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쓰기

헤클러&코흐 영국 지부 사무실을 폐쇄시키다

뎡야핑, 2010-03-02 12:08:05

조회 수
13399
추천 수
0

지난 2월 18일 이른 아침, 영국에서 무기거래 반대 활동가들이 노팅험에 있는 헤클러&코흐(Heckler&Koch)의 영국 지부 사무실을 폐쇄시켰다. 이 활동가들은 세계 굴지의 무기생산기업인 헤클러&코흐의 비윤리적인 무기판매에 반대하는 메세지를 전하기 위해서 사무실 건물의 지붕과 정문을 점거하는 행동을 하게 되었다.

 

총 6명의 활동가들은 이날 사무실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인 새벽 6시에 회사 영내로 잠입하였다. 총 6 명의 활동가들 중에 2명은 직원용 출입구 문에 자신들의 몸을 묶었고, 다른 2명은 재고가 쌓여있는 건물의 출입구에 몸을 묶어놓았다. 이들은 미리 준비해간 자물쇠와 서로의 팔을 연결할 수 있는 관을 준비하여 출입구 철제 문에 자신들을 묶어놓았다. 나머지 두 명은 회사 건물 지붕으로 올라가서 배너를 걸어놓았다. 두 개의 배너중 하나에는 영어로 “독재정권의 무장을 돕는 H&K(Arming Repressive Regimes)”라는 문구가 적혀있었고, 다른 하나의 배너에는 “무기 수출은 살인을 조장하는 것이다(Arms exports are facilitating murder)”라는 문구가 독일어로 적혀있었다.

  446302.jpg 446303.jpg

(사진출처: http://www.indymedia.org.uk/en/2010/02/446301.html )

 

이들의 행동이 발생하자 헤클러&코흐의 간부직원 한 명이 활동가들을 찾아와서 점거를 풀어줄 것을 개인적으로 요청하였으나 이들은 거부하였고, 결국 점거가 시작된지 6시간 반만인 오후 12시가 넘어서야 경찰들이 특수장비를 동원하여 자물쇠와 팔에 연결되어 있는 관을 제거하고 이들을 연행해갔다. 한편, 이들의 행동을 지지한 일부 회사 직원들이 점거중인 활동가들에게 차(tea)를 가져다 주려고 했으나 경찰이 공무집행방해 등을 운운하며 가로막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헤클러&코흐는 권총에서부터 자동소총, 소형 경기관총, 기관총, 유탄발사기에 이르는 여러 소화기를 생산하는 세계 두번째 규모의 기업이다. 헤클러&코흐가 생산한 수백만개의 무기들은 현재 전세계 90여개국에 걸쳐 사용되고 있다. 아프리카의 소년 병사들, 중동의 테러리스트 집단, 수단 다르푸르의 민병대, 나이지리아의 반군, 필리핀의 무기거래상, 이라크에서 활동중인 용병들, 세르비아의 조직적 범죄집단들이 모두 헤클러&코흐의 무기들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1991년 보스니아, 2008년 남오세티야, 2009년 스리랑카 등 전범재판소에 기소된 바 있는 집단들도 이 회사의 무기를 사용된 바가 있다. 헤클러&코흐가 생산한 무기들은 현재까지 총 150만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것으로 추정된다.

 

노팅엄에 위치한 헤클러&코흐 사무실은 나토 가입국이 아닌 국가들에 대한 무기판매와 고객서비스 제공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몇몇 자료와 증거에 따르면, 헤클러&코흐가 독일에선 무기수출이 금지된 국가로 무기를 판매하기 위해서 영국을 경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나이지리아, 케냐,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네팔, 레바논, 그루지야 같은 나라들의 경우 해당 국가 안에서 자행되는 정치적 억압, 인권침해 등의 이유 때문에 독일정부가 무기수출을 금지하는 국가 리스트에 올라있다. 헤클러&코흐는 바로 이런 국가들에 무기를 판매하기 위해서 영국 지부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헤클러&코흐가 생산하고 수출한 무기들로 인해 고통받던 많은 사람들이 영국 등의 곳으로 건너와 망명을 신청하지만, 공항에서부터 입국자체를 거부당해서 다시 본국으로 어쩔수없이 추방되는 일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헤클러&코흐 폐쇄 캠페인(Shut Down H&K)'의 활동가들은 노팅엄에 자리한 헤클러&코흐 영국 지부 사무실을 타겟으로 삼고 지난 1년간에 걸쳐 행동을 전개해왔다. 자신들이 사는 지역에 비윤리적인 무기생산 기업이 있다는 사실에 자극을 받은 주민들은 지난 2008년에 '헤클러&코흐 폐쇄 캠페인'을 시작하였고, 그동안 매월 1회씩 이 기업의 비윤리적인 기업활동을 알리는 선전활동을 진행해왔다. 주민들은 헤클러&코흐의 사무실 앞에서 피켓들과 함께 집회를 진행해왔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번화가 지역에서도 이 기업의 비윤리적인 무기 판매를 알려내는 캠페인을 해왔다. 작년 12월에는 활동가들이 헤클러&코흐로 공개 서한을 보내서 어느 지역으로 어떤 무기를 판매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라는 요구를 하였지만, 회사는 어떤 답변도 내놓지 않았다. 이에 활동가들은 헤클러&코흐를 좀 더 압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이번 점거행동을 계획하게 된 것이다.

 

이날 자신들의 행동으로 헤클러&코흐의 업무를 하루동안 중단시키는 데에 성공한 6명의 활동가들은 현장에서 바로 연행이 되었고, 사유지 무단 침입죄로 기소되었다. 현재 조건부 보석을 받은 상태이고, 첫 심리 공판은 3월 2일 오전에 열릴 예정이다.

 

 

 

*참고기사 : “H&K Shut Down For A Day", 2010년 2월 20일,

http://nottsantimilitarism.wordpress.com/2010/02/20/hk-shut-down-for-a-day/

"Heckler and Koch successfully shutdown", 2010년 2월 18일, http://www.indymedia.org.uk/en/2010/02/446301.html

 

*'Shut Down H&K' 행동 소개 웹페이지 : http://www.shutdownhk.org.uk/

 

** 번역 & 출처 : 나르맹님의 삶은 여행

첨부
태그

0 댓글

목록

Page 1 / 26
제목 섬네일 날짜 조회 수

팔레스타인은 처음이라.._장흥모임 후기

| 만남
  • file
섬네일 2018-12-09 539

안녕하세요. 장흥에서 살고 있는 냐옹입니다. 오랫만에 옛날로 돌아온? 홈피에 들어오니 기분이 묘하네요. 아 옛날이여 서울 생활을 접고 시골로 내려와서 놀며 쉬며 살고 있는데요 늘 가슴 한켠에 팔레스타인에 관한 작은 모임을 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차일피일 미루다 드디어 첫 모임을 하게 되었어요. 장…

중동 평화 위협하는 트럼프 정부 및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불법 점령 '나크바' 70년 규탄 기자회견

| 성명
  2018-05-14 294

[기자회견문]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불법점령을 즉각 중단하라 1948년 5월 14일, 영국이 팔레스타인 위임통치를 끝내고 팔레스타인 땅에서 철수하던 날 유대인 시온주의자들은 이스라엘 건국을 선언했다. 이를 전후한 일 년간의 전쟁 동안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원주민 마을 530개를 파괴하고 원주민 15,000명을 학살했으며,…

유엔은 이스라엘의 불법 정착촌에서 사업을 수행하는 기업 데이터베이스를 공개하라.

| 성명
  2018-04-13 378

동아시아부터 동남아시아 지역에 이르기까지 이 문서에 연명한 우리 단체들은 안토니오 구테레스 유엔사무총장과 자이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 그리고 유엔 회원국에 유엔 인권이사회 결의안 31/36에 의거한 데이터베이스의 공개와 연도별 업데이트를 보장할 것을 요구한다. 2016년 3월 유엔 인권이사회는 결의안 31/36…

트럼프의 예루살렘 선언, 이스라엘의 군사점령에 대한 승인이다.

| 성명
  2018-01-05 295

- 우리는 침묵을 통해 이스라엘 군사점령의 공모자가 되기를 거부한다. 2017년 12월, 트럼프 미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라 선언했다. 이로써 지난 수십년간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약속했던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한 미래 팔레스타인 독립국가'가 돌연 위태로워졌다. 1967년 팔레스타인 전역을 군사점령한 이스…

시리아에 대한 공습을 즉각 중단하라! 알레포를 비롯한 모든 지역 주민들의 안전한 피난을 보장하라!

  • file
섬네일 2016-12-25 173

자유와 빵, 그리고 인간으로서의 존엄한 삶. 2011년 3월부터 시리아 방방곡곡에서 거리로 쏟아져 나온 시민들이 목이 터져라 바샤르 알 아사드 정부에게 요구한 것은 바로 이 세 가지였다. 그러나 그로부터 5년 9개월이 지난 2016년 12월의 오늘, 시리아에서는 애초의 민중들의 열망과는 정반대인 말 그대로의 지옥도가 펼쳐…

두 발 늦은 팔레스타인평화연대 신년회

  • file
섬네일 2016-03-09 204

폭풍처럼 지나간 지난해 활동과 내실을 다질 2016년 계획을 나누는 시간을 마련 하였습니다. 올해는 팔레스타인 보드게임을 함께 만든 파코루도와 보드게임 대회도 진행됩니다. 팔연대의 활동이 어떤 것인지 궁금하신 분들 보드게임 <인티파다>를 플레이 해보고 싶은 분들 신상 쿠피예를 직접 보고 구매하고 싶은 분들 팔라펠…

이집트의 모든 사형선고 철회와 집행 중단, 정치 탄압 중단을 위한 국제 행동의 날 기자회견

| 성명
  2015-06-19 251

모든 사형선고를 철회하고 일체의 사형 집행을 중단하라! 모든 정치범을 석방하고 시위와 언론의 자유 보장하라! 모든 수감자들에게 공정한 재판을 보장하고 고문을 중단하라! 2011년 이집트 혁명은 전 세계에서 투쟁을 고무했다. 당시 한국 노동자·민중도 “이집트는 독재 정권도 무너뜨렸다. 우리도 싸우면 이길 수 있다”하고…

2015 ADEX 무기박람회 대응행동 함께할사람 모여라

| 연대행동
  • file
섬네일 2015-09-09 42529

2015년 10월 20일부터 25일까지 성남 서울공항에서 진행되는 "2015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 Seoul ADEX"가 사실은 살상무기를 사고팔기 위한 죽음의 시장임을 알리고, 이에 대한 저항의 목소리를 드러내기 위해 일주일동안 다양한 행동을 해보고자 합니다. 무기는 실제로 사람을 죽이는 데에 사용되고, 무기를 …

팔레스타인에서의 일지 1.8-11

| 현지에서 1
  • file
섬네일 2015-01-16 4917

1월8일 오후2시 아침까지만 해도 비하고 진눈깨비가 오더니 지금은 다행히 조금 나아졌다. 비가 간간히 오긴 하지만 그래도 어제보다는 훨씬 낫다. 게다가 어제 내린 우박들도 다행히 하나도 얼지 않고 다 녹아버려서 미끄러운 길도 없다. 부린에 가기 위해 가게 앞에서 차를 기다리고 있는데 이스라엘 군 지프가 계속 지나간…

팔레스타인에서의 일지 1.5-1.7

| 현지에서
  • file
섬네일 2015-01-12 4492

2015년1월5일 오전10시50분 엘피와 클레어와 함께 아크라바를 방문하기로 했다. 다시 후와라 팀이 생겼다. 아무튼 조직이라는 것은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인가 보다. 무라드 씨와 같이 아크라바로 향했다. 얘기를 들어보니 저번 주 금요일에 점령민이 와서 총을 쏴대며 올리브 나무를 공격했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충돌이 일자…

팔레스타인에서의 일지12.30-1.01

| 현지에서
  • file
섬네일 2015-01-08 4549

12월30일 오후12시30분 아침에 압달라에게서 후와라 인근 마을인 베이타에서 어제 청년 2명이 이스라엘군에 의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오늘은 장례식과 집회가 있을 것이니 따로 계획이 없으면 방문해 보라고 해서 와봤다. 그리 먼 거리가 아니라 도보로 이동했다. 거의 도착할 때 쯤에 집회장소가 어디인지 몰라 동네 …

팔레스타인에서의 일지 12.20-26

| 현지에서
  • file
섬네일 2014-12-29 4658

12월20일오전9시 어제 이것저것 생각하다보니 늦게 잤다. 근데 아침에 패트릭이 급하게 나를 깨웠다. 잠결에 대충 들어보니 오늘 그것도 지금 아크라바에서 올리브나무 심기를 하는데 점령민들이 방해할 수도 있으니 와달라고 요청이 왔다고 한다. 대충 씻고 바로 출발하기로 했다. 오전9시20분 아크라바에 가기위해 편의점에…

팔레스타인에서의 일지 12.17-19

| 현지에서
  2014-12-22 4611

12월17일오전6시20분 아침에 스콧 씨가 깨우는 소리에 일어났다. 어우 졸려 근데 지금 전기가 나갔단다... 하하 이것 참 뭐 어차피 오늘은 하루종일 집을 비우니 상관없지만 아무튼 스콧 씨랑 간단하게 샌드위치를 준비하고 출발했다. 어제 삶아 놓은 계란도 챙기고 아웅 잠이 덜 깻다... 오전7시25분 나불루스에 도착했다. 여…

팔레스타인에서의 일지 12.14-16

| 현지에서
  • file
섬네일 2014-12-19 4747

12월14일 오전8시 아침에 일어나보니 스콧 씨가 남긴 쪽지가 보인다. 베들레헴에 가니 문제 생기면 전화~ ㅋㅋ 게다가 패트릭도 크리스마스 때 돌아온단다. 하하 아 그리고 사진이 드디어 보내졌다. 아직 남은 것들이 많지만... 오늘은 연재할 글들을 써봐야 겠다. 오후4시30분 결혼식을 하는 지 폭죽이 터지는 소리가 난다. …

팔레스타인에서의 일지 12.11-13

| 연대행동
  • file
섬네일 2014-12-16 5952

12월11일 오전9시30분 아침에 일어나고 나니 스콧이 ‘이제 좀 괜찮냐’고 걱정해주었다. 확실히 어제보다는 한결 낫기는 하다. 그나저나 어제부터 보낸 사진이 아직도 안갔다. 거참 오후2시40분 어제 만나기로 했던 분과의 연락이 이제야 되어서 지금 쿠프리카딕으로 출발했다. 근데 편의점앞에 또 군인들이 있다. 지겨운 놈들 …

팔레스타인에서의 일지 12.8-10

| 현지에서
  • file
섬네일 2014-12-14 4719

12월8일 오후2시40분 음...원래 만나기로 한 사람의 약속이 계속 미뤄져서 결국 내일 보기로 했다... 도저히 하는일 없이 있을수가 없어서 지금은 내가 머물고 있는 곳이라도 한바퀴 돌러 나간다. 내일도 만약 이런식이면 차라리 다른 곳들을 그냥 방문해봐야겠다. 오후7시 어제의 일지가 제일 짧을 줄 알았는데 오늘이 제일 …

팔레스타인에서의 일지 12.5-7

| 현지에서
  • file
섬네일 2014-12-10 5001

12월5일 오전8시30분 아침에 좀 일찍 일어났는데 오늘은 정전인가 보다. 지금은 스콧 씨와 주변을 돌아다니는 중이다. 숙소 뒤에 있는 언덕에서 경치를 감상하는 중인데 여기는 드문드문 낮은 언덕들이 있어서 쉽게 산 정상에 올라온 기분이 든다. 오전10시50분 쿠프리카툼에 도착했다. 오늘도 군인은 벌써 와있고 서로 큰소리…

팔레스타인에서의 일지 11.29-12.04

| 현지에서
  • file
섬네일 2014-12-08 4804

11월29일오전9시35분 동예루살렘에서 작년에 촬영한 가족을 보러 가는 중이다. 후와라 숙소에서 체크포인트까지 만 가주는 택시를 타고 체크 포인트에서 내렸다. 기락하고 둘이서 허허 여긴 어디인가.. 하고 있었는데 한 여성분이 우리에게 ‘라말라?’ 물어보시기에 바로 예스 예스 하니까 어떤 남성분이 히치하이킹한 차에 같…

팔레스타인에서의 일지 11.14-28

| 현지에서
  • file
섬네일 2014-12-04 5447

11월14일 오전9시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하고 쉬는 중이다. 집회는 점심 쯤에 기도가 끝나면 시작이니 시간이 좀 남는다. 그래서 우리는 저번 주에 만났던 가족의 집에 방문하기위해 집회하는 장소로 향했다. 오전11시10분 집회가 있을 도로에 나가보니 벌써부터 타이어가 타고 있다. 몇몇의 섀밥들이 몰려 있는게 보이고 양쪽…

팔레스타인에서의 일지 11.11-13

| 현지에서
  2014-11-24 4936

11월11일 어젯밤에 술 덕에 늦잠을 자서 오전 10시나 되어서야 일어났다. 다행히 숙취는 없었다.(근데 해장국 같은 얼큰한 국물이 땡겼다. 라면스프..) **씨가 사다주신 팔라페샌드위치로 아침을 먹고 야핑님과 선생님이 계신 파디씨네 집으로 갔다. 가는 도중에 학교가 벌써 파했는지 자기 몸만한 책가방을 메고 있는 아담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