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며칠 전부터 팔레스틴을 뜰 생각을 했다.
왜냐면 이_러_저_러 하여서.
그런데 못뜨고 애꿏은 짐만 자꾸 싸고 풀고 혼자 난리다.
어쨌거나 정말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제닌행.
그 지역에서 활동한다는 친구 연락처 하나 달랑들고, 버스 갈아타기놀이와 버스에 사람 찰때까지 기다리기 놀이를 하는 기분으로 네시간 달려서 제닌도착. 그나마 라말라에서 제닌행 차를 탔을 때 옆자리에 앉은 아저씨와 신나게 수다를 떨어서 차안에서의 피로는 씻어졌다.
아직 다섯시도 안된 시간인데 벌써 어둠이 깔린다.
공중전화를 찾지만 부서진 공중전화 밖에 발견할 수가 없다.
두리번 거리는 나에게 타일랜드냐며 아랍인들 특유의 친근함을 가지고, 어떤 아저씨 친한 척 말걸어온다. 쌀쌀맞게(!) 공중전화 찾는 중이라니까 자기 핸드폰 내민다. 미안한 맘이 이내 들고, 어쩄거나 아저씨 노키아 핸펀으로 몇번에 걸쳐 전화를 해보지만, 전화 안받음.
펠라펠(콩으로 만든 샌드위치, 정말 맛있다!)이나 먹을 생각으로 슈크란 하며 돌아서는데 기다리란다. 자기 동생이 영어를 할줄 안다면서(그 아저씨 웰컴 팔레스틴이라는 말외에 할줄 아는 영어는 손가락 수 정도인듯 했다. 아무튼.) 동생을 부른다. 동생의 번역왈, 언제든 도움이 필요하면 이곳에 다시오라고, 전화 필요하면 다시 이곳에 오라고. 슈크란(아랍어로 땡큐) 연발하며 펠라펠 먹으러 나는 간다~ 정신없이 장사하는 시장골목에서 펠라펠가게를 찾지만 보이지 않는다. 아랍동네 어디에나 있는 그 많은 펠라펠 가게는 다 어디갔는지. 케밥집만 보인다.
케밥집 아저씨, 펠라펠 파는 가게 어디예요? 펠라펠보다 케밥이 맛있단다. 아저씨 나, 아난 나바띠예요(채식하는 사람). 펠라펠 집이 저 골목 지나서 꺽어지면 있단다. 슈크란 다시 연발해주고 펠라펠 찾아나서는데 기다리란다. 또 뭐지. 아저씨 케밥 담던 손 수건으로 닦고, 펠라펠집까지 데려다주신다. 슈크란 베리 마취다.
예루살렘보다 일 쉐켈 싼 펠라펠 먹고, 다시 공중전화 찾으러 가는 길에 시장 한귀퉁이 노점상에 놓인 아랍의 스위티(엄청 단 쬐그만 과자 혹은 빵)가 내 눈을 잡는다. 생각보다 싸게 점심겸 저녁 때웠으니, 스위티 하나 정도의 사치를 부려 볼 심산. 스위티 집어들고 얼마냐고 묻는데 아저씨 왈, 그냥 먹으란다. 웰컴 팔레스틴이라면서. 흑... 내가 짜게 살긴 하지만, 여기서 소금 마음을 가질 생각은 없다. 굳이 돈을 내려는데 그 아저씨 나보다 더 굳이 돈 내지 말란다. 옆에 있는 꼬마를 가르치며 자기 아들인데 포토포토 란다.
내가 만난 거의 모든 아랍사람들 정말 사진찍는 거 좋아한다. 정확히는 사진 찍히는 걸 굉장히 좋아하는 것 같다. 아마도 다른 사람이 자신을 기억해준다는 것에 즐거워하는 것 같다. 암튼 사진한장 찍고 혀속의 달콤함과 추위를 밀어내는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으로 유쾌한 기분이 되어 다시 전화기 찾으러 간다.
물론 역시나 전화기는 보이지 않는다. 유일하게 보이는 영어간판 파머씨...약국에 들어가서 돈 낼테니까 전화 한통화만 쓰자고 불쌍한 표정지으면 말한다. 아저씨 웰컴이라며 아랍 커피 먼저 내미신다. 커피 한잔 마시는 사이 아저씨 내가 내민 전화 번호를 보시더니 자기 전화기로는 접속 할 수가 없단다. (팔레스틴-이스라엘 전화회선이 좀 복잡하다. 이스라엘 핸펀 회선이 두개 있는데 셀콤은 오란지 회선에게 전화 걸수가 없다. 오란지는 셀콤에게 전화 걸수 있다. 팔레스틴 회선은 셀콤에게 전화 걸수 없고, 오란지와 팔레스틴 회선은 나도 잘 모르겠다.) 난감이다. 이미 어둠은 깔릴대로 깔렸다. 가까운데 싼 호스텔이 있냐니까 있긴 하지만 비싸고, 지저분하고 안전하지도 않단다. 심지어 지금은 너무 어두워졌기 때문에 길에 걸어다니는건 위험하단다. 물론 예루살렘행 버스는 이미 끊겼다. 여기는 텔아비브도 아니고 예루살렘도 아니고 웨스트 뱅크 제닌이므로. 흑!
암튼 옆에 있던 약국아저씨 친구, 자기가 전화해 주겠단다. 그 아저씨 핸편이 두개다. (많은 팔레스틴 사람들 핸펀이 두개다, 왜냐면 저렇게 회선이 복잡하므로.) 그러나 역시 이곳에서 활동한다는 그 사람 여전히 전화를 받지 않는다.
흠... 마지막 방책은 아까 제닌 오던 길에 같이 버스 타고 온 옆자리 아저씨가 준 전화번호로 전화 걸어보는 것. 그 아저씨 내가 제닌캠프 보러 간다니까, 아브라힘이라는 자기 친구가 제닌에 산다며 전화번호 하나 주셨다. 내가 생각해도 어이 없다. 버스 옆자리에 앉아 있던 아저씨의 친구에게 전화 걸어서 나좀 도와 달라고 말해야 한다니. 누군지도 모른는 사람의 누군지도 모르는 친구에게. 하지만 다른 길이 없다.
암튼 이생각 저생각 하며 커피 홀짝이는데 약국 아저씨 친구, 어느새 내가 들고 있던 아브라힘이라는 사람 전화번호로 전화를 해서 통화를 하더니 딸깍 끊는다. 그리고선 왈, 그 아브라힘이 5분 뒤에 이 약국으로 오겠다고 했단다. 흠.. 당혹스러움이다. 한국이었다면 저 아저씨 오바에 불쾌할 지경이겠지만, 여기는 팔레스틴이고 다른 문화다.
어쨌거나 정말 5분뒤 누군가가 왔다. 가죽 잠바에 칼 주름 잡은 기지 바지 입은 아저씨 세명이 약국에 들어온다. 아... 헛다리 짚은거 같다. 아랍 아저씨들 위험하기 짝이 없다. 내 여행에서 가장 좋은 곳도 아랍 문화권이었지만, 가장 내 여행이 힘들었던 곳도 아랍이었다. 왜냐면 성희롱 천국이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선 3분 결정을 해야한다. 저 사람들이 나쁜 사람인지 좋은 사람인지 이분법적으로다가 후다닥 판단하여 처신하지 않으면 낭패보기 일수다.
그러나 지금은 판단의 선택지가 없다. 그냥 따라가는 수 밖에. 그 나마 이 약국 아저씨 친구 핸펀에 저 사람 핸펀 번호가 남아있고, 난 눈에 잘 띨수 밖에 없는 외국인 처지이니, 저 사람들이 왠만한 간이 아니면 날 어쩌지 못하리.
쓰다만 글이지만... 지금 세벽 네시입니다. 눈이 감기네요.
내일 이어서.. 암튼 결론은 저 사람들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니 이렇게 다시 예루살렘으로 무사귀환하여서 컴퓨터 앞에 앉아 있습니다. 암튼 오늘 컴퓨터 앞에 사람이 없어서 거의 인터넷을 쓸수 있을 때 열심히 써야 한다는 일념으로 별 내용없는 조각글이지만 남겨봅니다.
헤브론에서 한글을 보았다.
아.. 이건 거의 감동수준인데, 영어의 바다에서 괴로워해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느낄수 없는 것이리라.
헤브론에 평화꾼(?)들과 함께 며칠을 보냈다.
그곳에서 뭔가 꼼지락 거리는 친구들이다.
내가 그곳에 도착했을 땐 다들 피곤한 기색이 역력.
무언가를 많이 해서가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못함에서 오는 무기력한 피곤함이다.
하루종일 방에서 담배를 피우며 각자 책을 보거나 아랍어 공부를 하는게 소일꺼리다.
그러다 마침내 몇시간의 토론을 거쳐 데모질하자고 의기투합.
어떻게 판을 만들지 열심히 샬라샬라...
다들 기대에 찬 눈빛을 가지고 다음날의 행운을 빌며 굿나잇 인사를 했다.
그러나.
정작 다음날 아침 우리가 깨어났을 땐, 내내 좋던 날씨가 갑자기 돌변, 우박처럼 내리치는 비를 봐야했다.
기대 왕창 무너짐이다.
다시, 그럼 오늘 하루 우린 뭘해야 하나?
궁시렁 궁시렁 토론중...
여기에 있는 여러 공간들을 방문해 보자는 결론.
그래서 방문한 곳이 cpt(Christian Peacemaker Teams http://www.cpt.org ) 사무실이다.
쏟아지는 비를 고스란히 몸으로 받으며 꼬부랑 꼬부랑 길을 간다.
길에서 만난 이스라엘 군인의 질문에 기독교인으로서 저쪽 빌리지에 있는 교회에 방문하는 길이라고 가볍게 답변해주고.
방문한 사무실은 아주 작은 공간이었다.
실내에 들어서서 숨 돌릴 여유도 없이, 그곳에서 발렌티어로 있다는 캐나다 할아버지가 올드시티를 보여주겠다며 옥상으로 가잖다.
다시 빗속에서 올드시티 설명을 듣는다. 저곳은 학교였는데 지금은 지금은 이스라엘 군인들이 관망대(?: 모르겠다, 군사용어는...--;)로 쓰고 있단다. 이쪽은 많은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었는데 지금은 다들 이사 아닌 이사를 하게 되어서 아무도 살지 않고...
한창 동서남북을 가리키며 할아버지가 설명하는데 반대편 건물 옥상에서 이스라엘 군인이 언제라도 쏠 준비가 된 자세로 총을 들고 우리를 쏘아보고 있다. 할아버지 말에 의하면 우리가 사진을 찍을까봐 감시 중이란다. 그곳은 사진을 찍으면 안되는 군사지역(!)이다.
어쨌거나 씁쓸함, 서늘함, 답답함을 안고 옥상에서 내려와 사무실로 다시 들어갔다. 사무실 하얀 벽 곳곳엔 포스터와 극적인 장면이 찍힌 사진들이 붙어있다. 그곳에서 발견한게 한국어가 찍힌 포스터다.
면이 삼 분할 되어서 영어, 한글, 스페인어(혹은 프랑스어)로 씌여있다. 무슨 특별 주간 헌금 포스터다. 세계 평화 헌금 같은 것. 한국단체 출처를 보니까, 한국 감리교 연합회 라고 적혀있다. 그 cpt멤버 말로는 아직 한국 어떤 교회에서도 cpt에 참여하고 있진 않지만 일부 교회에서 관심을 보인다고.
놀랍다. 기장도 아닌 감리교라니... 뭐, 감리교가 그래도 진보적(?)인 기독교파라는 거는 주어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그건 옛날 말이고 요즘은 온리~ 선교하여 구원받자인줄 알았는데 그런것만은 아니었나 보다.
아무튼 팔레스틴에 관심은 갖는 여러방면의 사람들이 있다는 건 반가운일.
난 종교가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잘 보이지 않는 종교의 힘이 참 크게 느껴질 때가 많다. 그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든간에.
이를테면 지난 8월 한국 교회의 베들레헴 평화행진 이라든가, 힘든 상황에서도 알라를 얘기하며 웃음을 잃지 않는 어떤 팔레스틴 언니의 모습이라든가, 2000년전 얘기를 하며 성경에 의하면 이곳은 우리 땅이라고 힘주어 이야기하는 이스라엘 군인이라든가...
아무튼 그곳 cpt에서 평화트레이닝 코스 같은 걸 운영한다고 한다. 단기간이 아니라 4-6주에 걸친 코스다. 각 국에서 온 기독교 친구들이 팔레스틴에 머물면서 팔레스틴 현실을 같이 보고, 평화 감성을 키우는 것 같다.
혹시 이곳 분들중에서도 기독교인이 면서 팔레스틴활동을 생각하시는 분이 계시면 혹 참고 될까 하여....
저는 그냥 여행자예요.
팔레스틴이요? 아는거 별로 없어요. 그냥 신문에서 텔레비전에서 봤죠.
다행히도 신문과 텔레비젼이 그럴듯한 거짓말을 하며 그걸로 먹고 산다는 건 알아서, 그들의 말을 믿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거짓말을 치우고 나의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려고 별 노력하지도 않았죠.
그러다 여행에서 팔레스틴에 가면 뭔가 활동을 할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죠. 팔레스틴 사람들의 분노를 만났죠. 그래서 이곳에 왔어요.
그런데 할수 있는게 뭔지 몰라서 어리벙 더리벙 거리고 있죠.
여기에 있는 이런저런 곳도 기웃거리는데 나 같은 사람들은 안보이고 다들 단지 팔레스틴 활동을 위해 각 나라에서 날아온 멋진 친구들만 보이네요. 뭔가 말을 걸고 싶은데 영어도 딸리지만, 오랜만에 만나는 엄격한 분위기와 세련된 메너의 유럽친구들 분위기에 쫄아버리네요.
그래요 처음엔 그 친구들 웃음뒤의 엄격함 같은 걸 느끼면서 당혹스러웠죠.
나는 오래전에 엄격함과 굿바이 했고, 그럼에도 엄격함이 미련을 가져서 발로 밀어내는 중이니까. (아.. 이해가 잘 안되실 텐데...다음에 기회가 되면 설명할께요.)
어쩄거나 대체로 영국, 프랑스, 미국.... 뭐 이런 나라에서 온 친구들이 많아 보여요. 쳇, 지들 나라에서 불 질러놓고 불끄는 애들도 다 그 애들이네.
정부와 돈을 흔드는 사회에서도 걔네 나라가 중심인데, 이 판에서도 쟤네 나라애들이 판을 치는 구만. 벨이 꼴리죠.
그렇다고 내가 무슨 나라 편가르기 하자는건 아녜요. 국가, 정부...이런거랑 개인은 다르다고 생각하니까. 나라, 민족 이런거랑 내 가치관은 좀 거리를 두고 있으니까, 그런데 벨이 자꾸 꼴리죠.
왜냐면... 괜히 내가 영어가 딸리는데 걔네가 말을 너무 빨리해서 못 알아먹으면, 흑... 스스로에게 막 화를 내죠, 영어공부 좀 하지... 게으른 반다...이러다가 엉뚱하게 화살을 그애들한테 돌리는 거죠.
그리고 이유는 또 있어요. 내가 그렇게 치졸하기만 한건 아니거든요.
걔네 정부들 다른 나라 피 쪽쪽 빨아서 지네 나라 부자 만들었죠. 그리고선 선진국이네 뭐네 지들이 떠들면서 선진국은 이래서 성공했다면서 지네나라가 뭐 대단한 문화를 가졌기 떄문에 잘 사는 것 처럼 이야기 하죠. 사실은 피빨아먹어서 살찐 거면서. 어쩄거나 그래서 걔네나라 애들 좋은(?) 교육 기회 많이 가졌겠죠. 그래서 인권이 어쩌네 사회가 어쩌녜, 무슨이즘이 어쩌네라고 떠들어 대죠. 국제연대가 어쩌네 저쩌네 하면서.
피 빨아먹힌 나라 사람들은 어떤가요?
피 빨아먹힌 나라에서 왔다는 국제 활동가 아직 여기서 저는 본적 없죠.
암튼 그 친구들 볼때 마다 여러감정이 충돌하죠.
아... 이렇게 다른 나라에서 운동 하는 사람들을 만나다니 감동이야, 이러다가 또 다른 감정에 부딪치고....왠지 그 사람들의 진지하고 열정적인 활동을 사치나 고상한 악세사리라고 밀어붙여 버리고 싶은 폭력적인 생각이 불쑥 고개를 들기도 하고....
암튼 정말 넓지 않은 머리로 이런저런 생각하랴, 안되는 영어 이해하랴, 하루하루 다음날 계획 세우랴, 생각 보다 술술 새 나가는 돈 막으랴.... 정신이 없죠.
어쩄거나 불쑥 유령처럼 글만 올리고 사라지면 안될것 같아서 제 소개 하려고 쓰기 시작한 글인데, 두리뭉실 잡다하게 얘기했네요.
언제까지 팔레스틴에 머물지 알수 없어요.
내일 떠날지, 일주일 뒤 떠날지.... 어쩄거나 여기 있는 동안은 글 올리려고 노력할 꺼예요.
하지만 무슨 활동보고나 그런 글은 아녜요. 그냥 제가 본것들 느낀 것들 간단히 올리는거예요. 글이 너무 사적(?)이라고 느껴져서 이곳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되시거나 뭐.. 적절하지 않다... 이런거 있으면 메모 남겨주세요.
죽음의 도시 같던 헤브론에 다시 왔다.
얼마전에 왔을땐 올드시티만 봐서인지, 정말 죽음의 도시 같다고 생각했는데 다시와서 다른 마을을 둘러보니까, 이곳도 사람사는 곳인지라 생기가 느껴진다.
동행한 사람들이 해대는 빠른영어에 정신이 하나도 없다. 숙소 옆집에 사는 애가 놀러왔다. 자기네 집에 가서 잭키챙 영화를 같이 보잖다. 뭐 그 지루한 영화를 볼 마음은 없지만, 일단 이 영어로 부터 내 귀와 마음을 쉬게 해줘야 할 것 같아서 쫄레쫄레 따라나섰다.
거기서 그 애의 형 모하멧과 어머니를 만났다.
모하멧의 다른 동생이야기....
모하멧에게 18살된 동생이 있는데, 머리가 이상하단다.
기억력이 아주 짧아서 뭔가를 사러 가게에 갔다가도 내가 왜 여기 있냐고 오히려 가게 주인에게 묻는단다.. 영화 메멘토 같은...
동생이 이스라엘 군인에게 머리와 다리에 총을 맞아서 그렇단다.
이유를 묻고 싶은데, 약간은 겁이 난다.
사실 15살 아이가 머리와 다리에 총을 맞을 이유가 뭐가 있을까?
3년전 이스라엘 탱크 구경했다고 갑자기 퓽~퓽!!
군인이 남동생에게 총을 쏘더란다.
그게이유다.
집앞을 지나가는 탱크가 신기해서 따라가 구경한 것이 15살 아이가 머리와 다리에 총을 맞은 이유다.
이유라는 단어를 사용하기엔 뭔가 어색하다. 보통은 이유라는 단어를 쓰고 말을 할떈 어느정도의 개연성이나 논리 비슷한, 뭐 그런게 뒤를 따라오는 문장이어야 하는데.....
.......
길에서 거꾸러져 강간당하고 삶에서 마음을 놓아버리는 것...그런것..
길에서 탱크를 쳐다봤다고 총을 맞고 긴 기억 기능을을 상실해 버린것...그런것...
납치당해서 속아서 전쟁터에서 남자 군인들의 성노예가 되어 버린것....그런것....
가난해서 원한는 삶의 길을 포기해 버리게 되는것.....그런것...
.......
모하멧 동생이 긴 기억 기능을 상실해 버린게 정말 단순히 뇌 손상만의 이유일까? 어이없는 상황에 대한 정서적 쇼크 때문일꺼라고 상상한다면 좀 오바일까...
오바이든지 말든지......
어쩄거나 팔레스틴엔 보나마나 장애인들이 정말 정말 많을 텐데... 그 사람들의 인권은 어디서 이야기를 하고 있나...
이스라엘 물러가고, 쌓아올린 높은벽 무너뜨려야 한다는 목소리에 가려서 장애인들 인권얘기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나오고 있을까?
아주 천천히 부는 바람소리 처럼 들릴듯 말듯하더라도 침묵당하거나 침묵하지 않고 어디선가 그 소리가 나오고 있었으면.
이해받지 못하고 '큰'목소리에 묻혀 '중요한' 집회장에서 그 말들이 그냥 떠밀려 떠밀려 굴러다닌데도......
살렘알레이쿰~
어설픈 영어로 어리버리 이 나라 저 나라 헤매고 다니는 중인 반다입니다.
요즘은 팔레스틴에서 헤매고 다니고 있습니다.
오늘은 qalqiliya에 있는 무니라 아줌마네 집에 다녀왔습니다.
아줌마네는 원래 비닐 하우스에서 화초를 가꿔서 파는 일을 하며 살았다고 합니다. 4년 전 이스라엘 군인들이 비닐하우스를 불도져로 밀어버리고 '벽'을 만들기 전까지는요.
아줌마네 집 십여미터 앞엔 높은 벽이 있고, 그 벽을 쭉 돌아서 작은 철문을 지나가면 많은 이웃들이 살고 있는 마을로 들어갈수 있습니다. 집 바로 뒤쪽엔 철조망이 꽁꽁 길게 막고 있습니다. 그 철조망 바로뒤엔 하얀 건물의 빨간지붕, 마당엔 멋있는 정원수가 있는 유태인 마을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남북한 dmz같은 공간에 무니라 아줌마네 집이 놓여 있는것이죠. 말했다시피 4년전 어느날 갑자기 이스라엘 군인들이 와서 그들의 유일한 생계수단인 비닐하우스와 그 안의 화초를 밀어버리고 벽을 짓고 철조망을 만들었죠. 지금 생계수단은 아무것도 없구요. 벽을 만드는 그들은 팔레스틴 사람들의 무엇도 고려하지 않죠. 그냥 종이로된 지도에 자를 대로 금을 긋듯이 그렇게 벽을 만들죠.
막무가네인 그들에게 조금만 벽을 뒷쪽으로 만들어 달라는 말을 할수도 없죠. 그들이 하필 아줌마네 집을 관통하며 벽을 만드는데는 이유가 없으니까, 아무런 논리와 이유가 없기 때문에 그들을 설득할 근거도 없는거죠.
오늘 아줌마네 집에 갈때 미국인 유태인 친구들과 동행했죠. jews for a free palestine(www.renouncealiyah.us)이라는 단체에 있는 친구들과 우연히 함께말이죠. 말하자면 좌파(?) 유태인즈음 이라고 할까나요... 그들은 수준높은 교육을 받고 인권과 국제법을 논하며 팔레스틴에 견학온거죠. 그에 비해 내가 길에서 만난 많은 팔레스틴 친구들은 코카콜라를 들고 지나가는 외국인 여자에게 추파를 던지거나 이스라엘에 대한 분노를 어떻게 분출할지 몰라서 이스라엘 군인들에게 돌을 던지다가 몇년간 감옥행을 하거나 운이 좋다면 며칠 훈방으로 나오겠죠. 친구들은 영웅취급해줄 것이고...
아줌마네 집을 떠나 돌아오는 길에 요리사가 직업이라는 미국 유태인 친구가 눈물을 터뜨리더군요. 내 상상으론: 미국인이며 유태인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며 단란한고 행복한 가정에서 매일 기도 하며 자라왔고, 어릴적엔 내가 크면 우리 조상들의 땅이자 성스러운 땅인 이스라엘에 성지순례가야지 라는 생각도 했었겠죠. 그러다 어찌어찌하여 팔레스틴에도 눈을 돌리게 되었고, 이렇게 팔레스틴 땅에 온것이겠죠. 아마도 자신의 자랑스러우신 유태민족이 어떻게 팔레스틴인의 삶을 파괴시키는지 보면서 그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감정들이 눈물로 나온 것 같아요.
모르겠어요. 마음이 자꾸 뒤틀리죠. 사실 그 미국 친구들 정말 멋있는 친구들이었어요. 그중 한 명은 어린이 강간에 관한 인권단체에서 일하고 있고, 또 한 명은 사형제도 폐지에 관한 단체에서 일하고 있죠. 대강 내가 이해한 바로는 상당히 액티브하게 열정적으로 일하는 친구들인것 같아요. 어찌되었건 마음이 자꾸 뒤틀려요. 팔레스틴 관공서 사람들도 미국인이자 유태인인 그들이 팔레스틴에 관심을 보이고 적극적 행동을 미국에서 만들어 간다는 사실에 조금 오바해서 표현하자면 황.공.스러워 하는 것 같기도하고...
사실 그들은 많은 것을 할수 있죠. 팔레스타인을 위해 많은 지원을 할수 있어요. 미국인이고, 유태인이니 그 힘이란 엄청나지 않겠어요?
모르겠어요.. 그 뒤틀리는 감정들.
아줌마네 집에 갔다가 느낀 그 답답한 감정들이 분출된 곳을 찾지 못하니까, 괜히 그 친구들이 유태인이라는 이유로 뒤틀린 감정이 향하는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