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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을 하면서 우리는 단절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팔레스타인의 현실은 미디어가 발달한 지금, 거의 매일같이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러나 그 소식이 많아지면서 우리는 그 현실에 대한 부당함과 분노를 느끼기보다 이스라엘의 일방적인 폭력에 대한 무거움 그리고 팔레스타인과의 거리감으로 무기력이나 좌절감에 더 익숙해 지고 있는 것 같다.

 후자의 경우 팔레스타인에 직접 가서 현지 투쟁에 참여함을 통해서 단절을 극복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그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방법도 아니고, 그 지속성을 담보하기도 어렵다. 또한 팔레스타인과의 거리감을 좁힐 수 있더라도 한국의 현실이나 운동과 거리감을 느끼게 되곤 한다. 아마 이러한 고민은 팔레스타인과의 물리적 거리와 상관없이 생길 수 있는 활동가의 고민이기도 할 것이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저항과 우리의 현실이 단절되지 않도록 일상에서

우리의 운동을 어떻게 만들어 갈수 있을까?

 요즘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이스라엘 상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데, 그간의 보이콧 운동은 2005년 팔레스타인 시민사회단체들이 요청한 ‘국제법 및 인권이라는 보편 원리가 준수될 때까지 이스라엘에 대한 보이콧과 자본철수, 제재조치를 함을 구하는 팔레스타인 시민사회’의 요청(http://badil.org/en/al-majdal/item/929-documents)’ 으로 활성화된 것이다. BDS라고 불리는 이 국제 캠페인을 자세히 설명하는 것은 지면 관계상 어렵지만, 세계 여러 나라에서 개인, 이민단체, 노동조합 등이 함께하며 시작된 이 움직임은 Youtube등을 통해서 BDS를 검색하면 쉽게 볼 수 있고, 다양한 활동 모습에서 지금 이 운동이 갖고 있는 약동감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6월 이스라엘에 의한 민간인 평화활동가 학살소식으로 세계 시민의 분노를 만들었던 민간인 가자 구호선 운동도 이런 보이콧 캠페인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세계적인 공감의 바탕이 마련될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MUJI라는 일상잡화를 파는 기업이 있다. MUJI는 일본계 기업으로 한국에서는 롯데백화점을 중심으로 입점해 있고, 주로 20-30대를 중심으로 한국에서도 알려진 존재다. 팔레스타인평화연대에서는 일본의 팔레스타인 연대단체를 통해 MUJI 기업의 2011년 이스라엘 진출 계획을 알게 되었고, 그들의 연대 제안으로 한국에서도 MUJI기업의 이스라엘 진출 철회를 요구하는 보이콧 캠페인을 시작했다.

 BDS는 보이콧 이라는 개인의 일상적 실천을 통한 여론 형성을 바탕으로, 기업의 대 이스라엘 투자나, 국가규모의 이스라엘 지원을 막겠다는 시도이다. 한국의 경우 아랍이나 서구나라들 만큼 이스라엘에 경제적으로 타격을 입힐 정도의 보이콧 단계를 만들기는 아직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보이콧 시도를 통해서 이스라엘의 정책을 인정하지 않음과 소비행동이 연결되면, 다음에 더 큰 규모로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기업이나, 정부의 움직임에 대해서 맞설 수 있을 것이다.

 지난 12월 1일 이스라엘 진출 중지를 발표한 MUJI도 표면적으로는 경제 적인 어려움을 이유로 삼고 있지만, 거리에서의 집회를 포함하여 블로그나 트위터와 같은 미디어를 통해 넓어진 MUJI의 이스라엘 진출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대 목소리를 들으면서 결국 이스라엘 진출 계획을 포기한 측면도 확실히 있다고 한다.

 이 사례는 2011년 한국-이스라엘 정부가 FTA 체결을 준비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할 때, 우리에게 소중한 경험이었다. 팔레스타인과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있어도, 이스라엘과 싸워야 하는 현장이 ‘여기’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확인하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한국-이스라엘 기업 간 교류를 보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민중들의 집을 부수는 외신 기사 사진에 종종 등장하는 현대 굴삭기, 그리고 한국에 들어와 있는 상당수의CCTV등은 메이드인 이스라엘이며, 이스라엘에서 흔히 볼수 있는 삼성 핸드폰이나 엘지 가전제품들이 있다. 그리고 정확한 수치가 잡히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짐작 될 수 있는 무기거래 등이 있을 것이다. 우리가 BDS 운동을 지지한다고 하더라도 일상의 소비자로서 실천하기엔 매우 어려운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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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이러한 본격적 BDS의 시작의 의미로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는 개인으로서

소비를 ‘끊을’ 수 있는 건 어떤 게 있을까?

 그레이프프루츠과 비슷하게 생긴 스위티라는 과일이 있는데, 이는 100% 이스라엘산이다. 신선하고 상큼한 이미지로 판매되고 있는 그 과일은 팔레스타인 사람의 땅과 물 자원을 빼앗은 공간에서 생산되고 있는 것임은 더 알려져야 할 사실이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상당수의 컴퓨터 CPU를 만들고 있는 Intel은 처음에 개발 센터를 1974년 이스라엘 하이파에 건설함으로서 이스라엘에서의 기업 활동을 통해 1년당 10억 달러의 이익을 이스라엘에 주고 있다. 한국에서 휴대폰 회사로 많이 알려진 모토로라의 경우 이스라엘 공장에서는 폭탄의 신관, 미사일 유도 시스템, 무인 정찰기의 부품, 고립 장벽이나 검문소를 관리하기 위한 전자 기기 등을 만들고 있다. 또한 사회적 기업 활동으로 유명한 Bodyshop도 2006년에 그것을 매수한 L’Oreal 이 원래 팔레스타인 사람의 마을이었던 땅에 자사 공장을 지어 이익을 취하고 있는 친 이스라엘 기업이기도 하다.

 최소한의 인권도 무시하는 무법 국가 이스라엘이 예산의 상당부분을 군사비에 지출하고 있으며, 그 균형 없는 재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해외 기업의 유치나 투자, 시오니스트들의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

 그럼 본격적으로 우리가 좀 더 일상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기업을 살펴보자. 이스라엘지원 기업의 상징처럼 인식되어 있는 스타벅스에 대해서는 많은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스타벅스의 회장이자, 기업 성공 신화의 주인공인 하워드 슐츠(Howard Schltz)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비난 발언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그는 이스라엘 군인 후원 단체인 ‘볼 포 이스라엘(Bowl 4 Israel)’을 지원하는 인물로서,시오니즘에 대한 공헌을 인정받아 이스라엘 정부 건국 50주년 공로상을 받았으며, 제닌 학살의 주역인 이스라엘 전 국방 장관 모파즈가 회장으로 있 군사 무기 박람회를 후원하는 시오니즘 단체인 예루살렘 기금(The jerusalem fund of aish hatorah)으로부터도 상을 받는 등 화려한 경력을 가진 골수 시오니스트이다. 국제적인 비판 여론으로 인해 이스라엘 내 스타벅스 진출에 결국 실패하기도 하였다.

 팔레스타인과 멀리 떨어져 있지만, 이스라엘 학살을 반대하기 위해 우리가 싸워야 할 현장은 ‘이곳’에도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 만큼, 이스라엘에 의해 집을 잃어 가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얼굴은 더욱 짙은 잿빛으로 변화해 갈 것이다.

 보이콧은 바로 오늘 시작할 수 있을 만큼 우리 주변에서 일상의 실천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의 ‘불매’ 행위가 이스라엘의 전쟁/점령 정책을 반대한다는 시민들의 단호한 목소리임이 더욱 드러나야 할 것이다. 한국 정부는 이스라엘 학살 정책에 눈을 감은 채 한-이 FTA 체결을 준비하고 있다. 팔레스타인평화연대에서는 올해 한-이 FTA 체결 반대운동을 준비하고 있는데, 우리의 일상적 이스라엘 보이콧 운동이 좀 더 거세지면 눈을 감고 있는 정부의 눈꺼풀을 불편하고 아프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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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아래의 webzine 에 보냈던 원고 입니다. 
수유너머 Weekly http://suyunomo.net/
49호: 2011, 나는 끊는다.___단절을 통하는 새로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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