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쓰기

일반
2008.08.20 11:52

가시 선인장을 읽고

(*.109.215.154) 조회 수 623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수정 삭제


- 싸하르 칼리파 / 한국외국어대학교 출판부

제가 얼마 전에 팔레스타인 관련해서 A4 용지로 치자면 70쪽에 가까운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주로 이스라엘의 건국 과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 글을 쓰면서 들었던 생각이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을 몇 년 해 왔지만 내가 팔레스타인에 대해서 아는 것이 참 적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느낀 것이 다른 일들도 그렇지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가 정말 복잡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 역사적인 팔레스타인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이스라엘 민족과 팔레스타인 민족간의 관계문제만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이건 단지 이스라엘 사람이다 아랍인이다 하는 문제가 아니라, 노동자와 사업주 간의 문제에요. - 166쪽

이스라엘 지역 공장으로 가서 일하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는 매일 매일 검문소를 지나야 하는 일과 함께 아랍인 노동자들은 일하다 손가락이 잘려도 제대로 치료조차 받지도 못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요구해도 자본가들이 외면하는 일이 숱하게 벌어집니다. 민족의 차이에 힘없는 노동자로써의 설움까지 함께 겪고 있는 거지요. 그래서 팔레스타인인들이 해방된다는 것은 이스라엘의 군사 점령에서 벗어난다는 것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자본가들이 팔레스타인 노동자들을 착취하는 것에서 벗어나는 것까지 포함하게 됩니다.

이 소설 속에서 아딜은 공장에서 아랍인 노동자들과 유대인 노동자들이 싸울 때도, 길에서 팔레스타인인이 이스라엘 군인을 살해할 때도 민족의 차이를 떠난 평화의 꿈을 버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 개인이 무슨 꿈을 꾸건 역사와 사회는 그들 가만 두지 않습니다.

그는 모든 것을 잊었다. 공통의 억압. 약속된 평화. 형제애의 꿈. 노동자들의 권리. 그는 소매를 걷어붙이고 미친 듯이 주먹질을 해 댔다. 지금 당장 이 머리에 필요한 건 주먹질이지, 평화가 어떻고 저떻고 하는 헛소리가 아니다. 머릿속에 든 것을 보호해 줄 것은 망치 말고는 없는 것이다. - 121쪽



폭격이나 총격 말고도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는 답답하고 속 터지는 일은 수두룩 빽빽하지요.

통행금지 때문에 아이들이 집안에만 갇혀 지내다 보니 엄마들은 골머리가 아파 오고 미칠 지경이다. 이놈은 침대 밑에, 저놈은 탁자 위에. 젖먹이 아이는 발악을 하며 울어댄다. 남편은 애꿎은 마누라에게 성질을 부려댄다 - 108쪽

그래도 먹고 살아야겠기에 이스라엘 지역으로 가서 돈을 벌라치면 주변 사람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하구요.

자네 지금 어디서 일하냐고 묻더군요. 저는 서쪽을 향해 눈을 찡긋하며, 저기 가서요 했지요. 그 자는 얼굴이 노래져서는, 부끄러운 줄을 알아야지 하더군요. - 49쪽

이 소설은 이스라엘의 점령 통해 팔레스타인인들이 직접적으로 겪어야 하는 고통뿐만 아니라 팔레스타인인이 다른 팔레스타인인을 괴롭히는 문제,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해 어떻게 싸울지를 놓고 팔레스타인인들 사이에 벌어지는 갈등의 문제까지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의 마지막 구절은 온갖 일들이 벌어지는 팔레스타인에서 ‘그래도’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의 삶을 잘 표현한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빵과 채소와 과일을 산다. - 231쪽

* 뎡야핑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9-07-18 17:49)

  1. 가자는 절대 바르샤바 게토가 아니다!

    Date2009.02.24 Category일반 By뎡야핑 Views14020
    Read More
  2.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그 맥락과 해법

    Date2009.04.09 Category일반 By올리브 Views12881
    Read More
  3. 오바마 시대의 중동, 전쟁인가 평화인가

    Date2008.11.25 Category일반 By올리브 Views7149
    Read More
  4. "이스라엘은 지금 인종청소중"

    Date2009.01.15 Category일반 By뎡야핑 Views7084
    Read More
  5. ‘홀로코스트, 유럽 유대인의 파괴’를 읽고

    Date2009.06.29 Category일반 By미니 Views6734
    Read More
  6. 다시 대사관 앞으로, 사람 속으로

    Date2008.06.24 Category일반 By미니 Views6700
    Read More
  7. 터널 전쟁 - 이스라엘의 가자 공격, 그 경제적 측면들

    Date2009.01.07 Category일반 By뎡야핑 Views6603
    Read More
  8. 홀로코스트 희생자 이스라엘?

    Date2009.02.20 Category일반 By미니 Views6584
    Read More
  9. 팔’ 유학생 알라딘의 애끓는 망향가

    Date2009.01.07 Category일반 By올리브 Views6368
    Read More
  10. 위험한 평화, 위기의 가자 (2)

    Date2008.01.04 Category일반 By올리브 Views6365
    Read More
  11. 중동평화 막는 암초, 정착촌 문제

    Date2008.11.18 Category일반 By올리브 Views6339
    Read More
  12. 유럽 연합은 가자 지구를 질식시키고 있는 이스라엘을 어떻게 지원하였나

    Date2008.03.25 Category일반 By올리브 Views6303
    Read More
  13. “한국교회 ‘친이스라엘’은 신앙적 식민지화 산물”

    Date2009.02.06 Category일반 By뎡야핑 Views6267
    Read More
  14. [대담] 가자 청년들이 말하는 이스라엘의 승리 가능성

    Date2009.01.05 Category일반 By올리브 Views6243
    Read More
  15. 2009년에는 장벽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Date2008.12.22 Category일반 By미니 Views6242
    Read More
  16. 가시 선인장을 읽고

    Date2008.08.20 Category일반 By미니 Views6232
    Read More
  17. ‘평화주의자’로 둔갑한 치피 리브니와 샤론

    Date2008.10.04 Category일반 By올리브 Views6206
    Read More
  18. 이스라엘 공습에도 침묵한 시리아의 '헛발질'

    Date2008.05.06 Category일반 By뎡야핑 Views6202
    Read More
  19. 유럽, 이스라엘의 가자 봉쇄를 지원하다

    Date2009.03.07 Category일반 By올리브 Views6195
    Read More
  20. 아, 나의 가자!

    Date2008.12.30 Category일반 By올리브 Views6191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Nex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