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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p_juliano.jpg

 화요일 아침, 그 갑작스러운 뉴스에 내 눈을 의심했다. 한국에서도 제8회 인권영화제에서 상영되며, 팔레스타인 연대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주목을 얻었던 다큐 ‛아나의 아이들’[1] 의 감독인, 줄리아노 메르 카미스 (Juliano Mer-Khamis) 가 암살당했다고 한다.

줄리아노 메르 카미스 (52) 는 극장을 떠나려고 하다가 5 방의 총알을 맞아, 제닌(Jenin)의 병원에서 죽었다고, 지역의 보안관계자가 마안(Ma'an, [2]) 특파원에게 말했다. 그들은 줄리아노의 유체는 제닌 북부 잘라마 (Jalama) 교차로에서 이스라엘 당국에 인도했다고 말했다. /시내의 난민캠프에 들어온 신분불명의 저격자는 줄리아노가 운전한 차에 총알을 퍼부었다고, 제닌 경찰서장은 AFP통신에게 말했다. / ‛그는 복면을 쓴 저격자가 그의 자동차 창 너머로 쏜 5발의 총알을 맞았다’서장은 말했다. 그리고 줄리아노과 함께 차를 타고 있던, 베들레헴 (Bethlehem) 에서 온 여성이 손을 다쳤다고 했다. [3]

 사흘이 지난 지금도 범인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팔레스타인 경찰 의해 몇명이 검거되다가 석방됐다. 그리고 지금은 구속당하고 있는 단 한명은 팔레스티인인이라고 한다.

팔레스타인 당국의 경찰은, 유대인과 아랍인의 혼혈인 배우이자 디렉터인, 줄리아노 메르 카미스를 그가 창립한 극장앞에서 총격하고 중상을 입힌 용의로, 알-아크사 순교자 여단의 전 병사를 체포했다. /용의자인 이 제닌 주민은 치안 사건 때문에 5년 동안 이스라엘의 감옥에서 보냈다가, 충성의 대상을 하마스로 바꿨다. 그는 총격 사건 후 몇 시간만에 팔레스타인 당국의 경찰에게 잡힌 몇명 용의자 중의 하나였지만, 지금 계속 구속되어 있는 단 한 명이다. 그는 팔레스타인 측의 감옥에서 8개월간을 보내기도 했다. [4] 

 용의자가 팔레스타인인이라는 것은 우리에게는 놀라운 사실이지만, 내가 아는 한 현재 범인이 팔레스타인인임을 의심하는 정보는 없다.

 사건의 배경을 줄리아노의 협력자의 증언을 통해 이렇게 설명하는 기사도 나오고 있다.

2006년, 메르 카미스는 예전에 이 서안 지구 도시의 알-아크사 순교자 여단의 군사적 지도자였던 자카랴 즈베이디(Zakariya Zubeidi) 과 함께 자유 극장 (the Freedom Theater) 의 문을 열었다. /즈베이디는 극장과 메르 카미스 양자에 대해 계속되던 협박을 넘어서기 위한 시도의 일환으로 공동 무대 연출가로서 임명됐다. 극장 자체는 전에 두 번 방화당했고, 협박은 즈베이디의 취임에도 불구하고 계속됐다. 활동에 대한 여러 비판 중의 하나가, 이슬람의 도덕안에서는 금기임에도 불구하고, 극장이 남녀 공학 활동의 자리를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춘 것이었다.[5]

 이스라엘 미디어인 하아레츠(Haaretz) 의 기사라는 점, 우리는 조심 스럽게 편집의도를 감안하면서 읽을 필요가 있을 것 같지만, 그래도 이러한 해설은 내가 예전에 팔레스타인 현지를 방문한 활동가에게 들었던 소문과도 일치하는 내용이다. 

 원래 ‛팔레스타인 혁명’을 표방한 팔레스타인의 해방운동의 사상적 특징은 세속주의였다. 그것은 아랍 사회의 가부장적이고 지연주의적 사회구조가 유대인의 침략을 막기 위한 투쟁을 못했던 요인 중에 하나였던 것, 이집트를 중심으로한 아랍 통일의 시도에서 받은 영향에서 출발한 팔레스타인 해방운동은, 유대교를 배타적인 건국 이념으로 한 이스라엘에게 윤리적으로 초월하기 위해서도 종교 차별도 없고, 특정 종교의 이념에 의거하지 않은 팔레스타인이라는 것을 운동의 중심으로 해 왔다.

 그러나 오슬로 이후 부패해 갔던 파타(Fatah) 를 중심으로 한 PLO를 대신 하기 위해 나온 하마스를 비롯한 이슬람주의적 세력이 실력을 얻음에 따라, 역사적으로 해방운동의 중심에 있던 세속주의에 대한 이슬람에서의 공격도 해마다 강하게 되었다. 지금 서안 지구는 사실상 파타 정부가 장악하고 있다 하더라도, 2006년 1월의 팔레스타인 평의회 선거에서의 하마스 승리는 서안 지구에서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앞에서 본 자유 극장에 대한 협박도 이러한 시대의 흐름 가운데 생긴 일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구래 해방 운동 주체의 부패를 참지 못하고 내린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선택은 정당할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사회 분위기 가운데 팔레스타인이 잃어가는 것에 대해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그것은 전부가 좋거나 나쁘거나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야기가 옆길로 벗어나간 것 같다. 아직 구속된 용의자도 범행을 인정하지 않은 채 어떤 이야기도 하지 않은 상황이라서, 지금까지 한 이야기는 제닌이라는 곳과 줄리아노의 극장이 가지고 있던 배경의 한 측면에 불과한다고 일단 확인해 놓고 싶다. 그리고 만약에 위에 설명과 맞는 범인이 나오더라도, 이스라엘이라는 점령자를 빼고 니 사건의 그림을 그리는 것은 위험할 것이다. 그 부분은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는 재료는 하나도 없지만, 이스라엘은 역사적으로 팔레스타인 측 내부의 대립과 갈등을 키우며 팔레스타인 해방운동의 힘을 줄이기 위해 ‛애’를 써 왔다는 말이다. 이번 사건에 관여 여부와 상관없이 이스라엘이 최대한 이 사건을 활용할 것은 확실하다.

 즈베이디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것은 조직화된 행동으로, 극장의 활동에 대한 화나 분노, 아니면 줄리아노에 대한 개인적 싸움같은 것이 아니었습니다”즈베이디는 어제 극장에서 기자들에게 말했다. “이것은 조직이나 국가 의해 만들어지는 종류의 일입니다. 우리는 자유 극장을 창립한 사나이를 해친 자에 대한 어떤 자비심도 가지고 있지 않을 것 같습니다......우리는 이것을 잊어버릴 수 없을 것입니다.”[6]

 제닌 뿐만 아니라 팔레스타인, 그리고 이스라엘 곳곳에서 줄리아노의 비극으로부터 충격과 상처를 받고, 그와의 이별을 슬퍼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의 사망 후 채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라말라(Ramallah)의 중앙 광장에서는 50명 정도의 예술가 배우들이 항의 시위를 벌이고,  5일 화요일에는 제닌, 라말라, 하이파 (Haifa)의 3 곳에서 장래식이 거행됐다고 한다.

극단 연수생들이 발표한 성명에는 이렇게 있었다. “줄리아노, 당신 어머니의 아이들은 떠나고, 당신 어머니 아나도 떠나고, 그리고 당신도..... 그러나 당신 아이들은 계속 여기에 있고, 자유의 투쟁으로 향하는 당신의 길을 따라가서, 당신과의 혁명의 약속, 재스민 혁명으로 향해 나설 것이다. ”[7]

 하아레츠라는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신문사에 있으면서도 팔레스타인인들의 곁에 서서 기사를 써 온, 아미라 하스(Amira Hass)도 이러한 추도글을 남겨 있다. 

그의 삶과 육체를 통해, 줄리아노 메르 카미스는 두 국적의 저항 운동의 가능성을 체현했다. 살인자는 그의 동기가 무엇이었든지간에 그의 육체를 노렸다. 줄리아노는 죽음으로 가능성이라는 것을 우리에게 남겼다. [8]

 마지막으로 우리도 다시 ‛아나의 아이들’을 감상하면서 이 용기있는 사람을 추모하고자 한다. 



▶각주

[2] 팔레스티인의 통신사. http://www.maannews.net/eng/Default.aspx
[3] Director shot dead outside Jenin theater  http://www.maannews.net/eng/ViewDetails.aspx?ID=375522
[6] 전출 [4]
[7] Thousands expected for commemoration of slain director  http://www.maannews.net/eng/ViewDetails.aspx?ID=375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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