 조금씩 풀어갈 수 있겠죠?

마지막으로 제가 문제 하나 내 볼게요. 정답을 맞히시는 분께는 제가 선물로 제 사랑의 마음을 띄워 보내겠습니다. ^^

문제) 1979년 이란에서 혁명이 일어나 이슬람 정권이 들어섭니다. 그리고 1980년에는 이라크가 이란을 공격하면서 전쟁이 시작되어 1988년까지 수 십 만 명이 사망을 하는 일이 벌어지죠. 무기 팔아먹는 회사와 국가들은 입이 째지도록 양쪽에 무기를 팔아 먹었구요. 그런데 이 전쟁에서 이스라엘은 이란과 이라크 가운데 누구를 지원했을까요? 그리고 왜 그랬을까요?

- 글 : 미니
* 뎡야핑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9-07-18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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