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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샤흐드 아부살라마(Shahd Abusalama)

제가 아주 어린 여자아이였을 때, 창턱에 기어올라가, 창 밖으로 손을 뻗쳐 고사리 같은 손에 비를 받으려고 해보곤 했습니다. 그 빗물이 그지없이 깨끗한 것이라고 생각해서 들이마시기까지 했지요. 제 방 창가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를 들으며, 그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찬바람이 새어 들어와, 두꺼운 담요를 감은 몸의 온기를 앗아갈까 두려워, 창문을 신경 써서 굳게 닫았습니다.

그러는 중에도, 바로 옆방에서 들려오는 나지막한 어머니의 목소리가 귓가를 울리지만, 정확히 뭐라고 하시는지는 알 수가 없군요. 갑자기 어머니께서 말씀을 멈추시더니, 저를 불러 엄마와 함께 기도를 올리자고 하시는군요. 이슬람문화권에서는 비가 내릴 때 드리는 기도가 잘 실현된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저는 눈을 될 수 있는 대로 꼭 감고, 어머니의 진실한 기도소리를 듣습니다. 우리가 꿈꾸는 모든 것들이 성취되도록 해주시고, 모든 병마와 상처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속히 회복되도록 해주시고, 모든 죽은 이들을 천국으로 인도해주시고, 팔레스타인이 바다에서 강에까지 평화롭도록 해주소서. 오로지 빗방울 소리와 어우러진 어머니의 음성만이 들려오는 가운데, 제 주위로 조화로운 기운이 휘돌아 번지고, 제 입술 사이로 고요 속의 한마디가 흘러나왔습니다. "아멘"

저는 무슬림이기 때문에, 혼자서는 성탄절을 축하하지 않지만, 팔레스타인 안팎에 많은 기독교도 친구들이 있기 때문에, 이날이 저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저는 종교가 인간들 사이의 벽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믿기 때문에, 언제나 이런저런 방식으로 성탄절을 함께 해 왔습니다. 종교란 사랑과 동정, 관용을 지향하는 것입니다. 종교가 사람들을 하나로 맺어주어야지, 갈라놓아서는 안됩니다. 그렇지만 슬프게도 항상 그렇지만은 않더군요. 3년전 이맘때, 세계인들이 불을 환히 밝히고 오색의 풍선과 불꽃을 수놓으면서 성탄절과 새해를 축하할 때, 가자의 사람들은 백린 가루가 밤하늘에 타오르고, 이스라엘 점령군이 뿌린 핏물이 강물을 이루는 가운데, 성탄절을 맞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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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제가 무슬림이지만, 저는 항상 영화 속에서 보아 온, 크리스마스 트리와 촛불들, 장식물들, 성탄절음식과 기독교인들이 부르는 성가들의 아름다움을 좋아해 왔습니다. 이렇게 비가 흩뿌리고 바람이 세찬 성탄절에 저는 한껏 상상의 나래를 펴게 해주는 영화 속의 전형적인 성탄절처럼 가자의 하늘에도 눈이 내리기를 바랬습니다. 다른 지역에 사시는 기독교인 친구들조차도 때로는 눈을 반기지 않으실 수 있지만, 저와 같은 국외자에게는, 눈이 성탄절을 축하하기에 좋은 심미적 요소들 중 하나입니다. 제가 실제로 눈을 본 적도 없고, 눈의 부정적인 측면을 체험한 적도 없지만, 눈이 내릴 때 불평하는 사람들을 탓할 마음은 없습니다.

저는 이번 성탄절 이브를, 팔레스타인과의 연대를 위해, 그리고 이스라엘 점령하에 살아가고 있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돕기 위해 가자에 온 두 기독교도 친구인, 리디아, 조와 함께 보내고 있습니다. 저희 가족은, 이런 성스런 명절을 가족과 함께 보내기보다는, 포위된 가자 지구 내에서 머무르길 선택한, 형언할 수 없는 인간애에 대한 보답으로, 그 두 명의 친구들에게 거리낌없이 성탄절 선물을 선사했고, 이 특별한 날을 함께 축하하려 합니다.

가자 인구 중 대략 3천명 가량이 기독교인들입니다. 최근에, 저는 그들 중에 새로운 친구들이 생겼습니다, 아주 재미있는 우연으로 인연을 맺게 된 한 기독교도 가족입니다. 몇 달 전, 연대운동가로 가자에 온, 맥이라는 그리스 친구와 함께 걷다가, '코펠라'라는 이름의 옷 가게를 지나게 되었습니다. 코펠라 라는 상호가 맥의 눈길을 끌었는데, 맥은 그리스에서 젊은 여자를 의미하는 단어이기 때문입니다. 맥(남자임)은 저를 그 가게 안으로 끌고 들어갔는데, 그 가게의 주인들은 알살피티 라는 이름의 기독교 가정이었습니다. 맥은 가게주인들이 그 단어의 뜻을 아는지 매우 궁금해 했는데, 알고 보니 그 집안의 딸 하나가 그리스에서 공부하고 있었으며, 바로 그녀가 이 가게를 위해 그 이름을 골라주었던 것입니다.

약 일주일 전, 가자의 기독교인들인 어떻게 성탄절을 기념하는지에 흥미를 느끼고 있던 죠와 리디아와 함께 알-살피티 가족을 찾아갔습니다. 제 첫눈에 들어온 것은 성탄절을 축하하기 위해 집안의 한구석에 세워놓은, 아름답게 장식된 크리스마스 트리였습니다. "저는 이 트리를 5년전에 베들레헴에서 가져왔어요." 이 집안의 어머니인, 릴리씨가 저의 놀라는 모습을 눈치채고, 트리를 가리키며 말해주었습니다.

"저희는 베들레헴에 사는 친척들과 함께 예수탄생교회(the Church of Nativity)에서 성탄절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성탄절마다 이스라엘 점령당국으로부터 베들레헴 출입허가를 받아 왔습니다." 아버지인 아부 와데씨의 말입니다. "그런데, 더 이상은 허가가 나오질 않아요. 샬릿이 저항세력의 포로로 잡힌 이후로는, 16세에서 35세 사이의 연령에겐 베들레헴에 가는 것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5년간 이상이나 저희 아이들이 베들레헴에서 저희와 재회하지 못하고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보안상 이유로 출입허가를 못 받고 있는데, 보안상 이유라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알지 못해요. 일례로, 얼마전 저와 아내가 출입허가를 신청했는데, 아내는 허가를 받았지만, 저는 받지 못했습니다."

어머니, 릴리가 풀죽은 목소리로 말을 받았습니다. "불과 3백명 내지 5백명의 기독교도들만이 출입허가를 받고 있어요."
아버지, 아부 와데는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걸 기억하세요, 이스라엘 점령당국은 어떤 무슬림에게도 종교명절에든 그 외 어떤 날에든 알 아크사에서 기도하는 것을 허가하지 않습니다."

bethlehem_church_of_nativity_courtyard252c_tb1026035222.jpg 베들레헴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동안, 제겐 마음속에 소중히 간직된, 2차 인티파다가 촉발되기 직전인 아홉 살 때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어머니는 서안지구 여행에 저와 제 두 언니오빠들을 데리고 가려고, 이스라엘 점령당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아내려고 애쓰고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결국 허가를 받아냈고, 저희는 서안지구에 갔지요. 저는 예수탄생교회 안에서 보낸 불과 몇 시간을 기억하는데, 예수께서 태어나신 곳에서의 감흥이 얼마나 영적인 것이었는지 모릅니다. 저는 저의 두 눈이 얼마나 그곳의 아름다움과 그곳의 유서 깊은 건축물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었었는지 기억하고 있습니다. 한번은 제가 그곳에서 엄마와 함께 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얘기하자, 엄마는 제가 그곳에서 엄청나게 울어대는 사람들을 보며 얼마나 놀랐었는지를 상기시켜 주며 저를 놀렸습니다. 제가 아무것도 모르고 왜 그런지에 대해 여쭤보자, 엄마가 말씀해주시더군요. "기독교인들은, 경배하는 마음으로 기도할 때에는 운단다. 무슬림들이 그러는 것과 똑같이 말이야. "

서안지구가 그렇게 가까이 있으면서도, 이스라엘 점령이 그곳을 그렇게 멀리 느끼게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너무나 마음이 아픕니다. 산타클로스께 소원을 빈다면, 저는 유서 깊은 우리 팔레스타인의 모든 모래알들을 밟아보고, 알-아크사 사원에서 기도할 수 있도록 예루살렘을 자유로이 방문하고, 사원의 향기와 그 매력과 웅장함을 만끽하고, 베들레헴과 예수탄생교회에 가볼 수 있도록 해달라고 빌 것입니다. 그곳들에는, 직접 가서 보게 된다면 숨막힐 정도로 아름다울 풍경들이 많이 있답니다. 언젠가 팔레스타인이 자유를 얻게 되는 날엔, 그 풍경들을 볼 수 있게 되리라고 믿고 있어요.

번역: 열녀났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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