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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국제 뉴스는 미국발 금융가의 악재로 '금융자본 위기' 관련 내용들에 집중되었다. 이렇게 '월가(Wall Street)'의 소식들이 집중적으로 다뤄지는 와중에서도 이스라엘의 차기 총리가 '여성'이라는 뉴스가 눈길을 끌었다.    
  
주인공인 치피 리브니(50)는 외무장관 출신으로, 집권 여당인 카디마의 당대표 경선에 나와 승리했다. 연립 정부 구성으로 의회에서의 열세를 만회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카디마당은 당대표로 선출된 치피 리브니에게 큰 부담을 떠맡긴 셈이다.

여전히 여성이 정치적 주류가 되지 못하는 현실에서 '여성총리'가 이슈화되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치피 리브니에 대한 한국 언론의 보도 태도는 너무나 '친이스라엘'이어서 소름이 끼칠 정도다.

한국 언론 대부분은 치피 리브니에 대해 미국의 한 주간지에서 뽑은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 포함된 여성으로 이스라엘의 주요 관직을 두루 거쳤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치피 리브니가 외무장관 재임 동안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상을 주도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1967년 제3차 중동전에서 이스라엘이 점령한 팔레스타인의 땅 대부분을 양보해야 이스라엘을 유대국가로서 보존할 수 있다고 주장한 샤론 전 총리의 신념을 추종하는 인물'로 그리고 있다.

한국 언론의 '친이스라엘적' 관점에서 비롯된 '치피 리브니' 관련 기사들의 왜곡 사례는 대표적으로 세 가지다.

첫째는 치피 리브니의 개인에 대한 평가이다.
치피 리브니의 과거 전력에 대해서는 몇몇 비주류 일간지가 정확하게 언급했지만, 주류 언론들은 정확한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정확하게 회피한 부분은 그녀의 여러 경력 중 이스라엘의 대외 정보기관인 '모사드'의 비밀요원 부분이다. 대부분 언론에서는 그녀를 '대외 정보기관 모사드'에서 비밀요원으로 활동했다는 정도만 언급했다. 이스라엘의 정보기관 '모사드'가 어떤 곳인지, 그곳에서 비밀요원으로 활동했다는 것이 정확하게 무슨 의미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고 있지 않다.

우선 이스라엘의 정보기관 '모사드'는 어떤 곳인가?

모사드의 정식 명칭은 ‘ha Mossad le Modiinule Tafkidim Meyuhadim’으로 정보 및 특수임무 연구소로 번역된다. 모사드의 주된 임무는 이스라엘의 정보·보안체계에서 해외정보를 담당하며, 주로 인간정보(Humint)와 비밀공작(Covert Action), 대테러활동(Counterterrorism) 등을 벌이는 이스라엘의 정보기관이다. 하지만 모사드는 팔레스타인에게는 자신들의 독립운동가들의 암살단에 불과하다.

1981년 PLO(팔레스타인해방기구)의 유력한 지도자 아브 다우드를 저격했다는 설을 비롯해 국내외 팔레스타인 저항조직들이나 아랍국가에서의 치밀한 암살 계획에 관여해온 사실 때문에 국제 인권단체들이나 평화단체들로부터 부도덕하고 잔인한 조직이라고 비난받고 있다. 2007년에는 뉴질랜드 현지인의 여권을 도용해 뉴질랜드 정부로부터 강력한 사과요청을 받기도 했다. 뉴질랜드 여권 도용은 중동 국가에서 비밀공작 활동을 하는 데 쓰기 위해 둔 무리수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치피 리브니는 이스라엘과 미국의 우파공화당에게는 유능한 정보기관이면서 동시에 인권·평화 단체들과 팔레스타인·아랍 세계에서는 잔인하고 폭력적인 정보기관으로 평가받는 모사드의 비밀공작원 출신이다. 하지만 언론은 그녀가 활동했던 기관의 성격이나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평가보다는 그녀의 '청렴'한 이미지만을 비추고 있다.

더구나 그녀의 '청렴성'조차 이스라엘 전 총리의 부패혐의에 비교해 상대적인 평가에 불과하다. 그녀의 부모가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1948년까지 국제 정치 관계를 이용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강제로 추방하고 학살에 관여한 시오니즘 무장조직 '이르군' 출신이라는 가족배경, 그리고 모사드의 '비밀요원' 전력은 모호한 '청렴성'과 이스라엘 입장에서 '평화협상'을 이끈 주체라는 이미지에 철저하게 가려져 있다.

두번째는 그가 '추종하고 있다'는 샤론 이스라엘 전 총리 대한 부분이다.

    
  
우선 언론에서는 샤론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공존주의자'로, 전쟁을 통해 점령한 땅을 팔레스타인에게 양보하고 가자 점령촌 철수를 단행한 합리적인 평화주의자라는 전제를 두고 있다. 그러한 샤론의 신념을 치피 리브니가 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샤론은 이스라엘에서는 '전쟁영웅'이다. 소년시절부터 군사조직에 가입해 활동했고 중동지역에서 아랍국가들과의 전쟁에 참여했으며 1973년에는 장군으로 전역, 이후 국방장관이 된다. 샤론은 PLO를 와해시키는 것은 물론 1982년 '레바논 기독교민병대'로 하여금 레바논에 있는 수백명의 팔레스타인 난민들을 학살하도록 지시한 인물이다. 이 일로 샤론은 국방장관직에서 물러났다고 하지만, 이후 다시 정계로 돌아와 주요 관직을 거쳤고 '서안지역'의 점령촌 확장을 추진했다. 뿐만 아니라 2004년 3월22일 새벽에는 '전신마비'로 휠체어에 의지해 생활하고 있는 하마스의 옛 지도자 야신을 암살하기 위해 치밀하게 군사작전을 배치했었다.

이스라엘에게는 그가 '전쟁영웅'일 수 있다. 그리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점령촌을 철수한 인물로, 일방적인 역사의식과 폭력성을 특징으로 하는 '극우유대인'들에게는 '배신자'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관계에서 객관적인 시각을 고수해야 하는 한국 언론이 샤론을 '자신들의 땅을 양보한 평화주의자'로 부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팔레스타인에게는 '살인자'이고 '암살자'이고 '점령자'인 샤론에게 그렇게 관대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 아닌 중동지역에서 이스라엘과 정치·군사적 전략관계를 가지고 있는 미국 주류 언론의 태도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반증이 아니겠는가?

    
  
특히, '가자지구'에서의 점령촌 철수 문제는 이스라엘의 전략적 판단이 개입되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2005년 이스라엘 정부는 가자지구의 점령촌에서 8000명 정도의 이스라엘 점령민들을 철수시켰다. 하지만 이 숫자는 가자지구의 점령민이 40만명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대규모 수준의 철수라고 하기 어렵다. 무엇보다도 샤론은 '서안지구'에서의 점령촌 확장을 추진한 인물이다.

현재 가자지구에서의 하마스와의 정치적 대결에서 치러야 하는 비용이 이스라엘에게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는 점 이외에도 또다른 판단이 샤론의 '서안지구 점령촌 확대'에 작용한 것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이용가치 측면이다.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가자지구는 영토가 척박하고 경제적 생산과 활용 측면에서 서안지구에 비해 월등하게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이다. 현재 팔레스타인 거주지인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의 빈곤, 실업률, 인구밀도 등을 비교하면 서안지구가 월등히 안정적인 것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샤론의 가자지구 철수로 내세운 이유는 '정치적 수사'에 불과할 뿐 이스라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서안지구로의 점령촌 확대를 위한 '가자지구 포기' 전략이다. 그 전략의 일부로 가자지구에서 점령민 일부를 철수한 것에 불과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서의 중립의 문제이다.

한국 언론 대부분은 이스라엘 기사를 다룰 때나 팔레스타인 기사를 다룰 때 분명한 '우선순위'를 드러내고 있다. 이스라엘의 '안보', 이스라엘의 '가치'를 항상 우위로 두고 있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양국의 협상이나 협정,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한 기사가 늘 일방적으로 이스라엘이 '평화적·외교적 해결'을 원하는 식으로 맞춰졌음은 물론이고 협상 배경에 있는 이스라엘의 정치적 의도에 대해서는 애써 무관심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스라엘은 항상 평화협상을 내세우면서도 팔레스타인에 대해 경제적 차별, 군사적 공격, 일방적인 법제정, 그리고 거대한 고립장벽 등을 동원해 억압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새로운 여성 총리로 부상한 치피 리브니와 샤론은 한국 언론에서 말하는 '평화주의자'가 아니다. 그들은 '평화'라는 정치적 수사가 붙여진 협상에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을 확고히하기 위해 협상에 참여한 이스라엘 정치인일 뿐이다. 그들이 평화공존을 말하는 것 역시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생존권은 박탈하고 고립시키면서 이스라엘이 원하는 영토를 차지하려는 '점령자'의 평화에 불과하다.  

- 글 : 강아지똥 ( 경계를넘어 http://www.ifis.or.kr )
* 뎡야핑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9-07-18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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