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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02 13:06

[영화] 평화의 씨앗

(*.250.134.8) 조회 수 10848 추천 수 0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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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내에서는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다. 67년 이스라엘의 점령 이후 실업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민족 자본도 마르고 있다. 그래서 많은 팔레스타인 노동자들이 이주노동자로서 이스라엘에 가서 일한다. 한국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매일 팔레스타인에서 이스라엘로 출퇴근을 한다는 점, 체크포인트(검문소)에서 대기 시간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없다는 점일까? 허가증이 필요하고, 그들의 노동이 없으면 이스라엘 경제가 굴러갈 수 없다는 점은 한국과 같다.


영화 제목인 '평화의 씨앗'은 이스라엘의 한 점령촌의 이름이다. 이스라엘은 점령지역인 팔레스타인 곳곳에 이스라엘인들이 살 마을을 짓고 있으며, 유명 인사들의 비난(오바마, 반기문)이나 국제 사회의 압력(불법 판결, 매년 지속되는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그 수가 급증하고 있다. 매해 점령촌을 표시하는 지도를 보면 불과 2~3년 사이에 얼마나 점령촌이 팽창했는지 알 수 있다(점령촌 지도는 팔연대 사무실에 있다...;)


아무튼 이스라엘 기업은 점령촌과 국경 지대에 공장을 짓는다. 여기는 법적으로 이스라엘 영토가 아니라 이스라엘 법이 적용되지 않는 지역이다. 환경법 등의 규제에서 자유로운 것은 물론, 노동법에서도 자유롭다. 팔레스타인 노동자는 이스라엘 노동자가 받는 최저임금의 3분의 1정도 되는 수준의 임금을 받는다. 이스라엘 기업과 이스라엘 국가 경제에 있어, 점령촌 안에 공장을 짓는다는 건 매력적인 일이다.

팔레스타인 노동자 입장에서는 이스라엘에 가서 일하려 해도 인티파다(87년, 2000년 두 차례 있었던 팔레스타인 민중 봉기) 이후 이스라엘이 허가증을 발급해주지 않아 일하러 들어가기가 거의 불가능해져서, 점령촌과 국경 지대에서 일할 수 있기를 원한다.

팔레스타인 노동자들은 노조를 만들고 이스라엘 노동법을 팔레스타인 노동자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할 것을 요구한다. 최저임금, 산재(근무환경이 참혹한 수준이다) 등. 이스라엘 법원에서도 최저임금을 적용하라는 판결과 입법이 몇 차례 있었다. 팔레스타인 노동자들과 이를 지원하는 이스라엘 노동 운동이 결합한 성과였다

-여담으로 팔레스타인 노동조합연맹(?) PGFTU는 정치 싸움에 집중하는 둥 팔레스타인 노동자들에게 외면당하고, 이스라엘의 오랜 노조 운동 기관인 히스타드루트도 별 행동이 없고.. '카불 라오베드'라는 이스라엘 측의 새로운 단체가 팔 노동자를 지원한다. 근데 그 활동가가 히잡 쓴 걸로 봐서 아랍계 이스라엘인인 듯... 아님 말고;-

그러나 법원의 판결이 있으면 무엇하리? 아무도 이스라엘 기업이 최저임금을 지불하고 있는지 감시하지 않으니 기업이 지불할 리가 없다. 뭐 소기의 성과로 임금이 초큼 올랐다는데 최저임금의 2분의 1도 안 되는 수준. 그러나 이런 임금에 대해 이스라엘도 할 말이 있다. 점령촌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요르단과 팔레스타인에서 벌 수 있는 액수의 3-4배를 번다는 것이다. 근데 그거 누가 그렇게 만든 거늬. 너네들이잖아... 너네들이 남의 경제 망친 거잖아!!!!

암튼 이스라엘 노동법을 팔 노동자들에게 적용하라는 요구는 약간의 딜레마에 부딪힌다. 이스라엘 땅이 아닌 곳에 이스라엘 법을 적용한다는 것은, 점령촌을 이스라엘 영토화하는 것이 아닌가? 최종 영토 협상에서(오슬로 협정 때 영토 협상을 애매한 조항을 통해 미래에 맡겨놨다) 이스라엘 법이 적용되던 지역은 이스라엘로 합병되지 않겠는가?

이스라엘 노동부 장관이라는 작자도 같은 주장을 한다. 점령촌에 이스라엘 노동법이 적용될 수 없는 것은, 그곳이 이스라엘의 영토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그러나 이스라엘법이 아니라 국제노동관습법상으로 노동자 권리를 인정할 수 있다. 또 이에 대해 한 논평자는 팔레스타인에 현재 독립 국가가 없으므로 이스라엘의 법을 적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나의 경우 노동권이 인정되는 것이 당연하지만, 결국 이스라엘 법을 적용하면 미래에 이스라엘에 흡수되고 말 것이 자명한데, 아아 곤란하구나.. 싶었지만 반다의 경우 이스라엘이 어차피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병합하려 들 것인데 그게 노동권을 인정하지 못할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노동권이 있지만 그래도 내 마음은 걱정스럽다규...ㅜㅡ

팔레스타인 노동자 뿐 아니라 민족 자본도 사업하기 겁나 힘들다. 한 기업가의 설명에 의하면 팔레스타인 내수 시장을 이스라엘 상품이 60% 이상 점령하고 있는 이유가 "비용" 문제 때문이라고 한다. 팔레스타인의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상품을 이동시키려면 검문소 5~10개를 지나야 하고, 그에 따른 비용이 너무 붙어서 상품가격이 오르는데, 이스라엘의 더 먼 지역에서 팔레스타인 대부분 지역으로는 고속도로가 뻥뻥 뚫려 있고, 어떠한 검문/차단도 없어서 비용이 안 드는 만큼 가격도 저렴해지는 것이다. 

마지막에 이스라엘과 외국 자본, 팔레스타인이 협력한 이-팔 합동공업지대라는 것이 나온다. 국경에 이스라엘 공장을 세우고, 상품은 서안 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노동자에 의해 생산되는 것이다. 이스라엘 법의 적용은 안 받고 상품에는 made in Palestine이라고 붙는다.

아랍 지역에는 보이콧 이스라엘 운동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데, 팔레스타인산,으로 둔갑한 이스라엘 상품을 아랍 지역에까지 팔아먹는 조..좋은 기획이다. 합동, 협력 이런 좋은 말로 둔갑한..

67년을 다룬 소설을 읽었을 때, 이스라엘 자본가 아래서 함께 일하지만 서로를 이해할 수 없었던 팔레스타인 노동자와 이스라엘 노동자가 함께 싸우기를 간절히 바랬는데.. 지금은 같이 일할 기회는 점점 사라지고, 단결할 일도 없어지고, 임금은 초큼 오를 망정 함께 싸우기는 더 힘들어지고 있다. 아아... 하루 빨리 만국의 노동자는 단결하라규... 훈훈한 결말이다<



* <평화의 씨앗>은 제13회 국제노동영화제에서 상영된 작품이다. 상영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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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다 2010.02.03 15:52 (*.161.136.82)
    점령에 있어 근거 라든가, 차별에 있어 그 이유라는 것들이 사실은 '개발'되는 것이잖아.
    점령촌의 공장지대 팔레스타인 노동자에 대한 이스라엘 노동법 적용을 근거로
    이후 그곳을 이스라엘 영토라고 우기게 될까봐 그것이 염려되어서 노동자들의 임금이나 노동환경을 보다 인간답게 만드는 것에 대해 주저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전략일까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 그닥 효용성 있는 전략일까 싶은 거지.
    어차피 그들은 어떤 논리나 근거들을 계속 발굴하거나 개발할 터인데.
    뭐... 그들에게 꼬투리 잡히지 말자 이런 마음은 이해될 것 같긴 하지만 말이야.
    그날 영상에서 궁금했던 것은 팔레스타인 노동자연맹이 정치 투쟁에 골몰하느라고 노동자들을 조직하거나 파업을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 정치 투쟁의 내용과 성격이 궁금하더라구.
    암튼 그날 내가 몹시 단호하게 말했나 보아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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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뎡야핑 2010.02.03 23:32 (*.173.172.219)
    내가 표현을 잘 못 한 것 같네 나도 노동권의 보장을 단호하게 주장한다규 공적으론 그렇지만 맴 속에 쪼께 쫌 그렇다규ㅜㅜ 전략적으로가 아니고 정식으로?? 일반적으로?? 노동권은 당연 보장되야 함. 전략상 타협할 만한 논제는 아니라고 생각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맘이 거시기 껄끄럽단 말이져.. 사실 본문에 안 썼지만 자본에 국적이 어딨냐긔. 그래도 껄끄러워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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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구라 2010.02.04 09:55 (*.166.218.87)
    다른 상황에 대한 얘기이긴 하지만 맥락은 비슷하겠지~~
    자본과 국가의 폭력은 시와 때를 가리지 않고 민중들을 괴롭히고 있는것 같아.. 자연은 단지 개발과 이용될 가치일 뿐이고, 민중들은 수탈의 대상일 뿐이라는 것..

    항상 좋은 말들을 앞세워서...협력,합동 처럼~~
    녹색성장,행복4강,댐 건설하면서 자연과 인간과 물의 조화,, 뭐 이런말 사용하면서 말이지~~

    요즘 낙동강 공사현장을 보면 팔레스타인의 점령촌과 고립장벽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 수자원공사와 건설업자를 앞세운 권력과 자본가들이 낙동강주변의 땅들을 다 매입하고 멀쩡한 강을 파헤집어 물을 오염시키고 땅을 오염시키고,평생을 살아온 사람들 내쫒고 그것도 모잘라서 인근 숲들을 매립하고 거기다가 생태공원을 만던다니 기가막혀 말이 안나온다.. 그후는 뻔하겠지, 싼값에 기업들 토지 매입할 수 있는 근거 만들고 또 개발이라는 단어 들먹이며 여기저기 들쑤시겠지~~

    요즘은 이 노동권이라는 것이 노동의 목적을 상실하고 행위만 남아서 이러쿵 저러쿵 화자되는것이 꼭 위정자와 자본가들이 민중들 부려먹기위해 쳐놓은 그물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되..
    어떻하면 이놈들이 쳐놓은 그물에서 빠져나와 좀 더 자유로운 노동을 할수 있을까 하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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