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ifis.or.kr/bbs/board.php?bo_table=forum_chat&wr_id=4614오늘의 일인시위는 '전장에서 나는'의 공미연 감독이 해주셨습니다.
볕은 그야말로 짱짱한 봄볕이었지만
대사관 앞을 휘감는 바람은 언제나 그렇듯이 거의 토네이도 수준이었죠.
청계천 난간 위에 미친듯이 펄럭이는 대규모의 태극기 행진도
위협적이더군요.
화요일 일인시위에서는 대사관을 드나드는 이갈 카스피나 그의 아내의 얼굴을
마주치곤 한다는데,
금요일에는 비슷한 사람 얼굴 보기도 힘들더군요. 왜 그럴까요?
금요일에도 한 번 나와주시지~
공미연 감독은 팔레스타인에 직접 다녀온 몇 안되는 독립다큐 감독들 중
한 명입니다.
이번 가자 침공과 학살에 항의하는 일인시위에 진작에 참여하지 못한 것에
대해 무척 미안해 하면서, '언제든 불러주면 또 할께요~' 하더군요.
공미연 감독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삶이 어떤 지,
그리고 그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나누고 온 분이기 때문에
팔레스타인에 대한 연대 행동에는 누구보다 앞장서는 분입니다.
부탁하지 않아도 달려오는 '서울영상집단'의 이마리오 감독을 비롯해
공 감독님이 있어 참 든든합니다.
그런데, 점심 식사를 하면서 열받는 일이 있었지요,
피맛골 식당에 자리를 잡았는데요,
연세가 지긋하신 할아버지 두 분이 우리가 가지고 있는 피켓들을 보시면서
무엇을 하는 거냐고 물으시더군요.
이야기를 해드렸더니, '팔레스타인에 있는 단체와 연결되어 있는 거냐'고 묻더군요.
그렇지 않다고 했더니,
두 분이서 조분조분 이야기를 나누시는데....
밥을 먹고, 앞에 앉아 있는 공감독과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그 분들의 대화 내용이 신경을 곤두서게 하더군요.
공감독은 그 이야기를 어떻게 들었냐고 물었지만
그 노인 두분이 그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누구든 '소머즈'의 귀가 될 수 밖에요.
핵심 내용은 뻔한 것이지요.
'팔레스타인인 유엔의 결정을 따르지 않아서 유엔이 난감하다'
'팔레스타인은 주변의 중동나라들과도 으르렁 할만큼 무장세력이 강하다'
'가만히 있으면 관광산업으로 먹고 살텐데 폭탄 터뜨리고 해서 그러는거다'
도대체 근거도 없고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어찌나 사실처럼 말하고 있던지....
마음 같아서 팔걷어 부치고 싸우고 싶었는데,
열을 식히지 못해 서둘러 식당을 나섰습니다.
연애인들 뒷담화를 '그랬카더라~' 말하듯이
한 나라의 역사와 현실, 그리고 사람들이 매일매일 경험하는 그 고난의 삶을
그리 아무렇지 않게 황당무계한 이야기로 만드는데
어이가 없었습니다.
세상의 진실은 참 더디게 알려지나 봅니다.
거짓말을 진실처럼 유포하는 사람들이 권력을 잡고 있는 한 계속되겠지요.
오늘 한 낮의 볕에 낯뜨거운 줄은 알런지요...
볕에 눈이 부신 오후, 참 난감한 오후였습니다.
정리_ 강아지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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